“결혼생활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본다. 나에게 결혼생활이란 무엇보다 ‘나와 안 맞는 사람과 사는 일’이다. 생활 패턴, 식성, 취미, 습관과 버릇, 더위와 추위에 대한 민감한 정도, 여행 방식, 하물며 성적 기호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이렇게 나와 다를 수 있지?’를 발견하는 나날이었다.” --- p.6
“자유롭고 싶어.” 침대 위 등돌리고 누워있는 남편의 뒷모습에 대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면 남편은 몸을 틀어 나를 바라보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마치 그 이상 어떻게 자유로워지냐는 듯이. --- p.25
대체 누가 결혼생활을 ‘안정’의 상징처럼 묘사하는가. 결혼이란 오히려 ‘불안정’의 상징이어야 마땅하다. --- p.75
무모함이란 실은 용기와 자신감을 가진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것. 잃을 것이 많은 사람들인데 나는 잃을 게 없다, 오로지 그 사람 하나만을 보고 갈 거라고 선언하게 만드는 어떤 미친 열정, 나는 그게 부러웠던 것 같다. 지혜로운 사람이 강을 건널 방법을 생각하는 동안 미친 사람은 이미 강을 건너 있다. --- p.79
결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면 대개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네 부부에게만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