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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우리 청소년소설이 잃어버린 그 무엇을 간직한 소설
우리 청소년문학과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이야기, 청소년들의 고민과 현실을 파고들며 문학이 할 일을 고민해 온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이 3회를 맞았다. 가족해체의 시대에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사는 어느 불량 가족의 기구한 사연을 옹골찬 입담으로 풀어낸 『불량 가족 레시피』, 개성 넘치는 세 소년의 모험과 내적 성장을 굵은 붓질로 그린 『검은개들의 왕』에 이어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받은 『그치지 않는 비』는 오랜 문학적 수련을 가늠케 하는 단단한 문장과 안정된 호흡으로 이전 수상작과는 또 다른 독서체험을 선사한다.
열아홉이지만 아직 수염이 나지 않은 주인공 ‘나’는 어디까지나 번듯하고 쿨한, 가출이 아닌 여행을 다짐한다. 그러나 첫발을 떼기도 전에 어리숙하게 가방이 털리고, 열다섯으로 보이는 외모 때문에 할아버지부터 동갑내기에게까지 의혹의 눈길과 질문공세에 시달리고, 수상한 녀석으로 몰리는 수모를 겪는다. 그래도 언젠가는 쓰게 될 날을 기약하며 형이 쓰던 면도기를 가방 한쪽에 고이 모셔 둔 채 여행을 계속한다. 무언가에 붙잡히지 않기 위해 나아가는 길, ‘괴물들이 설치고 다니는 터프한’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불에 덴 것 같은 그리움과 꽁꽁 묶어둔 가슴속 말들과 차마 말하지 못한 그날의 비밀을 간직한 나와 어느 한 접점을 맞대고 있다. 나의 벌어진 상처에서 작게 흐느끼던 독주는 사람들과 어우러지며 울림 깊은 심포니가 되고, 그 화음은 쏟아지는 빗속에서의 마지막 장면과 함께, 단단하게 뭉쳐 있던 독자의 가슴을 위로의 팔로 끌어안는다. 이것이 이 소설이 지닌, 한 소년의 여행이라는 자칫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 소설에 반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제3회 대상 수상작인 『그치지 않는 비』를 초판 발간 10년 만에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내용에 변화는 없으며, 다만 지금의 독자들에게 가깝게 문체를 새롭게 깎고 가다듬었다. 다시 만나는 『그치지 않는 비』는 위로의 언어는 그대로이되, 1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건너뛰어 독자들과 한층 가까워진 작품이 될 것이다.
더는 고칠 수 없을 때까지 깎고 다듬은 책이다. 10년쯤 지나면 달라 보일까.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 10년이 지났다. 지금도 나에게는 완성된 책이다. 달라진 건 책이 아니라 쓴 사람이다. 현재의 문체로 새롭게 깎고 다듬으면서 분량이 조금 줄었다. 내용이 바뀐 건 없다. 이제 당신은 10년 전보다 덜 아프고, 덜 고독할까. 조심스럽게 묻는 마음으로 글을 고쳤다._오문세(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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