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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

시즈카 할머니와 은령 탐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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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14g | 136*196*22mm
ISBN13 9791189571528
ISBN10 118957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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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실에 들어가자마자 시즈카는 환한 미소로 환영받았다.
“이야, 설마 고엔지 판사님이 흔쾌히 수락해 주실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검진 비용은 연수원이 부담하고 입소식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자유로운 홀몸에 당장 처리해야 할 일도 없어서 다음 주에라도 검진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그때, 시즈카는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자신은 운이 지독하게 나쁘다는 것을
--- p.11

미치코가 도움을 요청하면 응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백발노인 악동의 감시역인가, 라고 남몰래 탄식한 뒤, 시즈카는 겐타로에게 다가갔다.
“그 어설픈 도발에 응하겠어요.”
--- p.26

“그래서 고즈키 씨. 링거팩을 바꿔치기한 사람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음.”
“음, 이 아니라요. 이 자리에서 범인을 지목하시려고 저를 부른 것 아니셨나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 등신 같은 놈. 네 사명인 범인 찾기를 일반인에게 떠넘길 셈이냐.”
--- p.67

잠시 머뭇거리다가 구스모토가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고즈키 씨, 당신은 대장암 3기입니다. 조속히 입원하셔서 수술하시기 바랍니다.”
--- p.74

“세상을 위한 것, 남을 위한 것이라면 법률 따위 지키지 않아도 돼. 대체로 법률은 악행을 제지하는 것이지 선행을 독려하는 건 아니야.”
법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시즈카 자신도 뼈저리게 알고 있지만 겐타로에게 지적받자 어쩐지 부아가 치밀었다.
“자신의 행동은 전부 선행이라고 말하는 건가요?”
“아니, 내 경우는 악행이 9할, 선행이 1할이려나. 그런데 시즈카 씨, 이번에는 틀림없이 1할 쪽이야.”
--- p.126

“병원에서 이제 외출을 허락해 주지 않을지도 몰라. 하루에 끝낼 수 있는 건 하루에 끝내야지. 수감자 면회는 경찰이라면 얼마든 할 수 있잖아. 권력은 이럴 때 발휘하는 거라고. 어때?”
--- p.176

고스케는 두 명의 현역 판사와 한 명의 전직 판사 앞에서 전혀 떨지 않는다.
“높은 자리에서 피고인에게 사형이나 무기징역 등의 벌을 내렸습니다. 원망받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
“취미로 판결을 내린 것도 아니에요. 심리를 거듭해 죄상에 걸맞은 양형을 판단합니다. 그게 판사의 책무이니까요.”
“생전 아버지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법의 여신에게 위탁받은 일이라고. 그러니까요. 현역 시절 아버지는 마치 품행 단정이 넥타이를 맨 듯한 분이셨습니다.”
--- p.247

진정해.
이럴 때 진정하지 않으면 어디가 판사인가.
병원에서는 아까 연락을 준 스미카와 말고 다른 여경이 손녀를 돌봐주고 있었다. 올해 열네 살이니 어린아이도 아니지만 병원 대기실에서 가늘게 떨고 있는 손녀를 보는 순간, 감춰 두었던 감정이 터져 나왔다.
--- p.270

겐타로는 마도카의 어깨를 쓰다듬던 손을 머리에 가져갔다.
“비합리와 싸우기 위한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어. 계속 정직하게 사는 것, 혹은 자신이 세상보다도 더 비합리적인 인간이 되는 것. 마도카는 무얼 고르려나.”
본인의 선택에 맡기면서도 물론 겐타로는 계속 정직하게 사는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마도카는 아직 납득이 되지 않는 듯했다.
--- p.280

“아쉽네.”
“그래도 도쿄는 싫으시잖아요.”
“성격에 안 맞아.”
“저랑도 안 맞지 않으셨어요?”
“성격은 안 맞아도 마음이 맞았어.”
“글쎄요.”
부정했지만 실은 시즈카도 아주 싫은 건 아니다. 겐타로와 협력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사건도 있지 않았나.
--- p.337

이윽고 신칸센이 스르르 출발해 겐타로와 미치코의 얼굴이 멀어져 간다. 그래도 겐타로는 열심히 손을 계속 흔들고 있고, 이에 맞춰 마도카도 계속 발돋움을 하며 배웅한다.
문득 이것이 이승에서 보는 겐타로와의 마지막 이별 같은 예감이 들었다.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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