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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시인의 ‘언어 학교’를 찾아서

김종철 시인의 ‘언어 학교’를 찾아서

[ 양장 ]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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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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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80g | 134*194*18mm
ISBN13 9788983928603
ISBN10 8983928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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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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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의 글을 읽는 동안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목이 메더군.” 아아, 지금도 제 기억에는 그때 혼잣말을 하듯 짧게 말을 건넸을 때의 그의 표정과 목소리가, 그리고 그때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국숫집 안의 정경이 생생합니다. 솔직히 말해, 저의 입장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유형의 글쓰기였기에 은근히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인의 그와 같은 간접적인 평에 힘입어 저는 누군가의 작품론을 쓸 때 이제 원칙이라도 되는 양 고수했던 제 나름의 글쓰기 관행을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 p.18, 「머리말: 김종철 시인과의 만남을 회고하며」 중에서

이때의 ‘언어 학교’란 단순히 ‘언어활동이 이루어지는 인간 세상’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겠지요. 그보다는 ‘시인이 마주한 인간 세상과 그 세상 속 인간의 삶을 시화(詩化)하는 그만의 과정’을 암시하는 것, 마치 공부하는 학생이 거쳐야 하는 배움의 과정처럼 그에 대한 시화의 과정이 이어지는 ‘그만의 시 창작의 현장’을 지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어찌 보면, 이는 ‘문학도로서 시인 김종철이 오랜 편력을 이어가던 그만의 삶과 창작의 현장’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그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것, 또는 그 현장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그의 시 세계가 아닐까요?
--- p.28, 「머리말: 김종철 시인과의 만남을 회고하며」 중에서

문제는 이 시를 읽다 보면 그런 깨달음이 “엄마 하면 밥 주고 / 엄마 하면 업어 주고 씻겨 주”는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는 데 있다. 깨달음의 계기가 그러하다면, 이는 지나치게 유아적인 것이 아닐까. 행여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 시가 뛰어넘고자 한 어른의 마음을 뛰어넘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사실 이 시의 묘미는 자신의 나이를 뛰어넘어 홀연 유아로 변신하는 시인을 짚어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 pp.37~38, 「세상의 모든 ‘엄마’를 생각하며」 중에서

삶에 대한 시인의 여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오이도』에 수록된 시들에서는 시적 대상이 무엇이든 그에 대한 시인의 관찰에 여유가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여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가 다루는 시적 대상은 항상 새로운 빛을 받아 새롭게 살아난다. 일찍이 새뮤얼 테일러 코울리지는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를 격찬하면서 워즈워스는 보통 사람의 마음의 눈에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바를 대상에서 찾아 드러내는 능력을 지닌 시인임을 말한 바 있는데, 『오이도』에 수록된 김종철 시인의 시에서 우리는 그런 능력이 존재함을 감지하지 않을 수 없다.
--- p.76, 「‘사랑’의 시어에서 ‘빈 몸’의 시어에 이르기까지」 중에서

그의 시에서는 때로 우리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상처와 아픔의 원인 제공자가 못의 이미지로 등장하기도 하고, 때로 우리의 욕망이나 죄의식 자체가 못의 이미지로 등장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인간이란 숙명적으로 죄와 오류를 범하며 삶을 살아가는 존재인 동시에 이로 인해 타인에게 또는 자기 자신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며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김종철 시인이 지닌 것과 같은 넓고 깊은 상상력의 눈으로 보면 인간이란 타인이나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못과 같은 존재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 pp.103~104, 「세상의 모든 못과 ‘못의 사제’와 자리를 함께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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