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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쁨 (하)

사랑의 기쁨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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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7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804189
ISBN10 898580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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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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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이제 제 마음을 아실수 있겠지요. 선생님을 향한 제 사랑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제 말을 이해할 수 있으시겠지요? 더구나 선생님은 알고 계시듯, 딸 아이의 아버지는 지난 겨울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이제는 딸 아이와 단둘이 살아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두렵고 무섭습니다. 딸 아이가 제게 무슨 위안이 되겠습니까? 선생님은 바라보기만 해도 선생님의 눈빛이 제 몸에 저는 감미로운 전율을 느꼈으며 마음의 위안을 받곤 했습니다. 그러나 딸 아이는 제게 있어 버리고 싶은 유산이며 원수입니다. 제게 있어 딸 아이는 천적이며 전생에 지은 악업으로 말미암아 받은 앙갚음의 업보입니다. 언젠가는 제가 제 딸로부터 버림맏을 것을 제가 압니다.
--- p.555-556
꿈인지 생시인지 혼수상태 속에서 최현민은 다시 꽃잎 위에 앉은 노랑나비를 보았다. 그 노랑나비를 잡으려고 손을 내뻗으려는데 뻗어도 뻗으려 해도 손이 펼쳐지지 않았다. 간신히 손을 뻗으면 채 손이 닿기도 전에 포르륵 나비는 날개를 치며 날아올라 다른 꽃잎 위에 앉곤 하는 것이었다. 너무나 안타까워 몸서리가 쳐지는 꿈속이었는데 누군가 한 손이 들어와 그 나비를 잡아서 최현민의 손에 쥐여 주었다. 두 손으로 나비를 받으면서 최현민은 나비를 준 사람이 누구인가 쳐다보았다.
--- p. 345-346
거실에 있는 괘종시계가 11를 알리기 시작하였다. 어느덧 밤이 늦은 시각이었다.
최현민 교수는 안락의자에 앉아서 탁자 위에 놓인 타고르의 시집 <기탄잘리>를 천천히 들어 보이며 말하였다.
"이 시집이 바로 내가 번역하였던 그 시집이오. 채희 양."
최 교수는 엄마의 비밀서랍 속에서 유일하게 발견하였던 시집, 채희가 최 교수에게 소포로 우송해서 되돌려 주었던 시집을 들어 가리키면서 채희에게 말하였다.

"채희 양의 어머니인 장 여사가 보관하고 있었던 바로 이 시집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내가 시집을 펴내었을 때 제일 먼저 발간되었던 초판본 중에서 그 첫권을 어머니에게 헌정하였던 바로 그 시집이지. 햇살 밝은 우체국 창가에 서서 엄마의 이름을 시집 첫 장에 써내렸었던 바로 그 시집이오. 떠나 보낸 이 시집이 20년의 세월을 한 바퀴 원을 그리면서 돌았다가 결국 보낸 사람의 손으로 되돌아 왔으니..."
최 교수는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시집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하였다.
--- p.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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