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집의 형태 SHAPE
집을 지을 때 건축가가 최우선으로 고려할 점은 무엇일까. 입지 조건과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차후의 변동사항까지 포함), 요구 조건(잠재적인 사항 포함)을 파악해 실거주자가 쾌적하고 만족스럽게 지내도록 만드는 것이다. 입지와 건축주의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두 가지 조건에 부합한 최적의 집을 만들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특별한 집이 탄생하게 된다. 더욱 풍요로운 삶을 바라는 사람들이 공동주택의 편리함을 버리고 자신만의 집짓기를 꿈꾸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리라. 이 장에서는 입지와 건축주라는 두 가지 요소를 훌륭하게 충족시킨 사례를 소개한다.
CHAPTER 2 세부 공간
현관 ENTRANCE
현관은 물리적 및 심리적으로 실내와 실외를 이어주는 접점이다. 현관은 집주인의 취향과 성격을 넌지시 알려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현관을 다른 공간과 연결해서 다양한 기능을 부여하는 방법도 있다. 과거에는 날마다 사용하는 출입구로써 기능성이 중시되었다면, 이제는 집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공간으로써 심미성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동 공간 TRAFFIC LINE
집에 존재하는 모든 장소는 이동 공간인 동시에 기분을 전환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위층과 아래층을 연결하는 계단은 상하이동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한 계단씩 올라갈 때마다 시야가 변하는 흥미로운 장소다. 방의 면적을 잡아먹는 불필요한 공간으로 여겨 최대한 줄이기보다 의도적으로 넉넉한 면적을 할애하면 복도는 단순한 통로를 넘어 다채로운 표정을 지닌 기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지금껏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된 이동 공간을 새롭게 해석해 이동 그 자체의 즐거움을 유도하고 안락하고 소중한 공간으로 변모시킨 집들을 모아보았다.
방 ROOM
이 장에서는 침실, 아이 방, 서재, 가족실 등 ‘방’이라 불리는 공간을 다룬다. 각각의 방은 사용자 및 용도가 한정되어 있기에 라이프스타일과 가족 구성원이 변하면 사용빈도가 줄어들거나 아예 필요성이 사라지는 경우마저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처음부터 방의 명칭을 정하지 않고 용도를 한정 짓지 않는 것도 좋다. 침실을 집 안 가장 안쪽에 배치하면 차분하고 아늑한 공간이 되어 사생활 보호에도 적합하다. 침실의 기능은 진화 중이다. 넉넉하고 안락한 침실을 만들어 식사를 하거나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경우도 많다.
배수시설 SANITARY
배수시설은 욕실, 세면탈의실, 화장실을 말한다. 욕실은 예전에는 실용성만 강조해 감추거나 무조건 구석에 배치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삶의 질을 중시하는 현대에는 욕실이 휴식과 명상의 장소로 여겨지는 추세다. 화장실은 소리와 냄새를 고려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가급적 떨어진 공간에 배치한다. LDK에 가까이 두는 경우에는 거실 방향으로 화장실 문을 놓지 않도록 하자. 주변의 시선을 차단하면서 바깥 경치를 즐길 수 있는 테라스에 화장실을 배치하는 방법도 추천할만하다. 배수시설과 테라스는 서로 궁합이 좋다. 테라스와 연결시킨 욕실은 노천탕처럼 운치가 있고, 테라스에서 젖은 옷도 말릴 수 있으니 안락함과 기능성을 둘 다 잡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CHAPTER3 외관
외관 FACADE
외관이란 바깥에서 바라보는 집의 정면으로, 파사드라고도 한다.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집 앞 도로에서 가까워지는 집을 바라보며 긴장을 풀고 편안함을 느끼는 광경은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여기에 건축주의 취향에 쏙 들어맞는 근사한 외관이라면 더 바랄 게 없으리라. 그렇다고 지나치게 개성만 추구한 나머지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간과하면 곤란하다. 어디까지나 주위 풍경에 잘 녹아드는 범위 안에서 건축주의 개성을 담아내야 한다.
외부 구조 EXTERIOR
외부 구조란 도로 및 대문에서 현관까지의 진입로, 정원, 데크, 차고, 발코니, 옥상정원 등 건물 외부에 있는 생활공간을 말한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이 외부 공간을 안락하고 쾌적한 생활공간으로 만들면 삶이 더욱 윤택해진다. 외부 구조는 더 이상 집 바깥에 존재하는 공간이 아닌 집 그 자체다.
CHAPTER 4 세부 요소
가구 FARNITURE
가구는 실내 건축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건축가는 건물을 지을 때 내부를 채울 가구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장에서는 건축 과정과 맞물려 시공되어 공간에 편리성과 통일성을 부여하는 가구에 대해 소개하겠다. 건축과 일체화되어 탄생한 가구의 눈부신 활약상을 살펴보자.
개구부 OPENINGS
집에는 반드시 외부와 내부를 구분하는 개구부가 존재한다. 창이나 문을 비롯해 벽과 지붕, 바닥에 뚫린 부분까지 총칭해 개구부라고 한다. 채광, 통풍, 환기, 전망, 이동 등 갖가지 기능도 중요하지만 디자인도 무시할 수 없다. 개구부 자재와 형태 하나로 집의 표정이 완전히 달라지는 까닭이다.
계단 및 기타 OTHER
수평 방향이 대부분인 생활 동선 속에서 계단은 유일하게 수직 방향을 가진 장소다. 상하로 뚫린 개방적인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서 계단은 미술관의 근사한 오브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요컨대 계단 자체를 아름답게 만들면 주거자의 삶의 질도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번 장에서는 계단이 공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다루어보고자 한다. 더불어 조명이나 난간 등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요소도 함께 정리했다.
CHAPTER 5 삶을 생각하다
이 책의 저자 5명이 직접 만든 5집을 소개한다. 집이 담아내야 하는 궁극의 목적을 이 집들을 통해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