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를 동경하기 쉬운 것처럼, 멀리 있는 사람을 동경하기는 쉽다. 어려운 것은 가까이에서 그 사람의 평소 생각, 습관, 성격, 실수 등을 모두 보면서도 그 마음을 잃지 않는 일이다. 가까워지기 전부터 나는 에디터 황선우가 쓰는 글의 팬이었다. 이제 한집에 사는 사람으로서 그 팬심은 존경심으로 확고해졌다. 직업인이자 생활인 황선우는 품위 있고 건강하며 유능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다. 바로 그가 쓰는 글과도 꼭 닮았다. 매일을 충실히 살아내는 황선우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 돈을 버는 일과 집 안을 돌보는 일, 성취감이나 보람을 느끼는 일, 건강과 관계를 관리하는 일은 모두 ‘일’이다. 일을 사랑하는 것은 곧 삶을 사랑하는 일과도 다르지 않음을, 나는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또 하나 알게 된 것은, 그동안 나는 일을 오해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살면서 일만큼 우리에게 뒤틀린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이 책은 일과 일을 둘러싼 것들을 나누어 바라보게 한다. 나는 일이 아니라 출근을 힘겨워 했고, 일이 아니라 조직 생활을 싫어했으며, 일이 아니라 일로 만나 내 영혼을 다치게 하는 사람이 미웠던 거였다. 이 책에는 일의 대체 불가능한 즐거움과 기쁨, 일과 더불어 성장하는 감각을 되새기게 하는 힘이 있다. 이게 얼마나 마법 같은 선물인지는, 책을 덮고 일을 시작해보면 알게 될 것이다.
- 김하나 (작가)
내게는 동생이 둘이다. 여동생과 남동생. 우리 셋은 성격도, 외모도, 인생의 방향도 제각각이지만, 첫째인 나는 두 동생에게 언제나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이 마음은 점차 농도가 짙어져서, 나는 이 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은 걸 발견하면 부지런히 전달하고 나눈다. 마치 어미 새가 새끼 새들에게 먹을거리를 실어나르는 것처럼. (물론 내가 부모의 마음은 아니겠지만!)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를 읽으면서 나는 동생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이 책은 내가 두 동생에게 건넬 선물이 될 것이다. 운을 스스로 만드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를 어떻게 드러내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지, 거절을 잘하는 사람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도움을 청하는 손을 내밀고 다시 도움을 되돌려줄 때 우리는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아무리 마음이 애틋할지언정, 나의 서투름 때문에 가족에게 제대로 전하지 못했던 ‘일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는 한가득 담겨 있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동료에게,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 해주는 책을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지. 일을 통해 지금의 나를 지탱하고, 미래의 나를 더 멀리 좋은 곳까지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꼭꼭 씹어 읽으시길 권한다.
- 박소령 (퍼블리 CEO)
오래 묵혀둔 장롱면허를 꺼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 우연히 SNS 링크를 통해 짧은 글을 마주하면서였다. ‘좋은 차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는 제목의 칼럼이었다. 수년간 저어하며 미뤄온 일이었는데 그 글을 다 읽고 나자 문득,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게 황선우 작가의 글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그로부터 몇 달 뒤, 내가 마침내 운전대를 잡고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을 때였다. 그의 글은 늘 그렇다. 직업인으로서, 생활인으로서, 동시에 여성으로서 조수석이 아닌 운전석에 앉을 용기를 준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오직 자기 자신의 힘으로, 바라는 방향으로,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여성의 젊음만을 유난히 칭송하고 늙음은 쉽게 조롱하는 시선이 만연한 이 땅에서 20대보다 30대가, 30대보다 40대가 더 좋았다는, 다가올 50대가 더 기대된다는 나보다 먼저 태어난 언니의 존재를, 그가 쓴 글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황선우 작가가 단단하게 다져온 궤적과 그것들을 부지런하고 섬세하게 기록해둔 글로 인해 나 역시 나의 일을, 나의 삶을, 그리고 느슨하게나마 서로 연결된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를 얻는다.
- 장류진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