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오래전부터 인식하고 있던 성별의 차이, 즉 젠더 디퍼런스(gender difference)에 대한 문제의식과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처방들은 오늘날 현대 의학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곧 여성 건강에서 한의학이 쌓아온 수천 년의 지혜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여성 건강법이란 차별의 건강법이 아닌 차이의 건강법이다. 남성과 여성은 자연의 낮과 밤, 해와 달, 불과 물처럼 동등하지만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존재이며, 월경과 임신, 출산뿐만 아니라 감기, 근육통, 소화불량 등의 일상 질환에서도 구분해 이해해야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여성은 음, 남성은 양적인 성격을 지닌다. 한의학에서는 양에 비해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음적인 성질을 진단하기 더 어려운 것으로 보는데, 이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치료가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음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양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양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음의 성격을 잘 이해해야 한다. 결국 여성과 남성의 다름을 인정하고
음양의 조화를 이해하는 것이 여성 건강을 위한 시작이다.
--- 「월경, 반대로 다스리다」 중에서
임신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이뤄지는 화학적 결과물이 아니라 사랑하는 남녀가 만나 함께 맺는 생애의 결실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오늘날에는, 임신과 태교에 대한 정보도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단편적인 지식에 매달리기보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신뢰의 마음을 단단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임신, 마음을 다스리다」 중에서
한의학에서는 산후조리란 알맞은 때, 즉 시중(時中)이 존재한다고 본다. 자연이 음양, 밤낮, 사계절의 때를 맞추는 것처럼 산후에도 때에 맞춰 적절한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임신 중에 때에 맞춰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산후에도 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출산 후의 중요한 때란 보통 3주, 3개월, 6개월 단위로 구분된다. 이 시기가 산후 관리에서 놓쳐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시기다.
--- 「출산, 때에 맞춰 다스리다」 중에서
폐경은 병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생의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걱정하며 두려워하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볼 필요도 없다. 제2의 인생을 위해 건강을 재정비하는 시기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의학 치료와 함께 운동을 통해 스스로 몸을 다스리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물과 불, 기와 혈, 음과 양의 조화를 통해 수승화강이 이뤄지는 몸을 만들어 이후의 삶을 건강하게 이끌어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 「폐경, 변화로 다스리다」 중에서
한의학에서는 여성의 일생을 생장화수장(生長化收藏)으로 비유한다. 봄이 있으면 여름이 있어 크게 성장하고, 여름이 지나 가을에는 익어가는 곡식을 거두고 겨울에는 저장하듯이, 일생도 계절의 주기처럼 태어나고 성장하고 거두고 죽는 순환을 이룬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한의학에서는 노화를 늦추거나 막아야 하는 병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의 섭리 속에서 물 흐르듯 이어지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 또한 이런 관점들의 연장선에 있다.
--- 「노년, 예방해서 다스리다」 중에서
성공하는 다이어트의 핵심은 변화이다. 기존에 살아왔던 방식, 먹어온 음식의 종류, 운동 패턴 등에서 변화를 줘야 한다. (…) 특정 음식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살찌게 하는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저마다 자신을 살찌게 만든 음식이 분명 있을 것이다. 굶었는데 살이 찌는 일은 없다.
--- 「다이어트, 생각부터 다스리다」 중에서
잠들기 힘든 밤, 불면증은 어두워진 속마음의 결과물이다. 동양학에서는 마음이 느끼는 감정을 오행(五行)의 변화로 설명한다. 오행이란 목(木), 화(火), 금(金), 수(水), 토(土), 다섯 가지 자연의 성질로, 목과 화의 기운은 밝음이고 금과 수의 기운은 어두움이며, 이들을 중간에 조절하는 것이 토의 기운이다. 낮 동안 목과 화의 기운이 충분히 작용하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금과 수의 차분해지는 기운이 저녁 동안 자연스럽게 찾아와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잘 이룰 수 있다.
--- 「불면증, 습관으로 다스리다」 중에서
한의학에서는 수족냉증을 한(寒)과 열(熱)의 불균형으로 해석한다. 몸에 한기나 열기가 쌓여 몸의 조화가 깨지고 막힌 상태인 것이다. (…) 즉 수족냉증을 비롯한 한열의 문제를 음양 두 가지 중 하나가 과도하게 적거나 기혈의 운행이 순조롭지 못해 조화가 깨진 결과 발생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한마디로 불통즉통의 개념으로, 통하지 않아서 아픈 것이다.
--- 「수족냉증, 불균형을 다스리다」 중에서
과거에 화병은 모진 시집살이를 견디며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내지 못했던 어머니 세대의 병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학교나 직장에서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흔한 병이 되었다. (…) 화병은 양이 강해지면서 유발된다. 마음의 응어리, 짐을 풀어놓지 못해 오래 묵혀두면 폭발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화병이다. 즉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해소되지 못해 화의 양상으로 폭발하는 울화의 증상이 곧 화병인 것이다.
--- 「화병, 소통으로 다스리다」 중에서
한의학은 수천 년 전부터 존재한 동양 고유의 의학이지만, 오늘날 새로운 질병과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맞춰 함께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 암을 정복하거나 제거해야 하는 전쟁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면 환자를 놓치는 우를 범하고 만다. 암 자체보다는 환자에 집중하고 환자 중심의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병의 내부 요인이나 외부 인자를 제거하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몸이 변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스스로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암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핵심인 것이다.
--- 「암, 동서 의학으로 다스리다」 중에서
우리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은 유치원 시절 부모님께서 가르쳐주신 내용이다. 즉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일어나고,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며 꼭꼭 씹어 먹고, 틈틈이 운동도 열심히 하고 개인위생 또한 청결히 해야 한다. (…) 지금 이런 것들을 다시 강조하는 이유는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굉장히 드물기 때문이다. 건강 상식을 더 많이 아는 것보다 그것을 실천하고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비결이다.
--- 「에필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