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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활 영원한 생명 바로알기

죽음 부활 영원한 생명 바로알기

: 현대인을 위한 종말론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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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816107
ISBN10 898481610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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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오는가?’라는 물음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인간의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 물음이다. 아무 신문이나 들고 거기 나오는 부고를 자세히 들여다보기만 해도 된다. 거기에는 죽음의 의미를 두고 그리스도교적 또는 비그리스도교적 고백과 철학적 또는 문학적 고백이 이리저리 뒤섞여 있다. 죽음 이후에 대한 물음은 모든 사회를 관통하는 물음이다.
---「제1부 1장 물음 중의 물음」중에서

(오늘날 서구에서 유행하는 영혼의 환생에 관한 세계관과) 인과응보 체계가 처음 보기에는 근사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실제로는 지극히 비인간적이다. 가난과 질병과 위기, 모든 형태의 사회적 차별이 자신의 잘못과는 전혀 무관한 원인들에서 기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가난이 자연재해에서 기인할 수도 있고, 아니면 훨씬 더 이전의 불의한 구조나 단순히 그 시대 권력자의 야만적인 폭력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
---「제1부 4장 끝없이 환생한다?」중에서

(인간이 죽음 이후에) 나무와 산과 별똥별 속에서 흩어지는 것을 행복하게 여기는 이 전반적인 해체 신비주의를 들여다볼 때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는 그런 것과는 정확히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곧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 늘 더욱 강화되는 쪽으로, 본능과 억압에서 자유롭게 되는 쪽으로, 집단주의의 초권력超勸力에서 해방되는 쪽으로, 인격화 쪽으로, 각 개별자의 대체 불가능성을 더욱 강력하게 깨닫는 쪽으로 말이다.
---「제1부 5장 우주로 귀환한다?」중에서

죽음 이후에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신앙 안에서만 알 수 있고, 결국 신앙을 토대로 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다. 이 점을 나는 여기서 분명히 밝혀 둔다. 나는 자연 과학자나 종교학자, 또는 철학자로서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 나는 그리스도교 신학자로서, 달리 말해 하느님 말씀을 해석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이 글을 쓴다. 그러니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곧 죽음 이후에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우리는 오롯이 하느님을 통해, 그리고 듣는 신앙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스도교 전통은 이를 ‘계시’라 일컫는다.
---「제2부 1장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중에서

구약 성경을 펼치고, 죽음이 무엇이고 죽음 이후에 무엇이 오는지 그 답을 찾고자 한다면, 일단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현상과 맞닥뜨리게 된다. 곧 저승에 대한 모든 종교적 관념에 대한 깊은 회의주의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구약 성경은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알지 못한다. 죽음으로 끝이다. 사무엘기 하권에서, 요압 장군이 다윗 임금에게 보낸 여인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반드시 죽기 마련이니, 땅바닥에 쏟아져 다시 담을 수 없는 물과 같습니다.”(2사무 14,14).
---「제2부 2장 철저한 이승 중심주의」중에서

이스라엘에서 처음 오랫동안에는 부활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주님hwhy에 대한 신앙이 가나안의 사자死者 숭배나 이집트의 저승 중심주의와는 양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 세상이 바로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바라신 세상이라는 데에도 그 이유가 있었다. 세상은 주님께서 바라시고 기대하신 것, 그분의 피조물이었다. 그분이 바라신 것은 저 너머의 그 어떤 가상의 세계가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이었다. 이스라엘은 이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세상과는 동떨어진 저승 중심주의의 모든 의식과 문화는 당연히 의혹의 대상이 되었다.
---「제2부 4장 하느님 품 안에」중에서

부활 신앙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은 이스라엘에서 비교적 후대에 등장한다. 그 이유는 이미 살펴본 대로다. 이스라엘은 주변 세계의 사후 의식과 문화, 스스로 영원한 생명을 확보하려는 시도에서 일단은 거리를 두어야 했다. 이스라엘의 자립이 이 세상에서 충분히 굳건하게 확보된 다음에야 비로소 새로운 행보가 있을 수 있었다. 곧 하느님께서 선사하시는 부활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 등장할 수 있었다. 부활을 통해 ‘먼지의 땅’인 셰올에서의 그림자 같은 존재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관념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제2부 5장 부활 신앙의 싹」중에서

가톨릭 교회는 재의 수요일에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뿌리면서 사제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재의 수요일,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 창세기 3장 19절에서 따온 이 말씀은 사순 시기를 멋있게 시작하기 위한 세련된 미사여구가 아니다. 머리에 재를 얹는다는 것은 아주 근본적인 차원을 가리킨다. 곧 부활을 준비하는 보속의 시기인 사순 시기는 함께 모인 공동체가 먼지와 같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먼지는 차갑게 식은 별들에서 왔다. 그리스도인은 이스라엘의 그러한 냉철한 인식에 빚을 지고 있다. 이 작은 민족과 그들의 신학자들이 사후 세계에 대한 주변 민족들의 압도적인 문화에 맞서 그러한 인식을 충실하게 지켜 냈다. 이스라엘의 그러한 통찰 없이는 부활의 기쁨도 없다.
---「제2부 6장 여전히 유효한 이스라엘의 통찰」중에서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기도의 모범으로 주신 주님의 기도에는 죽음이나 저세상, 죽은 이들의 부활에 관한 말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주님의 기도에서는 하느님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고 그 나라가 오기를 간구한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이름이 어떻게 거룩히 빛날 수 있는가? 이는 이스라엘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백성이 됨으로써 가능하다. 이를 이해하려면 에제키엘서 36장 16-28절을 보아야 한다. 하느님 나라는 어디로 임하는가? 당연히 이 세상, 이 땅, 이승의 역사로 임한다.
---「제3부 1장 예수님의 선포」중에서

예수님이 몸소 실천하시고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도 요구하신 절대적 비폭력에는 결과적으로 무력함이, 철저한 무능이 뒤따른다. 예수님의 무능은 하느님과 그분의 구원 행위에 온전히 자신을 내맡기는 일이다. 그리하여 그러한 무능이 그 어떤 무기보다, 그 어떤 형태의 완력보다, 타자를 상대로 자신을 관철시키려는 그 어떤 강압보다 더 강하다. 죽음의 힘에 맞선 예수님 투쟁의 최고의 정점은, 그분이 죽음을 피할 수도 있었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그 정점은 그분이 인간의 폭력에 완전히 무력하게 내맡겨졌다는 데에, 그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남김없이 하느님께 신뢰를 두셨다는 데에 있다.
---「제3부 3장 예수님의 무능」중에서

첫 증인들이 체험했던 것은 부활하신 분의 바로 그러한 ‘전체성’이었다. 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갈릴래아에서부터 함께 떠돌던 분, 자신들을 가르치고 이끌어 주시던 분으로 체험했다. 그들은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바로 그분으로 체험했다. 그러므로 부활하신 예수님은 당신 몸에 수난의 상처를 지니고 계신다. 그분에게 그 상처는 영광을 받은 상처로 남아 있다. 부활은 한 인간이 살아생전에 겪었던 모든 순간이 하느님과 함께하는 영원한 삶으로 진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후대의 그리스도교 성화들 역시 그분 몸에 난 상처를 비롯해 부활하신 분의 온전한 육체성을 기꺼이 묘사한다. 그리고 이것이 예수님 부활의 증인들이 겪은 놀랍고도 조작 불가능한 체험에 정확히 부합한다. 부활하신 분은 바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그 예수님이셨다.
---「제3부 4장 예수님의 부활」중에서

죽은 이들의 부활은 순전히 은총이지만, 그럼에도 이는 하느님의 창조 계획에 속한다. 창조는 처음부터 완성을 목표로 계획되었다.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영광, 하느님 안에서 사는 고향 집이 그 목표다. 따라서 죽은 이들의 부활은 순전히 자연적인 사건이 아니라 오롯이 하느님의 선물이다. 또한 세상의 지속적인 창조는 이미 하느님의 순전한 호의이며 그분의 창조적인 사랑의 행위다. 그리고 이렇게 보면, ‘세상 창조’와 ‘부활에서의 새 창조’는 하나로 모아진다. 기본적으로 그 둘은 서로 연관된 사건이며, 둘 다 흘러넘치는 하느님의 사랑에서 생겨난다.
---「제3부 6장 새 창조」중에서

죽은 이가 정의의 ‘체계’에 따라 책임을 지고 심판을 받는다는 (기타 종교와 문화권의) 생각은 어쨌든 모두 문제가 있다. 오솔길, 다리, 칼, 심연, 감독관, 법정, 심판 위원회 등 여러 종교의 수많은 개념은 신화적 세상 체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그런 체계가 정의를 보장한다고 여겨진다. 바로 여기서 유다-그리스도교적 사고와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성경적 신앙에 따르면, 죽은 이를 심판하는 것은 어떤 체계가 아니라 살아 계신 하느님이시다. 하느님 홀로 모든 정의의 근원이시다. 그분은 정의의 화신이나 상징도 아니시고, 정의의 ‘소유’자도 아니시다. 그분 자신이 정의이시다. 하느님은 온전하고 절대적인 정의이시다. 그리하여 그분은, 당신 사랑에서 창조된 세상이 당신 자신을 반사하는 의로운 세상이 되는 것 외에 다른 것을 결코 바랄 수 없으시다.
---「제4부 2장 심판인 죽음」중에서

거룩하신 하느님 앞에서의 정화는 있어야만 한다. 하느님의 의화 은총이 인간 안에 굳어진 모든 고집과 반항을 그저 아무렇지 않게 덮어 버리거나 아예 무시해 버린다면, 의화는 죄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마법이 되고 말 것이다. 하느님이 인간 안에 있는 불행과 악에 주술을 부려 달콤하게 미화시키는 일이 될 뿐이다. 그럴 수는 없다. 하느님은 당신 피조물을 그런 식으로 허투루 취급하고 넘어갈 수 없으시다.

그분은 피조물의 정화와 변모를 원하신다. 그분은 당신과 반대되는 것을 적당히 얼버무리고 덮어 둘 수 없으시다. 인간에게는 이 정화가 끔찍한 아픔이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자신의 불행과 악에 대한 처절한 아픔과 다른 한편으론 끝없는 기쁨이 모두 하나로 엮여 하느님의 빛 속으로 들어선다.
---「제4부 4장 죽음에서의 정화」중에서

지옥은 끔찍한 가능성으로 존재한다. 그리하여 성경은 지옥에 대해 말한다. 신학적으로 지옥을 간단히 제거하고, 그 자리를 종말론적 ‘만유 회복설apokatastasis’로 대체한다면, 적절하지 않다. 인간에게는 악독함의 능력이 있는바, 그 악과 독에 대한 말과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지옥에 대한 말을 세상에서 치워 버리는 것이 세상을 더 밝고 인간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어두운 심연을 더욱 모호하게 할 뿐이다.

지옥에 대한 말로 인해 우리는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우리 일상의 선택들에 우리의 시선을 돌리게 된다. 우리는 날마다, 세상의 악을 쉽게 허용하며 고통과 불의와 폭력에 눈을 감을지, 아니면 인내와 복음의 정신으로 우리 자신의 악과 세상의 악에 맞설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제4부 5장 그렇다면 지옥은?」중에서

부활은 한 인간 전체가 자신에게 속한 모든 것을 지니고 하느님께 도달하는 것이다. 온갖 것으로 가득 찬 삶의 역사를 지니고서 말이다. 그 밖에도, 한 개인의 삶의 역사는 다른 수많은 이들의 역사와 연결되어 있고, 더 나아가 모든 시대의 변화 및 가치관의 세계들과도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았다. 따라서 각 개인과 함께 모든 이의 역사도 하느님께 도달하지 않을 수 없다.
---「제4부 8장 온 피조물 전체」중에서

이제껏 내가 인간과 하느님의 최종적인 만남에 대해 말한 모든 것을 동일한 방식으로 신약 성경은 빠짐없이 다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이야기한다. 우리의 죽음은 예수님과의 엄청난, 최종적인 만남을 의미한다. ‘그분’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신다. 십자가에 못 박히셨지만 권능과 영광을 지니신 분으로 나타나신다. ‘그분’이 세상을 심판하시고, ‘그분’이 악과 선을 가르시고, ‘그분’이 영원한 삶을 약속하시며, ‘그분’이 우리의 덧없는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의 형상으로 변모시켜 주실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신약 성경이 예수님에 대해 하는 말이다.
---「제4부 12장 참여에 대해」중에서

죽음은 예수님에게서와 마찬가지로 무력함, 힘을 잃음, 내려놓음, 모든 것을 내맡김을 의미한다. 그러면서도 죽음은 바로 최종적으로 생명에 이르는 것, 자신의 온 삶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의미대로 그렇게 그리스도교적으로 죽을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렇게 살고 죽은 한 그리스도인을 그의 임종에서 동반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여기 서로 동떨어진 두 세계가 있다. 한쪽 세계에서는 사람들이 죽음 이후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짧게, 고통 없이, 걱정에서 자유로이, 평탄하게 죽고 싶어 한다. 다른 쪽 세계에서는 사람들이 희망에 가득 차 마지막까지 신뢰하는 가운데 그리스도 안에서 죽고 싶어 한다. 우리는 어느 세계의 사람인가?
---「제5부 2장 그리스도교적 죽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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