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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 이데올로기, 쓰레기

[ 양장 ]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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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0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56g | 128*173*17mm
ISBN13 9788965642732
ISBN10 896564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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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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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사회 계급인 프롤레타리아는 더 이상 공장에서만 발견되는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 전반에 퍼져 있으며 버림받은 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전형적인 형상은 이민자, 불법체류자, 노숙자다. 예전에는 ‘프롤레타리아’가 노동을 박탈당한 근로자를 가리켰다. 하지만 우리 시대에는 그 정의가 확장되었다. 이제 프롤레타리아는 경험(그것이 무엇이든)을 빼앗기고 자신의 일상에서 존재(being)를 소유(having)로 대체하도록 강요받는 모든 사람을 포괄한다. 점점 더 가혹해지는 이민법뿐만 아니라 산업 생산의 탈현지화(delocalization)와 대규모 ‘감축’, 사회복지에 대한 점증하는 정치적 외면으로 인해 무등록 근로자든 장기 실업자든 사회의 잉여 인간이 식물처럼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회색 지대가 출현했다.
--- p.8~9

오늘날 21세기 초반의 예술 생산은 알튀세르가 벌인 관념론과의 필사적인 투쟁을 곧바로 계승한다. 이 투쟁은 때로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공허, 우연, 이데올로기, 무의식?즉, 형언할 수 없거나 신비로운 것의 자연 보존 구역을 이루는 모든 것?의 절대적 물질성을 끊임없이 입증하기 위한 것이다. 동시대 미술은 이와 유사한 반(反)관념론을 이어나간다. 반관념론은 경제적 추상성을 구체화하고, 비물질적인 흐름을 보여주며, 우연을 인위적으로 창출하고, 비가시적인 것(또는 특정한 정신적 힘)에 형태를 부여하려는 예술적 의지에서 발견된다.
--- p.31

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하나의 언어적 사실이어서, 예술가들은 언어의 모든 상징, 환유, 은유, 반복과 함께 그것을 숙달하고 절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그들은 발화 과정에서 ‘탈락하는 것’, 즉 언어의 쓰레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 p.56

권력의 입장에서 보면 역사 서술은 언제나 대리석 같은 것이다. 역사 서술은 과거와 현재 모두를 이상화하려는 의지에 의해 조각되어왔기 때문이다. 동시대 예술가들이 아카이브에서 추출한 폐허의 진열, 흩어진 파편, 덧없는 이미지만큼 이 권력을 뒤흔드는 것은 없다. 그들의 도발은 사물의 질서가 피할 수 없는 운명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는 방어적 환영주의(defensive illusionism)를 겨냥한다.
--- p.74

동시대 미술의 정치적 기획에서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는 세계를 불안정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사회생활을 구조화하는 기관들, 개인과 집단의 행동을 지배하는 규칙들의 일시적이고 상황적인 성격을 끊임없이 주장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적 장치들은 그와 정반대를 공표한다. 그 장치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틀이 불변하고 확정적이라 선언한다.
--- p.82

오늘날 문화에서는 링크, 차트, 가이드 및 항해의 서사가 중요해진다. 마찬가지로 방향 설정과 대조 검토의 매개자agent들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디제이, 프로그래머, 큐레이터, 컴파일러, 도상 연구자iconographers, ‘바이어buyers’, 편집자 등 사물들 사이의 관계를 설정하고 경험을 설계하는 전문가들의 실질적인 세계가 이를 보여준다.
--- p.89

쓰레기라는 문제틀은 우리의 사회경제적 삶에 매우 핵심적인 것이 되어 이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잔해학(rudology)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가 등장했다. 라틴어 rudus(잔해, rubble)에서 파생된 이 학문은 재처리 기술뿐 아니라 인간 활동에 의해 생성된 평가절하 과정을 집중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쓰레기라는 분석 대상을 통해 경제 영역과 사회적 실천을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잔해학은 경계 영역의 흔적을 출발점으로 삼아 사회적 사실을 진단한다. 이런 점에서 잔해학은 집단 심리의 심층을 탐구하는 바타유의 방법이나 파리의 아케이드에 흩어져 있는 파편들을 통해 19세기의 이데올로기적 구조를 재구성하고자 했던 벤야민의 노력과 궤를 같이한다.
--- p.14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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