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국의 기독교적 근원을 연구한 제임스 버드(James P. Byrd)교수는 미국의 독립혁명 전후인 1674년부터 1800년까지 543개의 교회 설교에서 인용한 17,148건의 성경구절을 분석했는데, 당시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가장 많이 인용한 설교 본문이 바로 로마서 13장이었음을 밝혀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인용된 본문은 출애굽기 14장과 15장이었고 세 번째로 많이 인용된 본문은 갈라디아서 5장이었습니다. 영국 왕정으로부터의 독립과 새로운 나라의 건국을 갈망하면서 미국인들은 로마서 13장에 나오는 국가관과 출애굽 이야기, 그리고 바울이 갈라디아서에서 설파한 ‘그리스도께서 주신 자유’를 통해, 자유의 의미와 국가 및 정치의 마땅한 본분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했던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한 근대 지성사의 세계적 권위자인 켄틴 스키너(Quentin Skinner) 교수는 자유, 평등, 권리와 같은 근대 정치사상의 기초가르네상스의 인문주의뿐만 아니라 절반은 종교개혁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역사학자 에릭 넬슨(Eric Nelson)도 종교개혁에서 시작된 프로테스탄티즘의 법철학과 국가관이 근대 서구 정치사상과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근대의 출발이 정교의 분리나 계몽주의 등의 세속적 맥락에서 이루어졌다고 여기는 일반적인 통념은 신화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로마서 13장의 내용과 개혁신학에 기초한 성경적 국가관을 충실히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세상의 국가관이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창11:4)”하려고 했던 바벨탑과 “하나님과 같이 되(창3:5)”고자 하는 원죄에 근원이 있다는 것과, 반대로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국가관은 ‘평등하게 창조된 개인이 창조주로부터 부여받은 양도할 수 없는 일정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정부가 수립되었다(미국 독립선언문)’는 믿음에서 비롯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쉽고 명료하게 풀어내었습니다. 정치적 혼란과 국가적 위기의 상황을 맞고 있는 대한민국의 교회와 성도들이 반드시 알고 바로 세워야 할 균형 잡힌 기독교 세계관입니다.
미국의 2대 대통령 존 아담스(John Adams)는 성경을 ‘가장 공화적인 책(the most republican book)’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헌법은 ‘도덕적이고 신앙이 깊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도 한성감옥에서 쓴 「독립정신」에서 설파했듯이, ‘나라의 정치가 바로잡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경의 진리를 통해 감화된 국민들이 많이 생겨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정부는 ‘스스로 맑아질 것’입니다. 결국 ‘교회가 정부의 근원’인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통해 한국교회 성도들도 성경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를 맑게 하는 데 쓰임받길 기도합니다.
- 조평세 (전국청년연합 바로서다 이사, 기독교세계관 월간지 [월드뷰] 편집위원)
예수님께서는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내라”(마 15:21)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대답을 하신 것은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어떻게든지 실수를 유도하고자 하는 “악함”을 파악하셨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이사가 지배하는 로마 제국은 예수님을 처형하고 말았습니다. 세상 권세와 정치는 이처럼 악하고, 잔인무도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서 살아가는 현실 속에는 우리가 풀어야 할 정치적인 난제들이 뒤엉켜 있습니다.
이 책에는 목회자의 안목에서 로마서에 담긴 각종 정치적인 교훈들을 기초로 하는 진지한 도전들이 담겨있습니다. 평소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를 놓고 고민할 때, 국가와 정치에 관한 사항들에 대해서 난관에 부딪힐 때가 많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교회의 성도들에게 감히 말하기 힘든 통찰력과 분별력을 제공합니다. 다만 현재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 극렬하게 양분되어 있어서, 이 책이 제공하는 주제들과 관점들에 대해서 호불호가 있을 것이라고 염려됩니다. 부디 한국교회 성도들이 현실적인 정치사항들에 대해서 성경적으로 판단하고자 노력하기를 바라면서, 저자의 목회적인 안내와 제안을 통해서 큰 유익을 얻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 김재성 (국제신학대학원 대학교, 부총장 역임. 명예교수)
오늘 우리는 정치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어느 곳을 가든지 정치에 대한 견해가 사람들을 나누고 갈라놓습니다. 직장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심지어 가정에서도 정치는 구성원들을 연합시키기보다 분리하고 나누는 일을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것은 교회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유대인과 헬라인 사이에 있던 장벽도 허물었던 복음이 오늘날 정치적 이견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사탄의 교묘한 수작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교회 안에 정치에 대한 성경적인 이해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결과 국가란 무엇이며, 국가 안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역할은 무엇인지 많은 성도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이는 당연한 현상인데, 그 이유는 앞에서 말한 대로, 정치는 교회를 연합시키기보다 나누기 때문에, 성도들 사이에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금기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개혁주의를 지향하는 교회나 교단에서조차도 정치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하고 있으니, 이는 그 자체로 개혁주의에 대한 심각한 오해임이 분명합니다. 이는 오늘날과 같이 정치 과잉의 시대에 목사가 강단에서 선포하는 말씀 속에 정치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그 어떤 말도 반대자들의 반발을 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때에 용기 있게 국가와 정치에 관한 개혁주의적 견해를 강단에서 선포하고, 이를 책으로 묶어 낸 시도 자체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오랜 시간 고심하던 이 민감한 문제를 자신이 지극히 사랑하는 성도들을 향해서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책 속에서 자신의 성도들의 영혼은 물론이고, 그 육신적인 삶까지도 성경적으로 안내하기를 원하는 목회자의 사랑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로마서 13장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하여 바울의 국가관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역사적 개혁교회의 훌륭한 스승들의 견해를 참조하여 개혁주의적 관점에서 국가와 정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모든 내용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어떤 부분은 저자의 개인적인 해석의 결과가 나타나 있기는 하지만, 개혁파 신학에서 말하는 국가관 혹은 정치관을 구체적인 사례와 더불어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기에 우리에게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또한 저자가 개혁신학과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에 대하여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연구했는지 그 통찰력이 이 책의 곳곳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 자신이 가진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더불어, 이것이 성경적인 국가관을 함께 탐구해 나가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개혁주의 국가관 혹은 성경적 국가관을 공유하기 위해서 성도들이 의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안내자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 김효남 (은가람개혁교회 목사,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 조교수)
요즘처럼 국가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주제가 우리 사회의 중심 화두로 회자된 경우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전쟁 중에도 중단되지 않았던 예배를 국가 권력이 과연 중단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이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교황제도 이전부터 긴장의 두 당사자였던 교회와 국가와의 관계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 시대의 풀리지 않은 숙제처럼 남겨져 있습니다. 중세 천년은 문화의 암흑기였다고도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보면 성속(聖俗)간의 대결의 기간이었습니다.
정대운 목사님이 집필한 이 책은 국가와 교회와의 관계에 대한 논제들을 성도들의 삶의 현장에서 답을 찾고자 했던 목회자의 고민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성경은 “교회는 세상 속에서 세상을 그리스도로 충만케 해야 하는 곳”임을 선언하고 있고(엡 1:23), 어거스틴은 교회를 세상 속에 있는 하나님 나라의 에이전트(지상 본부)라고 했습니다. 교회와 세상이 분리될 수 없고 상보적 관계로 본 것은 칼빈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교회와 세상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 로 동일하기에, 예수님은 교회와 세상, 국가와 교회의 동심원(同心圓)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성경과 개혁신학의 원리에 혼란을 가져온 것이 여럿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정교분리이고, 그 반대의 경우가 교회의 정치화입니다. 둘 다 곡해되어 오용된 경우가 있어서 교정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겪게 되는 교회와 국가와의 관계, 그리스도인이자 공민인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고도 직관적인 언어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간간이 이견을 제기할 주제도 있지만, 함께 고민하고 가장 성경적인 대안을 향한 여정에서는 모두가 동반자가 되어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이 책을 진지하게 읽게 된다면 교회와 국가에 대한보다 성숙하고 근원적인 자리매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주연종 (사랑의 교회 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