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 간첩 활동, 전략적 기업 인수 ... 중국의 이러한 과격한 행동주의로 인해 최근 몇 년 간 프랑스와 유럽에서 중국을 향한 비판적인 목소리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2019년 3월, 유럽연합(EU) 정책위원회는 중국을 “체제 경쟁자(rival systemique)”로 규정하면서 베이징에 대한 새로운 외교정책을 강구했으며, 프랑스에서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을 상대로 무역 문제에 관해 더 강력한 상호주의를 내세우면서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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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현재 사이버 공격, 전통적 스파이 행위, 혹은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프랑스 산업을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노하우의 일부까지 편취하고 있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전쟁을 방불케 하는 이런 상황은 프랑스 국가기관과 안보당국의 촘촘한 감시망에도 포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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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개발을 위해 1945년에 드골 장군이 창설한 프랑스 원자력·재생에너지청(Commissariat a l'Energie Atomique, CEA) 또한 화웨이의 주요 타깃 중 하나가 되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CEA에서 고도의 기술을 다루는 혁신 기술 연구부서는 2017년, 화웨이와 약 3백만 유로에 달하는에너지 절감에 관한 협약 두 건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말에는 스마트폰 센서에 관련된 계약까지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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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방·국가안보사무국(SGDSN)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프랑스 원자력·재생에너지청(이하 ‘CEA’), CEA DAM(원자력의 군사 분야 적용에 관한 업무를 다루는 CEA 산하 기관. - 옮긴이), 사노피, 에어버스, 사프란, 다쏘(Dassault), 탈레스가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명확하게 밝혔다. 이례적인 보고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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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를 연구하는 세계 유수의 연구소에 자국의 뛰어난 학생들을 파견한다. 게다가 재정적인 측면까지 공략하는데, 고등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중국국가유학기금관리위원회(?家留?基金委, China Scholarship Council, CSC)는 박사과정 연구원 1인당 약 5만 유로를 프랑스 연구소에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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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P4 실험실 설치를 위해 중국을 돕는 건 그렇다고 쳐도 혹시라도 중국이 프랑스가 이전해 준 기술을 악용해 생물학무기를 개발한다면? 중국이 공격성이 강한 생물학무기 개발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의혹이 이미 제기된 상황이었기에 프랑스 정보기관의 우려는 더욱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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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시라크 행정부의 총리는 라파랭 뿐만이 아니다. 현재 빌팽 인터내셔널(Villepin International) 컨설팅에 소속되어 고급 경영 컨설턴트로 전향한 도미니크 드 빌팽(Dominique de Villepin) 전 총리 역시 빠지면 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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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 초반은 프랑스 정부의 대(對)중국 경제정책의 혼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통령이 프랑스에 더 많은 외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반면, 정부 부처에서는 프랑스 영토에서의 외자 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하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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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2013년에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면서 더욱 높아졌다. 축구광인 시 주석은 취임하자마자 중국의 부호들에게 축구에 투자할 것을 권장했다. 축구를 경제개발만큼 중요한 소프트파워의 한 축이라고 생각하는 시 주석은 중국을 축구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030년 월드컵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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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바이러스 사건(affaire Virus)’은 마약 밀매상, 중국 도매상, 모로코 출신의 엘마레(Elmaleh) 가(家) 형제들, 제네바 HSBC 은행에서 일하는 엘마레 가의 한 남성, 그리고 세금 망명자까지, 온갖 유형의 범죄자가 뒤섞여 있는 사건이었다. 이 대규모 돈세탁 조직은 경찰에 발각되기 전까지 약 십억 유로의 돈을 세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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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최근 몇 년간 아프리카의 인프라(도로, 철도, 항만)와 산업단지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했다. 10년 전부터 중국은 아프리카 제1의 사업 파트너가 되었다. 중국의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로 중국-아프리카 양자 무역율은 2009년에서 2019년 사이 22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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