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원이 범죄나 시체를 발견하면 최대한 빨리 회의를 소집한다. 회의에서 합의제로 그다음 절차를 결정한다. 어떤 제안이 투표에 부쳐지면 여느 투표와 마찬가지로 각 크루원이 한 표씩 갖는다. “일단 범인이 지정되고 나면 절차는 명료해.” “말하자면?” 자넬이 물었다. “살인자는 방출이야.” “방출?” 앙리가 외쳤다. --- p.51 중에서
그는 미국에서 아홉 번째로 부유한 인물이고 텍사스주 최고 갑부다. 462억 달러. 순자산이 그만큼이다. 숫자가 너무 커서 실감이 안 났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이 내게 뭔가를 남긴 이유를 궁금해하는 게 멈춰지고 얼마를 남겼는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 p.26 중에서
복도에 도착해서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둘 다 머릿속에서 조금 전의 일들을 필름처럼 되돌려 보고 있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난 여전히 충격에 빠져 있는 상태다. 오늘 남은 미션은 별로 없지만, 우주선 안에서 살인이라니, 이건 처음 겪어 보는 일이다. 들어 본 적도 없다. 아니, 그러니까…… 본부에 여러 루머가 돌긴 했지만 다 신입들을 겁주려는 얘기들이었다. --- p.64 중에서
JC는 (……) 선내에 여전히 바이러스가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새로운 행동 지침들을 소개했다. 혼자 식사하기, 다른 크루원과 대면 시 바이저 꼭 내리기, 서로 간 약 1미터의 안전거리 유지하기, 한 명 이상의 크루원과 장시간 모이거나 대화 삼가기, 우주복과 공동 장비 주기적으로 소독하기. 모두 예방 조치이기 때문에 바로 따라야 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둘씩 짝지어 다니지 않도록 해.”
우주 순시선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V. 이곳의 일과는 평탄하고, 무엇보다 매우 반복적이다. 식당에서의 공동 식사 외에 V와 동료들은 전기 설비 점검, 망원경 정렬, 산소 필터 청소 등 다양한 임무들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한 크루원이 의무실에서 죽고, 두 번째 시신이 보호막 제어실에서 발견되면서 꿈같던 일상은 악몽으로 뒤바뀐다. 임포스터 하나가 크루원들 사이에 숨어들었다. 그리고 그들을 전부 죽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