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라는 용어에 대하여 오해를 하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ESG 투자를 책임투자(Responsible Investment)라는 용어와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투자는 재무적 요인과 비재무적 요인을 모두 적용하여 투자한다는 개념인 데 비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는 모두 비재무적 요소들이기 때문에 ESG 투자를 비재무적 요인만 이용하여 투자하는 것(협의의 ESG 투자)으로 오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용되는 ESG 투자라는 용어는 정확하게는 책임투자를 의미하는 것(광의의 ESG 투자)이라고 볼 수 있다. UN PRI에서도 책임투자는 재무 분석 및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분석을 통해 위험 및 기회요인을 사전에 파악하여 장기 지속가능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라고 정확하게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여 ESG 투자의 정의를 다시 읽으면 용어의 혼란이 사라진다. “ESG 투자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약자로 기업의 경영과 투자활동의 원칙이자 책무이다. 수익과 이윤 등의 재무적 성과와 가치창출의 원천이 되는 ESG의 비재무적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ESG 투자는 광의의 개념으로서의 책임투자를 말한다.
---「PART 1. ESG 투자란 무엇인가?」중에서
기후변화, 자본주의사회의 불균형 심화, 기업지배구조의 문제 등 다양한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ESG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COVID-19 이후 모든 불균형 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소득하위계층, 중소기업 등 사회적 약자들의 취약성은 개선세가 미미한 반면 소득상위계층, 대기업 및 플랫폼산업 등은 독점이익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라는 강제적인 방법보다는 시장메커니즘인 ESG라는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환경(E)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현재세대와 미래세대 사이의 외부적 불경제를 해소하는 상생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고, 사회(S)는 기득권자와 피기득권자, 사용자와 근로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균형을 완화시키기 위한 상생의 도구가 될 수 있다. 또한 지배구조(G)는 지배주주와 소수주주 간의 차별적 기업가치 귀속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면에서 상생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굴곡은 있겠지만 상생의 개념에서 기업의 ESG는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 투자자들은 항상 시장의 관점에서 ESG 요인의 지속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야 할 것이다.
---「PART 2. ESG는 미래경제를 어떻게 바꾸는가?」중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만들기 위해 탈탄소산업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사업 분야 별로 수익모델이 상업화되는 데 드는 시간은 각각 다르다. 그래서 투자의 방법도 달라야한다. 기존 탄소산업과 탈탄소산업의 비용이 역전되는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에 근접하여 양산투자효과의 가시성이 높은 성숙 단계의 분야도 있고, 실증 단계에서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지 단계의 산업도 있으며, 이론적으로는 너무 좋은데 정부가 마중물을 부은 뒤로도 10년 이상의 연구와 실증이 필요한 개념 단계의 분야도 있다. 예를 들면, 테슬라의 성공 이후로 전기차와 2차전지는 산업화가 확실시되는 성숙(mature)된 환경 분야이고, 수소차나 CCUS, 폐기물산업 등은 중기적으로 산업화가 진행될 것임을 인지(cognitive)하는 단계이며, 수소환원제철법, SMR(소형모듈원자로), 핵융합 등은 상업화가 이루어지기까지 많은 연구와 시간이 필요한 개념(conceptual) 단계이다.
성숙 단계에서는 정부의 보조금과 지원이 점차로 줄어들고 기업의 수익이 가시화되면서 좋은 조건의 재무적 투자를 받아 공격적인 설비투자가 진행된다. 따라서 글로벌상품화 가능성,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들의 역량, 장기적 시장점유율, 우수한 원가경쟁력, 남다른 신기술 도입 등이 주요 투자 이슈로 작용하게 된다. 인지 단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 여부, 성숙 단계로의 진행가능 여부 및 향후 정부의 정책방향 등이 주요 투자촉매가 된다. 상업화가 10년이 넘게 걸리는 개념 단계는 정부의 정책방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이슈화될 때마다 신기술 개발이나 실증 단계의 성공 여부, 인지 단계로의 발전가능성 등이 변동성 확대의 테마 형태로 작동할 것이다. 바이오 업체의 경우 전임상, 임상 1상, 2상, 3상별로 투자방법을 각기 달리 해야 하는 것과 같다.
---「PART 3. ESG 시대에 떠오르는 산업 & 비즈니스와 투자의 정석」중에서
개념 단계의 환경산업은 기술적으로 완성되기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신기한 기술도 있고 탈탄소의 효과도 있어 기대감이 많지만,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지 않고 비용의 문제도 뒤따른다. 따라서 정부의 의지와 방향성, 지원금 등에 의해 연ㅋ소 수준의 실증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상업화까지 진행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감안하여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인지 단계, 성숙 단계로 발전하기 전까지는 정부 및 기업별 테마성 이슈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므로 추세적 상승보다는 변동성을 이용한 투자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PART 3. ESG 시대에 떠오르는 산업 & 비즈니스와 투자의 정석」중에서
ESG는 순간 반짝하는 테마가 아니라 미래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메가트렌드이다. 다양한 산업 영역을 돋보기로 살펴보면 ESG 연관기업으로 분석된 기업이 100곳을 훌쩍 넘는다. 책에서 언급한 100여 개에 달하는 모든 종목을 다 투자할 수는 없다. 종목 선택을 통해 몇 개만 추려서 투자하는 패턴이 일반투자자의 전형일 것이다. 언급한 종목을 개인이 모두 제대로 알고 투자하기란 어렵다. ESG와 관련된 종목을 망라해 설명했지만 ESG 변수가 특정 기업의 주가에 미치는 경로와 시차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전반에 ESG 열풍이 불어서 ESG와 관련된 모든 종목이 오르는 장에서는 100여 개 가운데 어떤 종목에 투자하더라도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변수들이 주가의 움직임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양극재를 생산하는 A기업이 ESG 분야에서 매출과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 매출에서 양극재 비중이 10~20%에 불과하다면 다른 변수의 영향으로 기업의 주가는 하락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가 100여 개 기업의 매출과 수익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한 뒤에 ESG 트렌드가 매출과 수익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때 ESG 기업이 투자바구니에 골고루 들어 있는 ETF를 투자대상으로 삼는다면 대안이 될 수 있다.
---「PART 4. ETF로 간단하게 ESG 투자하기」중에서
친환경정책은 기술로 해결해야지 계몽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환경을 위해 에너지를 아끼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도록 권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친환경에너지를 만드는 저렴한 기술을 만들어 내고 처리 가능한 친환경플라스틱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ESG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신기술 발전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기술이 시장에서 인정되는 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중략) 본문에서는 환경산업 분야를 성숙, 인지, 개념 단계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는데, 개념 단계의 기술 중 10년 뒤 살아남을 수 있는 산업이 몇 개나 될지는 알 수 없다. 신기술은 이론 과정과 실증 단계를 거쳐 양산 과정에 들어가게 되는데, 양산 과정에 들어갈 수 없는 기술을 무작정 선호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단계별로 검증 과정을 확인해 나가야 한다.
---「PART 5. ESG에 투자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