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경험 자체가 상품이고 마케팅인 시대입니다. 사람들은 제품과 서비스의 기능적 특징만 구매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에 포함된 경험을 구매합니다. 긍정적인 경험은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고 확산되면서 뛰어난 마케팅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고객은 이처럼 브랜드와 상호작용을 하죠. 이러한 상호작용이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되도록 하는 게 바로 브랜드 경험 디자인입니다.
기술은 중요한 차별화 요인이나 기술 자체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기술이 성공하려면 소비자에게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디오 대여점으로 출발한 넷플릭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넷플릭스는 사용자가 동영상 콘텐츠를 구매하고 소비하는 매 순간의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사용자가 어느 순간 동영상을 정지 하는지, 언제 되감기와 빨리 감기를 실행하는지, 체류시간은 어느 때가 가장 긴지 등을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취향을 파악하고 콘텐츠를 제시합니다. 그리 고 사용자가 이 서비스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순간 서비스 자체가 미디어 및 콘텐츠가 되는 것이죠.
경험은 복잡한 듯 보이지만 늘 존재해 왔습니다. 기업이 원하는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목적을 가지고 개입해야 합니다. 경험 디자인이란 경험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조율해 참여자들과 함께 상호작용하게 만드는 걸 말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접점들이 고객을 위해 얼마나 조화롭게 작동하는지에 따라 품질이 결정되므로 누군가의 개입이 필요할 수밖에 없죠.
최적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 관점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게 비즈니스 모델의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숲을 보아야 하는 이유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어지고, 제조와 서비스가 통합 되면서 기업의 비즈니스가 더욱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이제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대한 고민을 넘어 고객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재화를 팔고 고객들과 일시적인 거래를 계속하는 브랜드로 기억될 것인지,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거래(Transaction)가 아닌 관계(Relationship), 재화(Goods) 가 아닌 경험(Experience)으로 선택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험소비는 소비의 중심인 MZ세대가 이끌고 있습니다. MZ세대는 과거 세대 보다는 물질적인 풍요로움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환경을 경험했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와 브랜드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성장한 세대입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측면에서 만큼은 과거 세대보다 훨씬 포용력이 넓으며, 인종이나 국적, 성수소자 같은 사회적 이슈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소한 취향에 대해서도 다름을 인정하고 존 중하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통합된 경험 제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맥락(Context)’입니다. 소비자의 구매, 브랜드 충성도 형성, 나아가 브랜드 추천까지를 목표로 한다면 단순한 재미와 흥미가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한 콘텍스트가 필요하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와 경험은 상황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주관적입니다. 이러한 순간순간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고객경험은 실패로 귀결되기 마련입니다.
콘텍스트는 어느날 갑자기 생겨난 개념이 아닙니다. 소비자의 시간 또는 상황 정보를 토대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오래전부터 이미 널리 사용돼 오고 있었죠. 이 개념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이하면서 사람들 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남겨 놓은 흔적에서 인사이트를 찾아내 이를 커뮤니케이션 과정으로 정교하게 녹아내면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을 뿐입니다.
제품은 이제 제품 자체로 끝나지 않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영화를 보면서 도, 책을 읽으면서도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SNS에 공유합니다. 경험이 제품 자체보다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즉 시장의 주인공이 제품에서 경험으로 바뀌었다고 표현해도 무방합니다. 연결된 세상이라고 해서 멋진 플랫폼을 설계 한다고 네트워크가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사소하고 지루한 연결 하나하나가 쌓여 네트워크를 구축하죠. 그리고 이 사소한 연결을 돕는게 바로 콘텍스트 입니다.
콘텍스트는 발견, 선택, 경험, 공유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각각의 것들은 독립되거나 배타적이지 않으며, 순차적으로 진행되지도 않습니다. 계속해서 동시다발적 으로, 다중적으로 발생합니다. 콘텍스트란 정지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흘러가는 하나의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발견, 선택, 경험, 공유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관점이라는 뜻입니다.
발견은 콘텍스트의 접점이자 계기입니다.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책 표지 를 보고 ‘내용이 괜찮겠는데?’라고 생각하는 순간 발견은 곧 선택이자 경험이 됩 니다. 발견만으로 책을 읽기도 전에 경험이 시작되는 것이죠. 발견은 어쩌면 이렇게 의도치 않게 나에게 다가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연결의 결과입니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이나 구글과 네이버 알고리즘을 통하기도 하고, 기업에서 관심사 등으로 타기팅한 광고를 통해서도 발견이 됩니다.
선택은 발견에 영향을 받습니다. 발견 과정이 절묘하다면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택으로 이어집니다. 친구가 추천해준 책에 대한 의견과 리뷰만으로 책의 구 매에 이르게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매순간 합리적인 의사결 정을 하는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게다가 정보가 많으면 많아질수록 선택은 더 어려워집니다. 그러니 ‘아는 사람’들이 주는 정보의 효과성이 선택 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죠.
경험은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이를 소비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소비자가 구매와 소비과정에 만족하면 재구매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충성고객이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까지 하는 영업사원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 구매의 경험이 즐겁지 못하면 발견과 선택의 과정마저 수포로 돌아가고 맙니다. 또한, 소비의 과정 이 즐겁지 못하면 일회성 고객에 그치므로 기업은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끊임없이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이렇게 발견하고 선택하고 경험한 것은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됩니다. URL을 공유하는 적극적인 공유도 있지만, ‘좋아요’나 댓글로 참여하는 소극적인 공유도 있습니다.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도, 구독을 누르는 것도, ‘좋아요’나 댓글 을 다는 것도 모두 공유의 행위입니다. 그리고 공유는 데이터로, 정보로, 나의 목 소리로, 나의 글로 다른 사람들의 발견과 선택과 경험에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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