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교사가 제시하는 교육에는 상당 부분 경험에 근거한 교육이 포함된다. 잠언서는 일상생활에 근거한 실례로 가득하다. 우리는 가정(예를 들어, 31:10-11), 우정이라는 맥락(예를 들어, 18:24), 시장과 사업의 세계(예를 들어, 1:20; 11:1)를 보게 된다. 또한, 일상생활의 실례로서 다양한 동식물들도 대하게 된다(예를 들어, 6:6; 7:22-23; 30:19). 그러면서 잠언서는 계속해서 이렇게 묻는다.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은가?” 지혜로운 자들이 자기들이 발견한 바를 전수할 수 있는 길은, 바로 인간의 삶과 사회적 관계들을 가장 훌륭하게 해 주는 것이 무엇인가를 숙고하고, 하나님은 인간이 번영하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다. 역시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잠언서가 제공하는 도덕적 교훈은 이 세상이 지혜로우신 하나님이 창조하신 질서 있는 세상이라는 사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시편 기자 또한 발견했던 세상의 질서는(참고. 시 19편) 인간의 번영을 안전하게 지켜 주는 도덕적 질서에 반영되어 있다. 신학자 에드먼드 제이컵(Edmond Jacob)은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자연을 주관하는 지혜는 인생에 대한 하나님의 인도하심까지도 주관한다.”
---「서론: 하나님의 지혜」중에서
폴라니에 따르면 지식은 헌신을 포함한다. 지식은 본질적으로 인격적이다. 그가 의미하는 것은 어떤 것이 ‘알려질’ 때, 그것은 기술을 가진 사람들, 가정을 내리는 사람들, 가능성을 판단하는 사람들, 특히 헌신 된 사람들에 의해 알려진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지식은 헌신을 수반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예가 자전거 타기다. 딸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칠 때, 나는 균형 잡는 법과 페달 밟는 법, 핸들 돌리는 법, 또한 멈추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자전거 타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발견하고 알기 시작하는 일은 학교 운동장에 나가 실제로 자전거를 탈 때 일어난다. 그 애는 위험을 무릅쓰고, 믿음으로 헌신하고, 시도해야 한다. 지식은 참여와 실천을 통해서 얻어진다. 우리는 단순히 사실들을 수집함으로써 아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신념들에 근거해서 행동하기 위하여 우리 자신을 그 신념들에 헌신함으로써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분리가 아니라 참여를 통해서 알게 되는 것이다. 폴라니에 따르면, 물리학처럼 과학의 가장 ‘객관적인’ 지식조차도 더 이상 축소할 수 없는 인격적이며 도덕적인 차원을 포함하고 있다. 이 사실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도덕적인 생활과 지적 생활을 함께 묶어 주는 것임을 역설하는 잠언의 지혜와 그리 멀지 않다.
---「1장 지혜의 초상화」중에서
잠언에서 ‘어리석은’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키드너는 그런 사람을 “쉽게 끌려다니고, 잘 속으며, 어리석은” 사람으로 묘사한다. 그는 정신적으로 단순하다(“어리석은 자는 온갖 말을 믿으나 슬기로운 자는 자기의 행동을 삼가느니라”, 14:15; 참고. 22:3). 도덕적으로, 그는 제멋대로이고 책임감이 없다(“어리석은 자의 퇴보는 자기를 죽이며”, 1:32). 7장은 ‘어리석은’ 자가 유혹의 길에 쉽게 빠지는 ‘지혜 없는 자’(7절)임을 가장 분명히 보여 주고 있다. “그는 그 불안정함을 교정받을 수 있지만, 지혜의 학교의 징계를 받아들이기를 원치 않는 자다”(1:22-32).
우리는 ‘지혜 없는’이라는 말이 문자적으로 ‘마음이 없는’이라는 뜻이 있으며, 여기서 ‘마음’은 깊은 사고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마음이 없는’이라는 말은 사려 깊은 관점을 취할 수 없는 무능력을 의미한다. 그래서 NIV는 이 말을 ‘판단력이 모자란 젊은이’로 번역한다. ‘미련한 자’는 더욱 완고하고 고집 센 사람이다. 잠언에는 ‘미련한 자’로 번역되는 히브리어가 세 개 있는데, 그 의미들은 서로 중첩된다. 키드너는 그중 가장 보편적인 단어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미련한 자에게는 “지혜를 끈기 있게 탐구한다는 개념이 없다. 그는 지혜를 찾는데 집중하지 않는다. 그는 지혜를 그저 계산대 너머로 전해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상상한다. 그의 문제의 근원은 정신적인 것이 아니라 영적인 것이다.” 핵심은 그가 ‘여호와를 경외’하기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1:29).
---「2장 지혜의 교사들과 지혜를 비방하는 자들」중에서
잠언서에는 한 주제가 물질적인 또는 세속적인 것들을 언급하고, 다른 주제는 영적 또는 종교적 가치들을 언급하는 격언들이 많다. 예를 들어 보자.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17:1). 여기서 화목이라는 영적인 가치가 잔치라는 세속적인 가치와 나란히 배열되고 있다. 종종 영적인 가치들은 물질적인 가치들을 반박하거나 의문을 제기한다. 많은 잠언들은 사실상 영적인 가치들을 드러내고 독자가 그 가치들에 비추어 자신의 가치들을 평가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16:32). 용사와 성을 빼앗는 자는 긍정적인 가치들을 제시하고 있으나, 그것은 이 세상의 가치들이다. 그리고 그 잠언은 그들을 상대화하고 있다. 노하기를 더디 하는 것과 마음을 다스리는 영적인 가치는 군인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3장 지혜의 방법」중에서
이처럼 잠언은 건전한 삶을 위한 가치들을 제시하고 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과 사랑과 의는 잠언의 길의 핵심이다. 이 길을 걷는 것은 하나님의 지혜를 반영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인격자’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삶은 널리 존중되는 특질들?신실, 성실, 사랑, 의?을 드러낸다. ‘온전함’은 ‘전체’라는 어근에서 왔다. 이 말은 완전한 사람을 암시한다. 지혜의 가치들은 경건한 성품이 세워지는 기초다. 그리스도인들의 소명 중 하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숙하도록 그리스도 안에서 자라는 것이다(엡 4:13). 사도 바울은 복음의 사역자인 자신의 목적을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그를 전파하여 각 사람을 권하고 모든 지혜로 각 사람을 가르침은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 함이니 이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골 1:28-29).
그리스도인의 성품은 어떻게 자라는가?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반응으로 자란다. 그러므로 그것은 기독교 공동체의 공동체적인 교제 안에서 자란다. “능히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엡 3:18)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기독교적인 순종을 실천함으로써 성장한다. 성숙한 사람들은 이렇게 묘사된다. “단단한 음식은 장성한 자의 것이니 그들은 지각을 사용함으로 연단을 받아 선악을 분별하는 자들이니라”(히 5:14). 그것은 본질적으로 우리를 수혜자로 초청해서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4장 지혜의 가치들: 기초」중에서
우리는 야웨를 경외하는 것, 하나님만이 받으시기에 합당한 경건한 순종이 강조되고 있음을 주목해 보았다. 지혜는 인생을 여행으로 보고 있으며, 시간의 적절한 사용에 대해서 일깨워 주고 있음도 주목했다. 나라와 가정에서 권위를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읽었다. 지혜의 교사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존중할 것에 대해서 언급했으며, 관계상의 성실함도 강조했다. 물질적인 풍부함과 사유 재산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지혜는 가난한 자들의 필요를 채워 주어야 하는 의무와 더불어 신실함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지혜는 무엇보다도 투기하지 않을 만큼 충분하게 사랑할 필요성을 가르치고 있으며, 사랑의 사회적 표현, 즉 의의 중요성도 가르치고 있다. 다른 가치들도 있지만 이런 가치들이야말로 핵심 가치들인 것으로 보인다.
---「5장 지혜의 가치들: 실제적인 차원」중에서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지혜가 가정을 돌볼 때, 그렇다면 지혜 자체의 삶은 가정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혜는 일상 세계를 벗어나 어떤 신비로운 영역을 떠다니는 비밀스러운 개념이 아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지혜는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 주고,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서며, 가정을 돌보는 창조력과 책임과 예술적 재능을 통해서 표현되고 있다. 지혜는 집에 있을 때, ‘선을 행하고’(12절), 부지런히 일하며(13-14절), 근면하게 열심히 일하고(15-19절), 신중하고 관대하며(20절), 사랑하고 창조적이며(21-24절), 강하고 고상하며(25절), 다른 사람들의 복지와 교육과 성장에 관심을 둔다(26-27절). 지혜는 은밀한 마음속(29절)과 공공장소에서 칭찬을 받는다(31절). 그녀의 귀하고도 고상한 성품은 “여호와를 경외한다”는 말씀에 요약되어 있다(30절). 여기서 대하게 되는 구현된 지혜, 삶으로 표현된 지혜, 가정에서의 지혜에 대한 설명은 얼마나 놀라운가?
---「6장 지혜의 가치들: 지혜 있는 자의 말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