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특정 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려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인지 날개에 있는 검은 점의 개수를 보면 무당벌레의 나이를 알 수 있다는 엉뚱한 이야기까지 생겨났다. 관찰력이 뛰어난 아이라면, 이 법칙이 옳다면 왜 한 살이나 세 살짜리 무당벌레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느냐며 한 번쯤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대개 “걔들은 다 숨어 있는 거야.”라거나 “눈에 띄지 않으면 다른 곳에 살고 있는 거야.”라는 어설픈 논거로 아이의 이의를 무시해 버린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이야기가 성인 연령대까지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산타클로스, 이빨 요정 아니면 일각수 따위는 마침내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고 말았지만, 이 무당벌레 가설은 여전히 유효하다.
--- p.14~15, 「Question 1 무당벌레 날개의 반점 개수가 나이를 나타낸다고?」 중에서
슈메털링은 처음에는 애벌레로 살다가 번데기가 되어 고치 안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낸 뒤에 성충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신앙심 깊은 사람들은 이들을 영혼 부활의 상징으로 여겼다. 이미 고대 그리스에서는 처음에는 밤나비(Nachtfalter=나방. 어원적으로 밤(Nacht)에 날개를 팔락거리는 동물(Falter)을 의미함/역자)에게 영혼이 있다고, 나중에는 낮나비에게도 영혼이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고 대 그리스어에서 슈메털링은 ‘프시케(숨, 호흡, 영혼, 생명/역자)’ 및 동명의 여인, 즉 에로스와 사랑을 나누었고 고전적으로 나비의 날개를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 여인 프시케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다. 그러나 심리학이 나비 연구와 같을 수는 없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 p.36~37, 「Question 7 슈메털링은 왜 슈메털링이라 불릴까?」 중에서
근대에 들어서 양집게벌레를 이용한 치료 법은 구식이 되어 버렸지만 이름만은 그대로 가져가 버렸다. 귀꼬집이라는 말은, 잠자는 사람의 귀속으로 이 벌레가 기어들어 가 제 몸 끝에 달린 집게발로 심하게 꼬집는다는 공포의 판타지에 장악되어 버렸다. 누군지 모르지만 이런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세상에 내 놓은 보모를 붙잡기만 하면, 내가 아주 그냥……. 세상 그 어느 귀꼬집이도 그런 짓을 할 까닭이 없을 테니 말이다 .
--- p.128~129, 「Question 38. 집게벌레는 익충일까 해충일까」 중에서
벌침의 독은 그 전설 같은 이야기처럼 치명적이지도 않다. 그리고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이 말벌에 서 너 번 쏘여서 죽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300방 정도면 어쩌면 죽기에 충분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벌은 훨씬 더 강한 독성을 지닌 벌 종류, 예컨대 아시아의 열대 지역에 사는 좀 줄무늬말벌(Vesa affinis) 같은 것이어야 하고, 우리가 그곳 열대 지역에 있을 때 이야기다. 꿀벌의 독성조차도 말벌의 그것보다 더 강하다.
그러므로 살인 괴물이라는 말벌은 실은 천년만년 같이 살아도 괜찮은, 충분히 무해한 우리 동료다. 한마디 덧붙이면 식물에 해를 가하는 벌레들을 몰아내야 할 경우에 말벌은 아주 훌륭한 조력자다.
--- p.138~139, 「Question 41. 말벌에 쏘이면 죽을 수 있다는 데 정말일까?」 중에서
땅굴 속에서 살아가는 설치류는 온화한 겨울을 좋아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바깥에서 충분한 식물성 먹이를 찾을 수 있고, 새로운 번식기가 시작될 때 훨씬 더 많은 동물이 새끼를 낳는다. 쥐들은 추위에 덜 민감해서 뒤늦게 추위가 닥쳐도 번식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고양이를 키우고 돌보는 사람이라면 그 어느 때보다도 고양이를 더 많이 기르고 싶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기후 변화의 가장 큰 승자는 변화무쌍한 날씨에 가장 유연하게 적응하는 동식물이라는 점이다.
--- p.183~184, 「Question 56. 혹독한 겨울이 한 차례 지나고 나면 생쥐나 진딧물 따위의 개체 수가 줄어들까?」 중에서
이런 울타리를 위해 돈을 쓸 때는 매력적인 덩굴 식물에 돈을 좀 쓸 생각도 해야 한다. 금속제 울타리는 다소 흉물스러워 그렇게라도 가리는 게 좋다. 장미, 클레마티스, 여뀌류, 살갈퀴 관목 및 이와 비슷한 식물들은 보기 흉한 구조물을 마법이라도 건 듯 정원을 구성하는 멋진 요소로 탈바꿈시킨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언제든지 긍정적인 측면도 볼 수 있어야 하는 법!
--- p.223, 「Question 56. 맷돼지가 정원에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