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년간 우리 연구실 연구결과는 그러한 비정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가리켰을까? 우리의 발견이 인지기능저하(그리고 더 나아가 다른 퇴행성 신경질환 그리고 대부분의 만성 복합질환)를 예방하고 회복시킬 수 있는 진정한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단일 탄환”이 아니라 “산탄”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럼 이 프로토콜이 어떻게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대해서는 수많은 이론이 있다. 활성산소나 칼슘, 알루미늄, 수은, 아밀로이드, 타우 또는 프리온 또는 뇌의 당뇨(“3형 당뇨”), 세포막 손상, 미토콘드리아(세포의 에너지 센터) 손상 또는 뇌노화 등이 발병기전으로 제안되었지만 수십억 달러를 들인 임상시험 및 약물개발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이어지는 단일 이론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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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각 환자가 인지기능저하를 일으킨 원인을 식별한 뒤, 각 기여요인을 개별화된 정밀의학 프로그램으로 해결하는 역사상 최초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시대에 살고 있다. 대조적으로 이전에 수행되었던 모든 임상시험은 일반적으로 단일약물 같이 미리 정해진 치료법을 획일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에 실제 인지기능저하를 일으키는 요인은 고려하지 않았다. ReCODE가 개발된 지 8년이 지났고, 첫 번째 적용 환자의 인지기능은 개선되었다. 그녀는 여행, 바이러스감염, 일부 구성 요소의 부족 및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총 네 차례에 걸쳐 프로그램을 중단했었고, 매번 10~14일 후에 다시 인지기능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면, 매번 다시 기능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는 매우 잘 지내고 있으며, 여전히 일을 하고 있고, 인지기능측면에서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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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을 “투쟁”이라는 말보다 더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 단어는 거의 없다. 여기에는 생존을 위한 환자의 투쟁, 이를 극복하려는 가족의 투쟁, 치료를 시도하는 의사의 투쟁, 이 질환 자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들의 투쟁 그리고 이 병을 물리치려는 사회의 투쟁이 모두 포함된다.
우리는 이제 막 이 질환과 관련된 기전, 다양한 발병기여요인 그리고 이 질환을 성공적으로 예방 및 치료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시작한 단계이므로 인지기능감소의 예측, 예방 및 회복을 최적화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개선을 보인 환자와 프로토콜을 준수했지만 효과가 가장 적은 환자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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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저항과 연료 결핍의 가능성은 모두 나이 들수록 증가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위험 요소를 분리해서 생각하기는 어렵다. 이전 연구들은 이 인구 집단에서 나타나는 신경 세포의 연료 사용량 감소는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요인이 아니라 병의 결과라고 가정했다. 그들은 알츠하이머에 동반되는 뇌 위축은 단순히 필요한 연료의 양이 적은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이 이론은 유전적으로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들에게 적용하면 바로 무너져 버린다.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흔한 유전적 위험 인자인 ApoE4 대립 유전자 보유자는 30대부터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유사한 뇌 영역에서 뇌 포도당 이용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8 젊은 보유자들은 PET-FDG 검사에서 기억 처리 및 학습과 관련된 뇌 영역이 5~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도 인지기능저하가 나타나지 않는다. 뇌의 포도당 대사 저하는 인지기능저하가 나타나기 수십 년 전부터 진행된다. 이러한 에너지 부족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만성적이고 점진적인 뇌 연료 고갈은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이 점은 우리에게 치료를 위해 개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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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하면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설탕, 전분, 가공식품 같은 단순 탄수화물은 우리 몸이 생산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인슐린을 요구한다. 만성적으로 인슐린 수치가 높다면 우리 몸의 세포들은 ‘그만해!’라고 외치며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을 만들어낸다. 즉, 세포들이 당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 (참고로 뇌에서 포도당 사용이 줄어드는 것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 중 하나이다.) 인슐린은 뇌세포의 훌륭한 영양인자이며, 뇌세포가 살아있을 수 있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슐린에 대한 반응 감소가 알츠하이머병에서 일어나는 신경퇴행과정에 중요하게 기여한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사실, 뇌의 인슐린 저항은 거의 대부분의 알츠하이머병에서 관찰할 수 있다. 결론은 간단하다. 인간은 팔을 파닥거려도 날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몸은 우리가 현재 섭취하고 있는 설탕과 전분의 양을 감당할 수 있게끔 만들어지지 않았다. 결국은 추락한다. (설탕과 전분으로는 추락이 장기화될 뿐이며, 여기에는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당뇨, 심장병, 뇌졸중, 노화, 관절염과 치매가 동반된다.) 다행인 것은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를 측정하면 이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당화혈색소는 조직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에 당 분자가 붙어있는 것이다. 마치 상어에 빨판상어가 붙어있는 것처럼) 만약 당화혈색소 수치가 5.7 이상이면 이미 전당뇨일 가능성이 높다.
--- p. 115
우리 뇌의 무게는 전체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우리의 몸이 필요로 하는 전체 에너지의 20%를 사용한다. 대사 유연성을 최적화하는 고품질 영양소를 포함한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이다. 흥미롭게도 현대 인간의 뇌는 평균적으로 1350cc인데, 진화론적으로 절정이었을 때보다 약 10% 정도 작다. 인류학자들은 약 1만 년 전, 우리 조상들의 생활이 수렵-채집에서 농업생활로 변화하면서 크기가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농업에 의존하면서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가 줄었고, 결과적으로 오늘날까지 여러 영양결핍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가설이 있다.
--- p. 124
단식을 12시간 이상 하면 ‘자가포식(autophagy)’이 일어난다. 이것은 진화론적 치유 과정으로, 자가포식을 통해 세포들이 “집을 청소하고” 아미노산과 미토콘드리아 등 구성 성분을 재활용하게 된다.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손상되고 닳아 해진 세포 내용 물질들은 잡아 먹혀 분해되고 새로운 세포내 구성 성분을 만들기 위해 이용된다. 자가포식은 또한 세포의 배터리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을 증진시킨다. 건강한 미토콘드리아가 신경퇴행변화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자가포식이 일어날 수 있게 돕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영양적 케톤증, 운동, 단백질 제한 그리고 충분한 수면이 있다. 영양적 케톤증을 유지하면 단식을 끝낸 이후에도 신경세포 수준에서 자가포식은 지속된다.
--- p. 132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지방은 케톤체 생성을 도와 알츠하이머병 이전에 나타나거나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나타나는 신경 연료 부족을 상쇄한다는 것이다. 건강한 지방은 항산화제가 풍부한 채식 위주의 저탄수화물 식단, 단식 및 운동과 함께하면 식단만 적용했을 때보다 케톤을 더 많이 생성할 수 있다. 건강한 지방이 많이 포함된 식단은 탄수화물이 많은 식단보다 당 관련 지표를 최적화한다. 100개 이상의 연구를 리뷰한 한 최근의 메타분석에서 탄수화물을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했을 때 당 관련 지표들이 유의하게 개선되었다. 단순히 탄수화물과 포화지방을 줄이는 것만으로 안 된다. 둘 모두를 불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으로 (예를 들어 올리브 오일, 아보카도, 지방이 많은 생선, 견과류 및 씨앗류 등 건강한 식물성 기름) 변경했을 때, 당 관련 지표가 유의하게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단일불포화지방 혹은 다불포화지방 섭취가 5% 증가하면 당화혈색소가 0.1% 개선되었다. 매우 적은 수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연구를 진행한 저자들은 당화혈색소가 0.1% 감소하면, 당뇨의 발병이 22%, 심혈관계 질환은 거의 7%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러 연구에서 지중해 식단에서 인지기능을 개선시키는 요소가 지방이라고 말하며, 심지어 ApoE4 보유자에서도 그러한 결과가 나왔다.
--- p. 156
최종 목표는 장을 치유해서 이러한 음식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소장내세균과증식 혹은 위 운동성 저하 등 위장 기능 장애 등이 있을 때 저-포드맵 식단을 일시적으로 사용한다. 그 외에도 저-포드맵 식단은 하시모토 갑상선염, 다발경화증, 습진, 류마티스 관절염, 섬유근통 등 다른 질환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처방될 수 있다. 또한 발효 음식, 사골국, 남은 음식, 알코올 등 고-히스타민 음식에 과민한 사람들에게도 도움될 수 있다. 저-포드맵 식단을 먹고 있다면 발효 음식 및 프로바이오틱스를 삼가자.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가 포드맵 식품을 섭취하면, 장 미생물에 의해 포드맵이 급격히 발효되어 가스가 생성된다. 이는 복부 팽만감을 유발하고 장의 수축기능을 저하시켜 무른 변 혹은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소장내세균과증식은 본래 대장에 서식하는 세균이 소장으로 넘어갈 때 발생한다.
--- p. 196
유제품은 많은 사람에게 염증을 일으키고, 염증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유제품 사용을 제한할 것을 추천한다. 만약 지금 커피에 크림을 잔뜩 넣어 즐기고 있다면, 매우 가슴 아픈 이야기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여러분의 마음을 이해하며,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대안책들을 제시해보려 한다. 유제품이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전 세계 인구 중 70% 정도가 유당불내증이 있고 그중 대부분은 이를 모르고 산다. 유당불내증은 유아기 이후 유당을 분해하는 능력이 저하된 것을 뜻한다. 유럽 외 지역에서 흔하며, 동아시아인의 90%가 갖고 있다. 유당불내증의 흔한 증상은 복통, 팽만감, 가스 참, 설사 등이다. 조금 덜 알려진 증상으로는 위장 운동성 저하, 오심, 구토, 변비, 습진, 부비동염, 관절염, 근육통, 관절통, 피로, 부정맥, 단기 기억 상실, 두통, 구강 궤양 등이 있다. 곧 다양한 신체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염증이 일어나는 것이다.
--- p. 225
술 종류에서는 찾을 수 없는 건강상 이점을 갖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 한 잔의 양은 5oz(온스)인데, 이보다 더 많이 따르는 식당도 많다. 계량컵을 이용하여 1oz가 어느 정도 인지 알고 있으면 좋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와인은 또한 절제력을 잃게 하고, 더 많이 마시고 폭식하도록 부추긴다. 레드 와인의 당은 케톤증 상태를 깨버릴 수 있다. 건강한 식사 후 마시도록 하자. 와인 한 잔을 마시고 1시간 혹은 2시간 후에 혈당 체크를 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아침에 일어날 때 개운하고, 정신이 맑고, 하루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차면 최고다. 만약에 술 한 잔 하고 싶다면, 혈당, 수면의 질 그리고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기록해 보도록 하자.
--- p. 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