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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는 @ 있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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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는 @ 있다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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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808쪽 | 1136g | 125*195*4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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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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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선물은 받는 사람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게 한다. 이것은 꽃의 힘, 꽃의 마법이다. 나는 늘 이런 꽃의 힘을 더 많이 알고 싶었다. 그래서 어른이 된 지금도 종종 〈꽃의 요정 메리벨〉 주제가를 떠올리곤 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비밀이나 비법, 은밀하게 전수해야 할 것들을 노래로 남기니까 말이다.
---「들어가며_꽃의 요정 메리벨」중에서

손님들이 가득하고 자연스레 매출도 오르니 시장 상인 분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썰렁하던 전통시장이 활기로 가득 찼다. 정말 마법 같은 일이었다. 이 마법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사람들에게 드러내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문화기획자를 아시나요」중에서

1997년, 순천 시민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순천만의 가치에 공감하길 바라며 제1회 순천만 갈대제를 기획한다. 갈대제는 당시 예민했던 환경 이슈를 시위가 아닌 축제의 장으로 풀어낸 사례다. 지역 문제를 일상의 즐거움으로, 자신들의 삶과 연결되는 문화로 승화시킨 점이 놀라웠다.
---「흑두루미와 춤을」중에서

내 손바닥만 한 크기나 될까 싶은 새집 안에는 몇 개의 알이 있었고, 이윽고 날아온 작은 새가 알을 포옥 품었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그저 감탄하며 새삼 내가 생생한 자연 속에 살고 있음을 실감했다.
---「숲으로 한 걸음」중에서

나는 아랑곳의 전공 과정 중 하나였던 ‘숲에서 살기학’을 좋아했다. 이 수업은 인간이 가진 야생의 본능을 일깨우고 스스로의 손으로 삶을 영위하는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하이라이트는 ‘아날로그 포레스트리Analog Forestry’였는데, 스리랑카에서 만든 교육이다.
---「아날로그 포레스트리」중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가 엉켜 있는 도시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또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형사들이 범죄 현장에서 많은 단서를 찾는 것처럼 도시의 문제도 현장에서 단서를 얻어야 한다. 그래서 먼저 저전동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골목을 걷고 사람을 만나며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무엇이 불편한지, 동네 골목마다 어떤 특징과 역사가 있는지 살폈다.
---「정원이란 만능열쇠」중에서

정원은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가 아니라 기꺼운 마음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함께 이야기를 보탤 수 있는 길이 되어주었다. 저전동에서 정원은 그 자체로 지름길이었다.
---「정원으로 가는 지름길」중에서

결국 도시재생을 통한 마을 만들기는 정원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드느냐가 아니라 서로를 돌보는 관계망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할매들의 의자」중에서

그때까지 먹을 수 있거나 보면서 즐길 수 있는 식물만 중요하게 생각하던 내가 부끄러웠다. 눈앞의 이득만 고려하는 인간의 관점이 아닌 생명의 순환이라는 숲의 관점에서 식물을 다시 볼 필요가 있었다.
---「일곱 빛깔 나비들」중에서

개인적으로는 1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주민 모임에서 튤립 구근을 나눌 때가 가장 좋았다. “우리 겨울 동안 잠시 헤어졌다가 튤립이 피는 4월 초에 다시 만나요!” 이런 약속을 나누는 것이 ‘정원마을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식물 도둑을 모십니다」중에서

뿌리내리고 산다는 것은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일이다. 나에게 맞는 곳을 찾거나, 내가 있는 곳을 멋지게 만들거나. 그동안 순천에서 자연에서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들로 내가 사는 저전동을 더 나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골목을 걷는다.
---「지속가능성 앞에서」중에서
아내는 손으로 만드는 일에 대한 흥미를 느끼는 것을 넘어서 그 과정 전체를 알아가고 실행해나가는 데 가치를 두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가 같이 일을 해나간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으리라는 작은 확신이 들었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가 꿈꾸는 ‘어떤 삶’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아내가 뜬금없이 보여준 ‘챈들러앤프라이스’라는 기계의 영상으로 우리의 삶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 p. 9

레터프레스라는 인쇄를 시작하게 된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그 이유들은 시간이 지난 뒤에 붙여진 의식적인 의미 부여일 뿐이다. 솔직히 말해 그 당시 우리를 이끌었던 것은 ‘우연’이었다. 어떤 대단한 뜻이 있어서 레터프레스라는 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내와 나는 한 가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리의 삶이 어떠한 과정 속에 놓여 있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이 무수한 실패의 연속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내는 ‘누구나 한 번쯤은 망한다. 언제 어떻게든 망할 수 있는 게 삶이고 인생인데 뭐든 해보자. 두 손 두 발 다 있고 머리도 있는데 못 할 게 뭐 있느냐’라는 당참을 보여줬다.
--- p. 22

불과 1960, 70년대까지만 해도 활판인쇄는 우리나라에서 활발히 사용되었지만 80년대에 들어 디지털 출판 기술이 발달하면서 급속도로 사양세에 접어들었다. 이렇다 보니 80, 90년대에 태어난 우리 부부로서는 레터프레스가 더욱 생경하고 신기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사람 손으로 한 장씩 종이를 넣어가며 잉크의 색은 어떤지, 그 양은 적당한지, 위치는 올바르게 맞아떨어지는지 등을 확인하며 작업하는 일은 너무나 번거로워 보였다. (…) 그러나 그 ‘번거로움’이 어느 순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버튼만 누르면 인쇄가 되는 세상에서 잉크를 조색해 판에 묻혀 종이에 찍어내는 그 공정이 특별해 보였다. 이처럼 뭐든 빠른 세상에서 한 땀 한 땀 차근차근 해내는 일이라니, 매력적이지 않은가.
--- pp. 29~30

‘다음에 또 올게요’ 하고 재단집을 나서는 순간, 우리는 드디어 해냈다는 마음에 작게 탄성을 질렀다. 너무나 기뻤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아내와 나는 재단된 종이들을 살펴보았다. 반짝반짝 빛이 날 정도로 깔끔한 단면! 정말 만족스러웠고 재단기 성능에 대해 다시 한번 감탄했다. 그날 재단비는 5천 원. 그 5천 원은 그동안 재단이라는 난제로 쌓였던 스트레스를 단박에 날린 우리 인생 최대로 값진 5천 원이었다.
--- p. 46

을지로, 그 삶의 분주함을 뚫고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그날 우리가 호기롭게 들이대지 않았더라면 영영 두려운 곳으로만 기억됐을 수도 있다. 그만큼 우린 인쇄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몰랐고 그분들은 베테랑이었다. 그 벽이 참 높게만 보였다. 그러나 우리가 깨달은 것은, 물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간단한 순리다. 우리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요구하면 누군가 잘못된 점과 고쳐야 할 점을 짚어주며 더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그렇게 직접 부딪쳐가며 을지로의 언어와 생태계를 배우다 보니, 이제는 그곳 사장님들과 함께 뭐든 만들 수 있을 것만 같다. 우리에게 을지로는 가장 든든한 뒷배인 셈이다.
--- pp. 49~50
이주여성은 누구인가. 이들은 자신을 이렇게 명명했다. ‘가난한 집 맏딸’. 익숙한 단어다. 산업화 시기 급격히 빈곤해진 농촌사회에서 서울로 돈을 벌러 간다던 한국의 ‘맏딸’들이 꼭 그랬었으니까.
--- p.17

이주여성들은 한국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기대와 꿈이 좌절되는 경험을 하곤 한다. 이주를 통해 원 가족의 계층 상승을 도울 수 있다는 성공 신화, 드라마 속 삶을 살 수 있다는 환상이 산산조각 나는 경험이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속았다’는 표현을 한다. 하지만 이에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나간다. 새로운 환경이지만, 자신의 삶을 바꿔나가기 위해 무급노동인 가사노동, 출산과 육아, 시부모 모시기, 가내노동(농사)을 수행하며, 동시에 생계비를 벌어오는 역할도 수행한다.
--- p.21

이주여성은 다문화가족의 일원이다. 다문화가족이란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가족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주여성들은 자신들의 생활이 다문화가족의 생활이 아니라고 말했다. 자신이 자라온 문화, 언어, 전통을 모두 버리고 한국문화에 동화되도록 강제당하기 때문이다.
--- p.32

“한국 왔으니까 한국법만 따르라고 해요. 베트남 언어 못 쓰게 하고. 베트남 방송도 못 보게 하고. 베트남 음식 못 먹게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집에서 한국 음식만 먹으라고. 한국 사람도 베트남 음식 좋아하지 않아요? 한국 사람은 다른 나라 갔다고 음식까지 다 바꾸지 않잖아요. 왜 맨날 무조건 베트남 사람한테만 음식이랑 언어랑 친구랑 다 바꾸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 p.33

“제가 좀 알아서 하게 두면 좋겠어요. 저 잔업 많이 해도 150만 원 받았거든요. 근데 남편이 돈을 안 버니까 그거 생활비로 써야 하는데. 그때 시어머니가 너 적금 안 하면 아기 안 보여준다고 해서 힘들어도 눈 딱 감고 매달 50만 원씩 적금했어요. 내 통장 아니고 시어머니 통장에. 시어머니가 확인해야 하니까. (...) 아예 제 생활은 없죠. 친정에는 아예 돈 못 보내고.”
--- p.39

“저 그냥 사람인데. 자꾸 저를 나쁜 눈으로 보는 느낌이에요. 그냥 돈을 주면 나를 살 수 있다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시집온 건 그냥 한 사람과 잘 살아보려고 그리고 제 인생을 잘 살려고 한 거잖아요. 근데 이 사건만 봐도, 무슨 물건처럼, 자꾸 얼마 주면 살 수 있다는 식으로 하잖아요.”
--- p.42

“한국인 며느리라면 싸운 뒤에 막 화해시키려고도 하고 자기 아들 야단도 치고 그러는데, 베트남 며느리한테는 얼마 주면 되냐고, 그렇게 말하는 거야. 도망가는 것도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래서 돈 주면 막 대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내가 말했죠. 어머니 우리 돈 받으려고 결혼한 거 아니에요. 우리 돈 벌려고 한국 온 건 맞지만 남편이랑 결혼해서 더 잘 살아보려고 온 거예요. 그냥 결혼 대가로 얼마씩 돈 받으려고 그런 게 아니에요.”
--- p.63

“진짜 욕하고 때리는 일은 정말 많아요. 몇 대 치는 정도는 그냥 화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요. 근데 그게 심해져요. 나중에 112 신고할 정도면 심각한 거예요. 목을 조르는데 정말 죽을 수 있다고 느끼는 거죠. 근데도 경찰이 와서 하는 말이 사이좋게 지내라고 해요. 몇 번이나 신고했는데도 맨날 와서 하는 말이 사이좋게 지내라는 거예요.”
--- p.66

“이혼하기 전에 개명을 했고 국적 받았어요. 그냥 그걸로 끝이에요. 남편은 안 쫓아내는 걸 다행으로 알라고 말하고. 돈이 없으니까 변호사를 따로 구할 수도 없고. 아기 얼굴이라도 보여준다고 하면 고마운 거예요. 어떤 친구는 남편이 때려서 이혼했는데도 아기 뺏겼어요. 맨날 아기 보고 싶어서 울어요.”
--- p.68

“친구는 평생 시어머니 밭에서 일했는데. 나갈 때 한 푼도 없어. 농작물 판 돈은 다 시어머니 통장으로 들어가요. 집에서 일하는 거니까 월급도 못 받아. 아이 키우고 싶은데 나가서 일해야만 아이 볼 수 있다고 해서 밭에서 매일 일했는데, 결국 헤어질 때 되면 빈손으로 나가는 거죠.”
--- p.69

“다문화가족협의회라고 있어요. 그런데 그 협의회가 남성 중심적이에요. 제가 그래서 회장에게 물어본 적도 있어요. 다문화가족협의회에서 여자는 임원이 될 수 없냐고. 그랬더니 그러더라고요. 여기는 남자만 임원 하는 거라고. 그래서 내가 남자만 의견을 내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차라리 다문화남편협의회라고 이름을 바꾸라고 비꼬기도 했어요.”
--- p.86

“다문화가족 지원이라는 것이 이주여성이 다문화가족 안에서 힘들어도 다문화가족 자체가 그냥 잘 굴러가면 괜찮다는 거잖아요. 그러다가 이주여성이 탈락하면, 그냥 이주여성만 고국으로 돌아가면 되는 거고요. 그러면 다시 이주여성 한 명 데려와서 다문화가족 안에 데려다놓고요. 그럼 나는 뭔가요. 나는 다문화가족의 평화를 위한 희생양인 건가요?”
--- p.87

“저는 제 이름 ○○○으로 살고 싶어요. 근데 다문화가족이란 이름으로 저를 누군가의 며느리, 부인, 엄마일 때만 지원하는 거잖아요. 제가 만약 그 위치를 벗어나면요. 저는 아무것도 지원받을 수 없어요. 저는 그냥 저로 살고 싶어요.”
--- pp. 93~95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옥천 주민의 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지, 어떻게 하면 해결될 수 있는지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누군가의 아내나 엄마이기 전에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 p.100
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충무김밥 원조집은 어디예요?”
하도 많이 들은 질문이라 무심히 적당한 답변을 주워 전하곤 했으나 생각해 보니 새삼 신기하기도 하다. 언제부터 통영항 강구안에 충무김밥집이 이렇게나 많이 늘어서게 되었을까?
---「언제부터 강구안에는 충무김밥집이 이렇게 많았을까」중에서

내가 기억하는 1990년대 충무김밥에는 꼴뚜기 중에서도 제법 큰 것을 꼬치에 꿰어 내놓거나 몇 번 숭덩숭덩 잘라 오징어무침 하듯 만들어 반찬으로 곁들였다. 물론 건어물점의 말린 꼴뚜기를 볶아 낸 것과는 전혀 다르다.
---「충무김밥의 스탠더드」중에서

어디선가 충무김밥이 맛없다고 느꼈다면, 그 이유는 명쾌하다. 저품질 식재료를 썼거나, 만들 때 정성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음식인들 그렇지 않겠냐마는, 특히 충무김밥은 식재료를 다루는 정성이 어느 정도인지 숨김없이 그대로 드러난다. 단순 명료해서 맛있고, 그만큼 잔재주로 맛을 속일 수 없는 음식이다.
---「별거 아닌 듯 별거 있는 맛」중에서

섞박지의 각도는 충무김밥집 할매와 아지매들이 일일이 측정해 가며 잘라 낸 게 아니라, 경험의 공유와 계승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야말로 ‘손맛’이다. 질서 정연하고 반듯하게 썰어 내지 않고, 무를 돌려 깎아 낸다는 느낌으로 숭덩숭덩 넓고 크게 잘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두꺼우면 안 되고 적당히 얇아야 간이 충분히 잘 배어들어 시원한 식감을 자아낸다.
---「섞박지, 15도와 20도 사이」중에서

통영 여행자의 동선마다 충무김밥집이 있다. 통영 여행자의 동반자랄까. 통영에 발을 디딘 여행객을 가장 먼저 반기는 향토 음식이 충무김밥이며, 섬으로 향하는 여행자의 눈에 가장 먼저 보이는 것도 충무김밥 간판이다. 애초에 충무김밥은 뱃사람 또는 여객선 여행객의 간편식으로 탄생했으니, ‘여행자의 음식’이라는 정체성은 충무김밥집이 자리 잡은 위치에서도 알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김밥집이 제일 많은 곳」중에서

충무김밥의 공간은 충무김밥집 실내보다는 충무김밥집 창밖으로 바라보는 항구, 또는 통영 풍경 그 자체다. 동피랑 꼭대기 동포루일 수도 있고, 서피랑 언덕일 수도 있고, 이순신공원 바닷가일 수도 있다. 한산도 제승당을 오가는 카페리 위에서 먹는 충무김밥은 통영 여행의 ‘결정적 순간’이 된다.
---「맛의 완성은 통영 풍경」중에서
중앙시장에도 맛있는 먹거리가 넘치지만, 아무래도 대전역의 명물로 손꼽히는 것은 바로 ‘가락국수’이다. 이 가락국수가 유명해진 데에는 재미난 사연이 있다. 경부선 철도 개통에 이어 1914년에는 대전에 호남선 철도가 개통되었다. 경부선에서 호남선으로 갈아타려면 꼭 대전역을 거쳐야만 했다. 이때 열차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기차가 잠시 멈추었는데, 승객들은 환승을 기다리는 잠깐의 짬을 이용해 승강장에서 재빨리 가락국수를 먹곤 했다. 짧은 시간에 기차역에서 후루룩 먹는 국수 한 그릇이라.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 p.19

한국전쟁 때부터 조성되어 7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역전시장은 대전시의 역사와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주변 지역의 농민들이 기차역과 가까운 대전역 광장에 나와 물건을 팔며 형성된 이 시장은 좋은 농산물이 많아 한때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화려했던 시절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역전시장 골목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점포도 점점 줄어들고 왕래하는 사람도 적어진다.
--- p.27

“우리 집이 산내였는데, 그때는 아주 시골이었어. 내가 중학교 3학년을 댕기다 학교를 중퇴했어. 돈이 없어서. 그때만 해도 철공소 하면 돈을 엄청 많이 번다고 했거든. 그래서 아버지 지인이 추천해줘서 여기 남선기공이라고 있었는데, 거기 주물부로 취직을 했어. 그때가 열일곱 살 때였지.”
--- p.53

과거 남선기공 주변에는 학고방이라 불리던 작은 판잣집이 많았다. 6.25 전쟁 이후에 피난민이 몰려와 대전역 근처였던 원동에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살았던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땅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피난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남선기공이 처음 설립된 1950년 3월 1일, 그로부터 겨우 100여 일이 지난 시점에 한국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그 당시 원동은 전쟁과 가난의 상처가 뒤엉켜 사건, 사고가 줄지어 일어나는 때였다.
--- pp.56~57

“제가 공장 짐 자전거를 타고 작업복 입고 아침에 출근하면, 우리 친구들 중에 충남중학교 다니는 애들이 반갑다고 (자전거) 좋다고 막 그랬어요. 자전거에다가 자기들 가방도 싣고요. 여기 영광교회 옆에 공장이 있었는데, 이제 거기까지 오면 그 애들이 와서 (자전거에 실었던) 가방 들고 학교 가고 그랬던 시절이 있었어요. 저는 그 애들이 참 부러웠죠.”
--- p.93

“예전에 제가 인동 쪽에 기계 제작하는 업체에서 일할 때, 공고에 교사 발령을 앞두고 잠깐 공장에서 일했던 분이 있었어요. 어느 날 그분이 양복을 쫙 빼입고 왔는데, 그날 일하다가 손목이 절단된 거예요. 저는 큰 기계 쪽에서 일하고 그분은 작은 기계를 가지고 일하고 있었는데, 악! 소리가 나길래 보니까 뭐가 휙 날아가더라고요. 그분 손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급히 선병원에 막 이렇게 손을 붙들고 갔죠. 그때가 한여름이었는데 날씨도 우중충하고 그랬어요. 그날 제가 그걸 보고 충격을 받아서 직업을 전환할까 고민도 했어요. 이 일을 하기 싫어지더라고요. 그분이 입원해서 병문안을 가야 하는데 낙심한 모습을 상상하니까 진짜 발도 잘 안 떨어지더라고요.”
--- p.110

잠깐 식사할 때를 빼고 작업시간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퇴근 후에나 다른 공장의 기술자들과 마주칠 수 있었다. 퇴근 후 두부두루치기나 오징어두루치기와 함께 막걸리 한잔 하는 것이 바쁘고 고된 하루를 보낸 기술자들의 낙이었다. 한창 작업할 때는 다들 바빠서 얼굴 볼 시간이 없으니 퇴근 후 술 한잔이 철공소 장인들의 유일한 교류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힘든 노동 후에 담소를 나누며 함께 마시는 술 한잔이 위로이자 행복이었다.
--- p.131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도면 그리는 법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는 장인이지만,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니 제작을 위한 드로잉에도 절로 능통해졌다. 손님의 요구사항을 듣고 종이에 쓱쓱 스케치하고 보여주면, 훨씬 더 빠르고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 장인의 능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도면을 그리는 작업은 손님과의 소통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지만, 개인적인 창작 활동을 할 때 스케치 따위는 필요 없다. 그냥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대로 손을 움직이면 어느새 근사한 철공 작품이 뚝딱 완성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장인의 창작품들이 전송정밀 공장 곳곳에 숨어있다.
--- pp.146~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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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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