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작지만 매력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이 많습니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지금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지요. 이런 책을 쓸 때는 ‘로망’을 후킹해야 한다는 것이 정론입니다. 즉 바다가 보이는 고급 호텔의 라운지를 묘사하면서 ‘다들 현실에 묶여 살고 있을 때, 나는 이렇게나 자유롭게 산다’며 직간접적으로 경제적 자유를 드러내고 선택의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고 강조하지요. ‘더 이상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라거나 ‘원할 때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라거나….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간섭할 상사 없는’ 식의 표현은 상투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나도 너랑 똑같았어. 그런 시절이 있었지’라는 회상은 덤입니다. 슬쩍슬쩍 유혹하며 읽는 이를 자극합니다. 물론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타인을 현혹할 때 장점 위주로 어필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 이 책을 집어 든 독자라면 상처가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로망에 베인 상처가요. 저는 곳곳에 흉터가 남아있는 이들을 한 번 더 현혹하고 싶지 않습니다. 착해서가 아니라 베일만큼 베인 사람들의 기준에 필터링 당하지 않으려면 현실을 이야기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위에서 나열한 로망, 즉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부가 쌓여나가는 삶’, ‘경제적·시간적 자유’가 허상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를 대상으로 합니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만 당신이 타인에게 기억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겠습니다. 사실 마케팅, 브랜딩, 기획 분야에서 제가 노리는 희소한 포지션이기도 합니다. 로망과 후킹이 판치는 시대에 후킹으로 시작하지 않는 책을 써보고자 합니다. 자칫 ‘후킹이 없다고 후킹하는 책’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제 진심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Intro. 퍼스널 브랜딩 그리고 기억되는 글쓰기」중에서
만약 지나가는 사람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제품을 홍보하거나 판촉물을 주며 이벤트에 참여하라거나, 이때 당신에게 붙들린 사람들의 태도는 아마도 이럴 것입니다. “그래, 들어나 보자.”
그들은 일단 심리적인 방어막을 치고 트집을 잡거나 부족한 점을 찾아내려 할 것입니다. ‘선택 권한은 나에게 있고 내 마음에 들려면 너는 노력을 해야 해’라는 맥락 아래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입니다. 심성이 고약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 예를 들면 “이제품은 최고예요. 그러니 내 말을 듣고 이걸 사가세요.”와 같은 전달 방식은 저라도 싫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방어 태세가 나올 수밖에 없지요.
이러한 상황에서는 메시지를 전하는 이도, 받아들이는 이도 쉽게 피로해집니다. 동등한 위치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잘 보이기 위해 애써야만’ 하기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동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 계속될수록 점차 을이 되어갑니다. 게다가 더 잘 보여야 하는 싸움이 시작됩니다.
---「Chapter1. 잘못된 방향의 브랜딩을 추구하는 사람들」중에서
읽는 이를 클릭하게 만드는 ‘후킹하는 글쓰기’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들이미는 방식의 글쓰기’로는 끌리는 퍼스널 브랜딩을 할 수 없습니다. ‘들이민다’는 것은 앞서 말한 자발적인 행동과 정반대의 개념입니다. 전단지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바쁘게 걷고 있는데 누군가 툭 튀어나와 전단지를 쥐여주며 말을 겁니다. 무언가를 홍보하려는 목적이지만 우리 대부분은 귀찮아하지요.
‘자발적인 관심’과 ‘들이미는 방식’이 정반대라는 것을 이해했나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들이미는 방식’이 옳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어났습니다. 이는 온라인의 특성과 관련있는데요. 온라인의 특성상 ‘숫자’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자주 드는 예가 있습니다.
강남역 한복판에서 소리를 질러봅시다. 많은 이가 돌아보겠지요? 그리고 다들 ‘뭐야?’라는 반응을 보이고는 제 갈 길을 갈 겁니다. 이 행동을 온라인에서 해봅시다. ‘조회 수’가 높아지겠네요. 길거리에서 수많은 사람이 돌아본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이때, 오해가 생겨납니다. 조회 수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눌러 봤네…!’
---「Chapter1. 잘못된 방향의 브랜딩을 추구하는 사람들」중에서
리뷰형 콘텐츠의 방향은 ‘내 생각을 기록하는 사람’에서부터 시작하여 ‘타인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느 정도의 경력이나 실력이 있다면 후자로 시작해도 무방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전자인데 후자인 척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생각을 기록하는 것과 타인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 중 어떠한 방식을 고르던 ‘깊이’에 대한 고민은 필수입니다. 이는 퍼스널 브랜딩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은 잠시 내려두고 일단 시도해보세요. 방향 설정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일단 무엇이라도 해보는 겁니다.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됩니다. 애초에 정답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답을 고르고 싶다고 고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식 투자는 ‘투자하지 않는다’라는 선택지가 있지요. 때로는 그 선택지가 정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험에 있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는 선택지가 정답인 경우는 없습니다. 이거 해봤자 반응 없으면 내 시간과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지요. 경험이 남잖아요.
---「Chapter2. 퍼스널 브랜딩과 일기장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중에서
앞서 몇 번이나 반복해서 말했지만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을 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해도 상위 0.1%의 성적, 외모, 재력 등으로 브랜딩이 된(유명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그러지 못하지요. 그런 성취를 만들어내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소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부터 시작해보자는 것입니다.
이럴 때 전문성이 없는 이도 괜히 허세를 부리지 않고 어떠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면 충분히 끌림 포인트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매 글마다 본인의 약력을 도배하는 글과는 차원이 다른 끌림입니다. 명심하세요. 대단한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는 욕망을 붙잡을수록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합니다. 표현방식과 메시지의 거리감이 다르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힘을 빼세요. 그러면 글쓰기 난이도가 상당히 낮아집니다.
---「Chapter2. 퍼스널 브랜딩과 일기장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중에서
한번 생각해볼까요. 오늘만 해도 서점에 수없이 많은 책이 새로 나왔을 겁니다. 그중 단 한 권이라도 제목을 아는 책이있나요? 아마 없을 겁니다. 오늘이 아니라 어제로 시점을 바꾸어봐도 그대로일 거고요.나조차도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데 타인이 내게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결코 이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나에 대한 타인의 무관심. 이를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상처받지 않고 꾸준히 해나갈 수 있어요.
‘나에 대한 타인의 무관심은 당연하다’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난 뒤에는 그 이유를 차분하게 분석해보아야 합니다.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요. ‘내’ 존재를 모르거나 또는 ‘내 글’에 끌림이 없기 때문입니다
---「Chapter3. 의도와는 다르게, 반감을 일으키는 글」중에서
우선 ‘나라는 사람을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속에 숨겨진 욕망을 적나라하게 들춰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보여주기 싫은 숨겨놓고 싶은 욕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퍼스널 브랜딩을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에 뛰어드는 상황인지도 모릅니다. ‘퍼스널 브랜딩으로 퇴사 이후 1년 만에 월수입 천만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식의 문구에 꽂힌 거지요.
퍼스널 브랜딩에 관한 당신의 로망은 아마도 이럴 것입니다. “꾸준히 나를 좋아하는 팬이 늘어나고 자연스레 수입이 늘어나면 책도 쓰고 상품도 기획해야지. 가끔 강의도 나가고 말이야. 내 이야기가 세상에 꾸준히 재생산되어 자연스럽게 영향력이 커지면 좋겠다. 협업 수가 많아지면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거야.”
이런 로망이 있다면 ‘욕망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지 못 합니다. 절대로 못 하지요. 그럼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일단 힘을 빼세요. 한 달 정도의 브랜딩 글쓰기로 탄탄대로가 열릴 거라는 환상이 있다면 그 믿음을 내려두세요. 과한 욕심입니다. 단 기간 열정을 쏟아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그 ‘자리’의 가치는 별 볼일 없을 겁니다.
---「Chapter5. 퍼스널 브랜딩 실전 디테일, 시나리오」중에서
제로 베이스가 아닌 사람들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정보를 전달한다는 강박이 있다는 것입니다. 무언가 알려주고, 짚어주고, 도와주는 것이 본인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섬세하게 모든 것을 하나하나 알려주려는 태도는 한계가 있다는 말입니다. 크게 두 가지 한계가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지식 전달형 글은 특성상 쉽게 대체된다는 것입니다. 앞서 강조했던 것처럼 지식 그 자체는 특별할 수가 없습니다. ‘스크리브리너’처럼 특정 프로그램의 사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많은 포스팅이 내용적으로 다를 수가 없는 것처럼요. 다른 사람의 글과 내 글이 다를 바가 없기에 나라는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지식 전달형 글로 롱런하고자 한다면 압도적인 퀄리티와 발행량으로 그 분야에서 권위를 획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이 해낼 수있는 수준이 아니지요.
두 번째로 눈치 보는 글을 작성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이렇습니다. 영화관에서 막 영화를 보고 나오는 아이가 있습니다. 신이 나서 영화에 대한 감상을 재잘거리기 시작합니다. “이 장면이 가장 멋있었고 그 장면은 지루했어.” 눈치 보지 않고 말합니다. 듣는 이가 이야기에 관심을 보인다면 더 신나서 계속할 것 같습니다.
이는 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법이나 표현이 잘못돼도 지적하지 않고 관심을 기울여 듣는다면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글을 쓰는 이가 읽는 이들의 눈치를 보며 ‘아, 초보자에게는 설명이 부족한 글 같은데’, ‘이 부분은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한다면 글의 흐름이 멈칫하게 되지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글이 상대적으로 얕아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Chapter5. 퍼스널 브랜딩 실전 디테일, 시나리오」중에서
Q. 소통하는 사람도 늘고 글도 어느 정도 써서 올릴 자신이 있는데 돈은 벌지 못하겠어요.
A. (…) 소통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수익화가 되지 않는다면 내가 제공하는 정보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돈을 받는다는 행위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더 준비가 필요해’라는 생각이 지속되는 것일지도요. 괜찮습니다. 빌드업의 시기를 겪는 것일 뿐이니까요. 다만 어느 정도 퀄리티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면서도 수익화에 머뭇거리고 있다면 구독자/팔로워/이웃에게 질문을 받거나 설문을 받아보기를 권합니다.
내 글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가 필요한지 알려달라고 하는 겁니다. 질문이 하나둘 쌓일 겁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답변해줄 수 있는지 아니면 대행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있을 수도 있지요.그때 자신감이 생깁니다. 먼저 ‘이것 팝니다’ 하며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요청에 따라 서비스를 기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들에게 들이미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니까요.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심리적인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집니다. 어느 정도 실력은 있는데 수익화하기 어렵다면 도전해보기 바랍니다.
---「Q&A. 질문과 답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