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이 경험하는 정서적 불안정은 아동의 전반적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인 긍정적 자아 개념과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적인 정서적 불안정은 학습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대인관계에서도 효능감을 느끼지 못하면서 낮은 자아존중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낮은 자아존중감은 경계선 지능 아동의 가정과 학교, 학습 장면 그리고 또래와의 경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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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능 아동에게 통제보다는 대처를 가르치는 것이 더 효과가 있으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을 습득하게 돼 일상생활에서도 훨씬 적응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된다. 다만, 경계선 지능 아동의 경우 일반화 능력이 부진하여 한 번 배운 기술을 다양한 사회적 장면에 유연하게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사회 기술을 상세히 알려준 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리허설을 통해 연습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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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인지행동놀이치료(Cognitive Behavior Play Therapy) 프로그램에서는 생각-감정-행동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경계선 지능 아동이 자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하나의 극단적인 사고가 아닌, 유연하고 다양하게 사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즐거웠던 일을 떠올려 이를 활동으로 연결해 봄으로써 아동의 정서, 행동의 변화를 도와줄 수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겪는 섭식과 수면 문제 역시 실제 성공계획표를 통해 성공 경험을 내재화하고 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기 효능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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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분노라는 감정은 나쁜 것이 아니다. 기쁨, 슬픔, 무서움, 창피함과 같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이다. 화, 분노가 났을 때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건강한 행동, 건강하지 못한 행동으로 평가된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화가 날 때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과 ‘화가 났을 때도 나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활동은 분노의 감정을 의인화하여 아동과 분노를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자신과 분노를 분리해서 생각할 때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분노를 폭발하는지, 어떻게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지, 분노 폭발의 결과는 어떤지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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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각(Social Perception)은 사회의 규칙, 규범, 역할 등을 포함하는 사회적 단서들을 지각하고, 사회적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여 추론하는 능력이다. 또래 관계나 집단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지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적 상황에서 주어지는 여러 단서(예를 들어, 사회적 역할이나 사회적 규칙 등)를 지각하고 판별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사회적 맥락 자체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지각의 손상은 사회적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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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능 아동은 상황 판단과 대처능력이 부족하므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이에 대해 저항하지 못한다. 오히려 이러한 행동이 순하고 양보심이 많은 아이로 인식되어 칭찬을 받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자신에게 잘해주는 대상에 의존하거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도 높은 편이라 싫더라도 자기 생각이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한편으로는 상황에 적절하게 자신의 욕구를 지연시키지 못하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매우 까다로운 아이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관계의 미성숙함과 부적절성은 대등하고 건강한 또래 관계의 형성을 방해한다. 경계선 지능 아동이 거절하기 기술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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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및 교사가 원하는 것이 아동과 함께 ‘뭔가를 배우는 것이 즐거운 시간’, ‘배움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공유하는 건강한 관계’가 목표라면 일차적으로 학습능력보다는 학습 태도에 긍정적인 피드백과 칭찬을 해주는 것이 중요해요. 이를 위해서는 10개 중 7개를 틀렸을지라도, 학습 과정에서 중간마다 “오늘은 정말 하기 싫을 텐데 그래도 잘 참고 3번까지 풀고 있구나”, “오늘은 필기구랑 필요한 책도 혼자서 준비하고, 대단한데”라며 아동의 학습 태도에 미소와 칭찬을 보내 보세요. 다음의 표처럼 내가 관찰한 우리 아이의 건강한 학습 태도를 찾아보고, 이를 어떻게 칭찬하고, 격려해 줄 수 있는지 적어본 후 일상생활에서 적용해 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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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없는 아이,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아이’라면, 적극적인 주변의 도움이 필요해요. 왜냐하면 모든 아동이 24시간 매분 매초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는 일을 하지는 않죠. 어떤 순간에는 다른 사람들과 친밀하게, 또 어떤 순간에는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아이예요. 또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욕구 또한 남들과 다르지 않죠. 다만 눈치 없고,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는 것은 친구의 미묘한 감정 차이나 주변 상황의 변화를 민감하게 알아차리는 능력이 부진하고, 공감하고 격려하는 등의 친사회적 기술이 부족함을 말하는 것이지요. 부진하고 부족한 능력은 ‘제한’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 연습’을 통해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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