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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김경율의 '노빠꾸' 인생

회계사 김경율의 '노빠꾸' 인생

리뷰 총점9.3 리뷰 11건 | 판매지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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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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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86g | 140*205*20mm
ISBN13 9791197938801
ISBN10 11979388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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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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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잠들 수 없던 밤, 적막의 새벽. 이불을 뒤집어쓰고 어둠 속에서 총소리와 비명 소리를 들었던 광주 시민들의 삶은 이전과 같을 수 없었다. 세월이 흘러 그때의 사람들이 사라지고 그때의 정신마저 퇴색한대도 그들이 삼킨 눈물과 비명은 가슴에 고스란할 수밖에 없다. 나는 아직도 축제의 불꽃놀이를 즐기지 못한다. 밤하늘을 수놓는 아름다운 불꽃들, 그것들이 터지는 소리가 ‘그날’ 새벽 내가 이불 속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숨죽인 채 들었던 소리와 같기 때문이다.
---「광주, 그리고 5월」중에서

‘조국 사태’를 기화로 30여 년의 학생 운동-시민운동 경험을 돌아보며 분노도 하고 절망도 했다. 이른바 586 운동권들, 과거에 학생 운동을 했다는 사실을 훈장처럼 내걸고 정치판과 시민운동 판에서 거들먹거리는 자들을 미워하며 경멸했다. 미움이 깊어져 과거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으로까지 치닫기도 했다.
하지만 글을 쓰며 기억을 돌이켜다 보니 그때 운동권 친구·선후배들이 아니었다면 내 삶이 얼마나 피폐했을까를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아마도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정상적으로 대학 생활을 이어 가지 못하고 도태되었을 것이다. 내가 코맥 매카시의 소설 『더 로드(The Road)』를 자주 떠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저히 더는 견딜 수 없다 싶을 때, 이제 끝이다 싶을 때, 어김없이 나를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다. (중략) 설령 후배를 운동권으로 ‘포섭’하겠다는 목적이 있었을지라도, 그들은 인간적이고 헌신적이었다. 고작 스물 한둘에서 서너 살, 선배이거나 친구이거나 다 같이 어렸던 그들이.
---「서울, 그리고 신촌」중에서

경제 구조의 문제, 법관들의 이해 부족 등이 고학력 사기꾼들에게 끝없이 먹잇감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 자본 시장의 큰 불행이다. 일반 대중의 무지 혹은 무관심도 문제다. 현실에서는 숫자와 관계도만 나오면 질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도 30분만 꼼꼼하게 설명을 들으면 ‘무자본 M&A’ 정도는 다 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윤리 의식에 대한 감각이 철저히 마비되어 있을 것! 그리고 ‘주먹’을 쓰는 이들과 호형호제 정도는 하고 있을 것!
---「벤처 기업 팽창기, 무자본 M&A와 사모 펀드를 배우다」중에서

여기 이 숫자는 저기 이 숫자와 일치하고 이것은 여기와 저기의 합이고....... 감사 조서는 거의 숫자이기 때문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연관식이 있었다. 등줄기로 소름이 와삭 돋았다. 그때부터 눈이 빠져라 하나하나 짚어가며 숫자의 사슬들을 풀기 시작했다. 한 달 반을 고장 난 시계를 고치는 수리공처럼 집요하게 매달린 결과....... 유레카! 내용이 비거나 숫자가 제각각인 부분이 확인되었다. 무엇보다 법원에 제출된 조서와 금감원에 제출된 감사 조서가 일치하지 않았다. 조작을 하려다 보니 구멍이 많았다. 조서 자체가 이미 진실을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징어 게임’ 그리고 ‘쌍차’」중에서

나는 왜 그렇게 열렬히 싸웠을까? 무슨 동기로 내 시간과 돈을 쓰고 몸을 갈아 넣어가며 싸움에 매달렸을까? 누군가 나에게 물어 본다. 나도 나 자신에게 물어 본다. 내가 그렇게 정의로운가? 솔직히 대답하자면 나는 내가 그렇게까지 정의로운지도 모르겠고 대단한 동기를 가졌는지도 알 수 없다. 실제로 어떤 일이 닥쳐왔을 때 그다지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내가 왜 이러는지 답을 알지 못한 상태로 저절로 그리 되어버리는 것이다.
---「프로페셔널 스켑티시즘(skepticism), 의심하고 검증하라」중에서

2019년 9월 29일, 그날 새벽의 글 한 편은 내 인생의 모든 것을 바꾸었다. 20여 년간 맺었던 인간관계가 끊기면서, 나는 고립되었다. 하지만 고립은 재생(再生)의 기회이기도 했다. 나는 다시 살기 위해 죽어야 했던 것이다. 이전에도 끊임없이 싸우고 있었지만 내 존재가 ‘싸우는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하지 못하고 살았다. 그런데 조국 사태 이후 내 의지와 별개로 만들어진 상황이 끝없는 전투력을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자의든 타의든 내가 갇혔던 매트릭스(Matrix)에서 빠져나오면서 역사와 이념 등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들이 달라졌다. 예전에 옳다고 믿었던 것들이 더 이상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아픈 자각과 함께 옳고 그름의 의미가 변해버렸다. 과연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2019년 9월 29일, 그날 새벽」중에서

나는 ‘깨어 있으라’는 말을 좋아한다. 인생 70년을 산다고 할 때 69년을 제대로 살았더라도 1년을 허투루 살면 말짱 도루묵이다. 586세대가 민주화 성과를 운위하는 것은 이미 시간의 파고에 휩쓸려 흘러갔다. 이제는 과거의 공적을 말할 때가 아니라 젊은 세대를 위해 조용히 역사의 저편으로 물러날 때다.
---「윤미향과 대속(代贖) 의식, 그리고 시민 단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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