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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고전학 총서 1차 세트

지역 고전학 총서 1차 세트

[ 전10권 ] 지역 고전학 총서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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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922쪽 | 128*188*80mm
ISBN13 9791128866531
ISBN10 1128866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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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0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맑은 밤에 휘감아 도는 달빛을 가장 사랑하나니
좋은 비에 젖은 산의 마음을 바야흐로 보노라.
고요히 이 안에서 한가로이 나이 들어 가노라니
만종의 녹이 날개에 매인 깃털 하나보다 가벼워라.

次洪木齋韻 題寄石堂黃上舍二首 其二首
月華最愛淸宵? 山意方看好雨經
靜向此中閒送老 萬鍾系翅一毫輕
(≪가암 시집≫, 전익구 지음, 김승룡 최금자 옮김)
---「홍목재의 시에 차운해 석당 황 상사에게 부치다 2수 중 제2수」중에서

고전은 시간과 공간에 의해 1차적으로 규정을 받으며, 지금 이곳을 우리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로 전달할 수 있는 텍스트를 말한다. ‘고전’은 역사적으로 상대적인 개념이므로, 고정불변의 권위를 특별히 갖지는 않는다. 보편성을 갖는다고 여겨지는 텍스트들의 경우, 그것이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것은 여전히 지금 여기의 문제를 논의하는 데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를테면 ≪논어≫가 고전일 수 있는 이유는 ‘공자의 ≪논어≫’라서가 아니라 지금 이곳을 위해 ≪논어≫ 속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이며, ≪사기≫를 읽어야 한다는 것도 ‘사마천의 ≪사기≫’라서가 아니라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인간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고전 목록’이 시기별, 주제별로 제작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고전은 철저하게 ‘지역’에 복무한다. 지역은 지금 이곳의 다른 말로서, 시간과 공간으로 규정되는 인간의 삶 자체를 뜻한다. ‘지역’을 특정 공간으로 한정해선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지역’을 중심과 상대되는 주변으로 환치해서도 안 된다. 중심도 지역이요, 주변도 지역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역’을 인간의 삶이 실질적으로 구현되는 장소, 시간과 공간의 좌표에 의해 구분되는 인간적, 인문적 영역으로 이해한다. 곧 특정한 장소는 상상의 중심에 의해 주변화한 곳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시간과 공간에 의해 규정된 사람들의 삶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에서 생산된 텍스트, 특히 한문 고전은 무엇이든 의미가 있다. 모두 특정 주체들의 이성과 감성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문 고전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 안에 우리 전통의 삶이 지혜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지역은 한글이 일상어가 된 근대 이후에도 한문 고전을 생산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 지점도 주목한다. 지역의 한문 고전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삶을 보여 주는 텍스트였던 것이다. 우리가 ‘지역’과 ‘고전’을 하나로 붙이고, 지역의 모든 인문적, 인간적 생산물을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곳’의 다른 말로 ‘지역’을 주목하고, ‘이곳’에서 생산된 한문 고전을 텍스트로 읽고자 하는 데에는 더욱 중요한 사고가 바탕을 이루고 있다. 바로 인간의 생명 그 자체를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하는 태도다. 살았던 것/살아온 것/살아갈 것은 모두 존중받을 필요가 있으며, 이들에 의해서 생성된/생성되고 있는/생성될 텍스트는 모두 평등한 가치를 부여받아야 한다. 학연이든, 지연이든, 권력이든, 소용(所用)이든, 그 어떤 이유로도 생명(우리는 문헌도 하나의 생명으로 간주한다)에 대해 차별할 근거는 없다. ‘지역’의 편언척자(片言隻字)조차도 의미 있다고 여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기≫를 짓기 위해 산천을 거듭 다녔던 사마천의 마음과, 조선 팔도를 수차례 걸어 다니며 작은 구릉과 갈래 길도 세세히 살폈던 김정호의 생각을 떠올려 본다.

이제, 우리는 ‘지역’에서 생성된 텍스트에 생명을 불어넣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그동안 이들은 ‘생명 없는 생명체’였으며, ‘고립된 외딴섬’이었다. 비록 미약하지만 이후로 하나씩 ‘살아 있는 생명체’가 될 수 있도록 소중하게 발굴하고 겸손하게 살피고 애정으로 복원해 21세기 한국 사회의 지적 자산으로 확보하고자 한다. 그 방법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하나씩 ‘고전’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것이다. 우리는 저들이 우리의 곁에 존재했건만 아직 손대지 못했음을 반성한다. 이후 복원된 생명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훌륭한 인간적, 인문적 세계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많은 분들의 동참을 기다린다.

2022년 8월
지역 고전학 총서 기획 위원회
---「<지역 고전학 총서>를 기획하면서」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가암 시집』

경북 예천 지역의 선비 가암 전익구의 시를 81수를 모두 소개한다. 그는 평생 관직에 진출하지 않고 정도응, 홍여하 등과 교류하며 상주 우산 근처에서 학문과 시문에 힘썼다. 자연스럽고 구속됨이 없는 시는 그가 평생 견지한 수양의 자세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관복암 시고』

19세로 요절한 조선의 천재 시인 관복암 김숭겸. 유학과 문장으로 명망 높은 집안에서 태어나 빼어난 시적 재능을 보였으나 병약한 몸으로 약관도 넘기지 못했다. 13세부터 19세까지 지은 시만으로 조선 시문학사에 빛나는 족적을 남겼다. 그의 시 242제 299수를 모두 실었다.

『금강산 관상록』

근대 통도사의 선승이자 시승이었던 구하 스님의 금강산 여행기와 관상시들을 소개한다. 금강산 내의 각 사찰과 소장 유물, 부속 암자 등을 상세히 밝히고 순례자의 눈으로 바라본 금강산의 모습을 경건하고 엄숙하게 묘사한다. 조선 불교 시승의 맥을 이은 구하의 풍부한 시학과 한문학적 소양이 잘 드러난다.

『목재 시선』

17세기 조선 학자 목재 홍여하의 시 97수를 엮었다. 그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명의 멸망과 청의 등장이라는 대격변 속에서도 영남의 학풍을 진작하고 계승하기 위해 애썼다. 혼란의 시대에 올바른 학자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애쓴 당대 지식인의 고민이 시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서천 시문선집』

유학을 통해 국권 회복을 이루고자 했던 지역 선비 조정규가 중국을 다녀오며 기록한 일기, 시, 필담, 편지글, 제문을 골라 소개한다. 근대 전환기의 혼란한 상황 속에서, 유학자로서의 현실 인식과 대응, 지역 학자들의 인맥 관계, 동아시아에 대한 인식을 읽어 낼 수 있다.

『양포유고』

양포(楊浦) 최전(崔澱)은 율곡 이이의 제자로서 신동으로 유명했고 신흠, 이항복, 이정귀는 그의 시를 흠모해 이백에 견주었다. 명나라에서도 그의 시집은 절찬을 받았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그를 모른다. 22세에 요절해 자취가 끊긴 조선의 천재 시인을 다시 찾았다.

『이재 시선 1』

호남 선비 황윤석의 일기 ≪이재난고≫ 가운데 중요한 시들을 가려 묶었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18세기 지방의 세태와 도시적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던 한양의 분위기를 함께 읽을 수 있다. 첫 권에는 가장 젊은 시절의 작품 99수를 수록했다. 과거 공부를 통한 입신출세와 학자로서의 삶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뇌하는 청년 황윤석을 만날 수 있다.

『죽오 시선』

18세기 울산을 대표하는 학자 죽오 이근오의 시를 엮었다. 울산 최초의 대과 급제자였으나 세가 약한 영남 출신으로서의 한계를 느낀 그는 낙향해 학문에 힘쓰는 한편 후진 양성에 매진한다. 지역 선비가 느낀 좌절과 이에 대한 극복, 조선 후기 울산 지역의 모습과 영남파 학맥의 연원을 살필 수 있다.

『회봉 화도시선』

조선 후기에 태어나 대한 제국기, 애국 계몽기를 거쳐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회봉 하겸진. 그는 1700여 수에 가까운 한시를 남겼으며, 다양한 저술과 시로 일제 강점기 종식되어 가는 한문학의 장을 풍성하게 했다. 그가 도연명의 시에 화운한 화도시를 모았다. 일제 강점기, 꺼지지 않은 우리 한문학의 자취를 살필 수 있다.

『후산 시문선집』

근대 한문학자 후산 정재화의 문집 ≪후산졸언≫에서 시 108제 170수를 완역하고 문 세 편을 뽑아 옮겼다. 일제 강점기부터 광복과 6·25 전쟁, 유신 등 격변의 시대를 살면서 근대화를 거부하고 전통을 지켜 나간 올곧은 유학자의 고뇌와 개화기 이후 단절된 근대 한문학의 맥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영남 지역의 학통과 각 학자들의 교유 관계를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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