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인사가 비즈니스의 중심에 있고, 그래야만 한다'라는 확고한 철학이 있었기에 한 인사부장의 비밀 리포트가 대대적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장의 객관적 목소리를 담고 있고, 논리가 있고, 통찰력(Insight)만 갖추고 있다면, 누가 작성했건 정식 보고 절차를 거치지 않았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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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큰 변화에 직면했을 때 그들은 인사부 수장(首長)을 가장 먼저 선발하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수준에서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기준을 두고 타협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1, 2년 안에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자신들의 눈에 맞는 최고의 적임자를 선발할 때까지 인내하면서 기다린다. 당연히 그에 상당한 대우도 해준다. 이 모든 것은 바로 HR이 전체 조직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철학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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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조직 전체의 인사 전략이나 비즈니스 플랜이 인사부의 주도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오너나 대표이사의 톱다운 지시에 의해 방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p.22
다국적기업의 인사 시스템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마디로 인사부의 본질적 존재 이유에 대해서 끊임없이 토론하고 스스로의 정체성(Identity)을 정립하는 데 상당히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과 고민은 철저하게 인사부 주도적으로 진행하면서 언제나 비즈니스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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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인사팀이 일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냥 필요하면 사람 뽑고(Hire people), 때가 되면 월급 주고(Pay for people), 내보낼 사람 있으면 해고하는 것(Fire people) 말고는 인상적인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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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기업은 HR 조직의 문을 닫아야 한다. 그러나 HR이 그 값을 해준다면 우리는 그들과 계속 함께해야 한다”. 세계적인 HR 연구학자 데이브 울리치(Dave Ulrich) 교수의 말이다. 뜬구름을 잡거나 무대 뒤에서 그저 묵묵히 열심히 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모습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이제는 쇄신을 고민해야 할 때다.
--- p.25
어느 정도 외형적 성장의 가속도가 붙은 스타트업 기업은 대부분 대기업의 조직 형태와 운영방식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스타트업에 시선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양자 모두 결론은 대부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서로 잘못된 부분을 카피해 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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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기하급수적 성장의 이면에는 모방이 쉽지 않은 그들만의 색깔 있는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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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일구어냈던 이들이 사람을 뽑을 때면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절대 타협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들이 지향하는 문화와 궁합이 맞는지를 확인한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과는 달리, 오래전부터 다국적기업들은 조직 문화, 조직 개발, 커뮤니케이션, 변화 관리팀을 만들어 이 영역에 집중했고, 최근에는 최고 문화 책임자(Chief Culture Officer)라는 직책까지 만들어내 문화를 창조하고 확산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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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우리 기업들은 민첩하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변신하기에는 상당히 버거운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수직적인 위계 조직과 보고 체제가 남아있는 한 유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수적인 기업문화가 여전히 지배적이다. 선진 사례의 씨앗을 들여와도 현재 토양에서 건강하게 뿌리를 내릴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변수는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임원들의 외적 메시지가 아닌, 내재된 철학과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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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CEO의 지시만으로 이루어지는 추진 전략은 역동성을 떨어뜨린다. 긴장감은 조성할 수 있지만 경직성 또한 무시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효력은 저하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지 구체적인 실행법을 고민해야 한다.
--- p.34
“당신이 만약 의사 결정권자라면 인사부 수장의 자리에 누구를 앉혀야 할까?” “당신 회사의 인사책임자가 공석이어서 새로 충원을 해야 한다면 어떤 역량을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인가?” “지난날 인사 조직의 잘못과 시행착오를 뒤로하고 새 판을 짜야 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선발할 것인가?” “과연 누구를 인사 전문가라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
--- p.38
여러 글로벌 총책임자 가운데에서도 가장 '찐'인 리더가 있었다. 내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직원들에 대해서 진정으로 경청하는 것, 그리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흔들림 없이 강조했다.
--- p.41
'의인물용 용인물의(疑人勿用 用人勿疑)'라는 말이 있다. '의심하는 사람이면 쓰지를 말고, 쓰는 사람이면 의심을 하지 말라'라는 뜻이다. 명확한 방향을 수립하고, 확신을 갖고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확실한 자신감을 갖고 사람을 선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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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원을, 특히 리더들을 피도 눈물도 없이 매정하게 잘라버리는 세계적인 유수의 다국적기업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결과론적으로만 보면 그들은 사람을 잘도 해고시켜 내보내지만, 20여 년의 세월 동안 사람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일단 먼저 뽑고 써보자는 접근을 했던 사례는 단 한 건도 보지 못했다.
--- p.58
결국은 지원자가 왜 우리 회사를 선택했고, 제대로 우리를 이해하고 있는지, 정말 고용할 차별화된 가치가 있는지를 변별할 수 있어야 한다.
--- p.63
기업의 리더들이 죽더라도 꼭 기억해야 할 영어 단어의 뜻이 있다. '인터뷰(Interview: 면접)'이다.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 독자들은 다 알겠지만, 이 단어는 Inter(사이, Between)와 View(보다)라는 두 개의 단어가 합성된 단어이다. 즉,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서로 바라보고 체크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난 20여 년 동안 만난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시장의 고수들-핵심 인재들-은 인터뷰를 할 때 반드시 면접관의 질문과 일거수일투족을 통해 내가 가도 되는 회사인지 아닌지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 p.64
훌륭한 경영철학과 인품에도 불구하고, 현업부서 관리자는 비즈니스 성과를 올리는 부분만 집중하게 만들고 인사, 조직 관리에 이슈가 있을 때면 오직 인사부 직원들만 닦달한다. 시대가 변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혁신적인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막상 그 핵심 인재가 조직에 적응하면서 겪은 각종 기회비용을 인정하는 것에는 매우 인색하다. 지금 당장 현업에 투입되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니 이 관리자들이 좋은 사람 선발하고, 고충 해결해 주고, 직원들 성장시키고 성과 관리하는 일은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구시대 착각에 빠져 있게 된다.
--- p.66
사전 서류심사에서부터 신규 인력이 조직에 안착할 때까지 총 4단계로 구성된 '신(新) 인재 확보 로드맵'을 그렸다. 이 '로드맵'은 크게 사전 심사 및 선발(Pre-Screening), 본격적인 선발 프로세스(Selection Process), 고용 제안 단계(Offer Stage and Pre-onboarding) 그리고 입사 및 적응 단계(Onboarding)로 구성이 되어 있다.
--- p.67
좋은 직원을 선발한다는 것은 마치 저축을 하는 것과 같다. 좁디 좁은 땅덩어리에 턱없이 부족한 천연자원이라는 태생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단연 인적자원의 힘이었다. 기업 현장에서도 바른 채용을 통한 인재 확보가 비즈니스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이는 드물 것이다. 그렇지만 또 생각만큼 이 문제에 절실한 관심을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의 최고 인재 스무 명을 빼앗긴다면, 우리는 그저 평범한 회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라고 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Bill Gates)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p.71
그렇다면 평판 조회를 제대로 했다면 리스크를 줄이고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까? 그렇다.
--- p.74
어세스먼트 센터는 그 용어와 개념 모두 국내 비즈니스 리더에게 여전히 생소한 게 사실이다. '센터'라는 단어가 붙었다고 해서 무슨 시설이나 장소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물리적인 공간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쉽게 말해서 어세스먼트 센터는 중요한 리더십 포지션의 인재를 충원(채용)하거나 내부적으로 선발(승진 심사도 포함)할 때 활용하는 종합적이고 심층적인 선발 도구라고 말할 수 있다.
--- p.78
그런데 문제는 실리콘밸리에서 온 'OKR'이 한국의 '테헤란밸리'에서 길을 잃고 심하게 방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 p.92
리더들이 자꾸 놓치는 진실 하나가 있다. '성과 관리는 프로세스'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여전히 연례나 반기 행사 정도의 '성과(결과) 평가 제도'에 길들여 있다. 그러나 성과 관리는 특정 시점에 시험지를 채점해서 성적을 매기는 '단편적 행위'가 결코 아니다.
--- p.94
세계적인 기업들이 도입했다는 성과 관리 시스템의 텍스트는 누구라도 카피할 수 있다. 하지만 리더들의 세심한 관찰과 기록, 코칭, 투명하고 객관적인 피드백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그들의 철학과 효과를 결코 따라갈 수는 없을 것이다.
--- p.95
스마트한 목표 수립이란 목표를 구체적이고(Specific), 측정 가능하고(Measurable), 행동 중심으로(Action-oriented), 현실적으로(Realistic), 그리고 마감 시한이 있게(Time-bound) 수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 p.100
측정해야 평가를 할 수가 있고 그런 후에 제대로 관리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상기해야 한다
--- p.102
중소기업도 이런 짧지만 의미 있는 원칙을 정해두면 좋다. 기업이라면 사훈도 있고, 비전과 미션에 핵심 가치까지 있지 않은가? 가정에도 가훈이 있으니 이런 철학을 정리해두는 것은 혼란을 줄이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직무·직급별로 성과와 연동되는 합리적인 급여 테이블을 만들고 이를 잘 운영하고 적절한 시간을 두고 업데이트도 할 수 있다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할 수도 없고,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 p.107
리더의 역할은 어깨에 힘주고 형님 노릇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고 해결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라는 쓴소리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똥고집'을 부리고 무력시위를 하면 구겨진 체면이 조금은 펴질 수도 있겠지만, 진짜 리더로서의 위상은 부족한 인턴들을 제대로 가이드하고 코칭해서 이 시험을 통과해서 정규직으로 만들어 줄 때라야 제대로 설 수 있을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 p. 127
불만이 제기될 때 조직의 '민심'을 잠재우기가 쉽지 않은데, 업무 책임 당사자가 확신이 없다면 그 큰 비난과 불만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겠는가! 그저 '나도 마음은 아프지만 위에서 지시한 사항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이류, 삼류 관리자의 변함없는 레퍼토리를 읊조리기만 한다면 리더로서 이보다 더 우울할 수는 없을 것이다.
--- p. 134
현장에서 만난 많은 리더들 가운데 인력을 관리하고 육성하는 데 있어 '고민이 없다'고 하는 이는 아직까지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인재를 바꿀 것인지 말 것인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지혜가 없고, 제대로 바꿀 용기가 없어 시도하지 않는 나태함에,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지도 못해 평온함도 상실하고 지레 용기까지도 잃어버리는 리더들은 수없이 목격해왔다.
--- p. 136
누구나 만족하고 동의할 수 있는 완벽한 인사 명령의 실행은 요원하겠지만, 기준을 재점검하고 개선할 필요는 있다. 당연하게도 직원들의 사기와 조직 몰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p. 147
리더들은 이제 인간 심리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하고, 더 많이 관찰하고 공감해 줄 수 있어야야 한다. 결정적인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제3의 특사 파견을 고려해 봐야 할지도 모른다.
--- p. 152
우리 조직에도 인력 운영이나 조직 관리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명확한 표시등이나 메시지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HR 스코어 카드' 가 필요한 때다.
--- p. 157
탤런트 리뷰는 말 그대로 인재들을 리뷰, 즉, 재검토를 하는 자리이다. 이 미팅은 주로 분기 단위로 정기적으로 이루어진다. 나는 운 좋게 대부분 [포춘] 최상위 랭킹 기업에서 근무를 했기 때문에 이 탤런트 리뷰를 건너 뛰어 본 적이 없다.
--- p.162
20년 이상을 다국적기업에 있으면서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탤런트 리뷰 미팅을 수많은 관련 리더들과 함께 준비했건만 그 누구도, 단 한 번도 '사업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이런 걸 준비하느라 시간을 다 빼앗긴다'는 식으로 짜증 내거나 불평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 p. 164
그러나 꽤 오랜 시간을 글로벌 톱클래스 기업에서 인사총괄 임원으로 일하며 직접 CEO들을 상대하고 본사의 거물급 임원들을 만나면서 인재를 향한 그들의 구애와 열정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고액의 연봉을 받는 CEO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인재를 찾아 나서는 것을 일상적으로 목격했기 때문이다.
--- p. 173-174
“당신의 커리어 목표는 무엇인가?” 다국적기업에서 근무할 때, 보스는 잊을 만하면 이런 질문을 했다. 또 다음 커리어 도전을 위해 인터뷰를 할 때에도 이 질문은 빠지지 않았다.
--- p. 178-179
비전이 없다고 투덜대기만 하는 구성원에게도 분명 문제는 있지만, 정말 배울 것 없고 미래의 리더로 성장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없는 회사라는 이야기보다 더 치욕스러운 말이 또 있을까?
--- p. 181
결국, 개인 구성원의 역량, 자율성 및 마인드 세트가 기업의 위기 탈출과 새로운 시대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되어버렸다. 개인의 회복탄력성에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 p. 185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거나 원치 않는 새로운 직무나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을 때 그 의미를 구성원의 눈높이에서 재해석을 해주어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 p. 188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짜 인적 네트워킹은 건강한 공백과 간격이 유지되는 관계이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는 지식인 자체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와 사람에 잘 접속되는 자, '노웨어(Know-where) 매니지먼트'를 잘하는 자가 성공한다고 예측한다.
--- p. 190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리더가 회사 안에서 먼저 네트워킹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매니지먼트 트라이앵글'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세 개의 접점을 기억하면 된다. 리더 자신, 상사 그리고 조직이 그것이다.
--- p. 192
아무리 열심히 성실히 묵묵히 근무한다고 하지만, 자신만의 콘텐츠가 없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알릴 수 없다면, 그리고 알리더라도 거기에서 멈추어 더 이상의 연결과 확장성이 없다면 개인은 그리고 기업은 어떻게 되겠는가?
--- p. 199
인테그리티는 일종의 진실성과 도덕성을 의미한다. 세계 최고 기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인재'를 넘어서 '리더'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품성이고 동시에 대표적인 '역량'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은 이 부분에 있어 관대한 편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기업들도 실적뿐 아니라 구성원의 의식과 조직 문화 역시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시점에 도달했고, 어쩌면 과감하게 메스를 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너무나도 중요하기에 타협할 수 없습니다.”
--- p. 204-205
그러나 일관된 공통점, 특히 세계 초일류 기업일수록 설령 최악의 경우 법정에 가서 패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들을 '아웃' 시킨다는 것이다. '무관용 원칙(Zero tolerance)'이 적용되는 순간이다.
--- p. 206
커피 한 잔, 도넛 한 개에 커리어가 박탈당할 수도 있고, 최고의 경영자라고 할지라도 글로벌 스탠다드 앞에서는 그냥 한 방에 '훅' 갈 수도 있다. 어쩌면 이러한 매정할 정도의 고지식함 때문에 그들이 최고의 인재들과 함께 계속 성장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 p. 207-208
기업은 이제 제대로 된 총체적 조직 개발·관리와 성과 관리를 당연한 미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일 년 내내 제대로 된 피드백과 소통도 없이 '묵언수행'만 하다가 갑자기 퇴직을 권한다면 내보내는 자와 떠나는 자 사이의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다.
--- p. 211
'인재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모두가 '어떻게 잘 뽑을 것인가'를 고민하지만 '어떻게 잘 보내줄 것인가'까지 생각하는 회사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피부로 체감하는 불확실성 지수가 한층 높아진 작금에, 성장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든 기업들의 경우는 신규 영입하는 임직원 숫자보다 내보내는 숫자가 더 늘어나는 것이 현실인데도 말이다.
--- p. 215
지난 20여 년간 숱한 사람들에게 직접 해고 통보를 하면서도 내가 특별한 해코지(?)를 당하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던 첫째 이유는 시간, 장소, 상황, 메시지에 신경 쓰며 일관성과 투명성을 견지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거기에 관련된 리더들이 이슈에 대해 동일한 이해 수준을 갖고 같은 목소리를 내준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귀를 기울여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고 새로운 성공을 응원해 주려고 노력했기 때문이었다고 자평해 본다.
--- p. 217
그저 진심으로 경청하고,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를 이해하려고 하고,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차라리 질문하면서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그래야 향후에 또 잠재적인 인력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건설적인 대책이라도 준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p. 226
반대로 왕년의 인재들을 재영입하고, 퇴직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고, 회사 밖에서 좋은 평판을 만들어주는 우군을 확보할 수 있다면, 이 또한 퇴직 프로세스를 잘 관리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다.
--- p. 230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역설적으로 이 땅의 많은 경영자와 리더들에게 이제는 '인재에 집착하는 경영'을 꼭 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사전적 정의인 집착이 아닌, 인재에 제대로 주목하고 집중하는 건강한 집착을 해보라고 말이다.
--- p. 235
'모든 비즈니스의 성공은 인재로부터 시작한다. 모든 비즈니스의 중심에는 인재(사람)가 있어야 하고, 리더는 인재들과 함께 열심히 일해야 하고, 그들과 함께 멋진 팀워크를 발휘해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인재집착경영의 근저를 이루는 철학이다. 경영자와 리더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건강하게 집중할 수 있는 집착이 필요하다.
--- p. 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