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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

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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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816251
ISBN10 8984816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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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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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세례 사건을 통해서 모든 인간이 죄인으로서 회개해야 함을 행동으로 보여 주신다. 그분은 죄에서 돌아서라고 촉구하지만, 그렇다고 죄인을 냉정하게 내치지는 않으신다. 일찍이 이사야가 예언한 대로 예수님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이사 42,3)는 분이시다. 앞으로 공생활에서 드러나겠지만, 그분은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살펴 주고, 죄와 죽음의 그늘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용서와 생명을 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신다. 예수님의 이러한 행동에서 하느님 아버지는 병들고 허약한 인간을 극진히 돌보시고, 죄지은 인간에게 기꺼이 용서를 베푸는 자비로우신 분임이 드러난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다」중에서

하느님 나라는 온전히 하느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지지만, 동시에 인간의 응답을 요구한다. 그 응답이 바로 회개인데, 회개란 우리에게 먼저 풍성한 자비를 베풀면서 다가오시는 하느님께로 돌아서서 그분을 주님으로 받아들이고 그분처럼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을 뜻한다. 하느님의 자비를 받아 자비롭게 변화된 사람이 많아질 때 하느님 나라는 이미 세상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다」중에서

회당에서 악령을 쫓아내신 예수님은 곧바로 시몬 베드로의 집으로 가셔서 열병에 시달리던 시몬의 장모를 고쳐 주신다(마르 1,29-31 참조). 질병도 악령 못지않게 인간에게 고통을 안겨 준다. 질병은 육체적인 괴로움을 줄 뿐 아니라 정신마저 약하게 만든다. 몸과 마음은 밀접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몸이 약하면 마음까지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또한 병이 깊거나 길어지면, 신앙마저 흔들리게 된다. 큰 병이나 긴 병을 앓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하늘을 향해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라며 한탄과 원망을 하게 된다. 병이 인간을 총체적으로 괴롭히는 세력이라면, 예수님은 이런 세력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해 주는 분이시다.
---「병자들을 고쳐 주시다」중에서

열두 사도가 예수님과 함께 지낸다는 것은 그분 가까이 머물면서 그분을 믿고, 배우며, 닮아 가는 삶을 의미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스승으로부터 지식만 전수받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스승의 삶을 배워야 한다. 이렇게 제자들은 스승과 같은 운명 공동체를 이룸으로써 스승과 같은 사명에 참여하게 되어 복음을 선포하고 마귀를 쫓아내는 권한을 받게 된다. 비유로 말하면, 지남철에 쇳가루가 오래 붙어 있으면 그 쇳가루도 자력을 지니듯이, 열두 사도도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 그분에게서 생명력을 받아 그분처럼 복음을 전하고 구원 사업을 펼치게 된다.
---「열두 사도를 뽑으시다」중에서

제자들이 호수에서 거센 풍랑에 시달리고 있을 때 예수님은 배 안에서 주무시고 계셨다. 우리 역시 어떤 어려움 속에서 고전하고 있을 때 주님이 곁에 계시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항상 그분은 우리 곁에 계신다. 제자들의 간청에 주님께서 잠에서 깨어 그들을 구해 주셨던 것처럼 주님은 우리의 애원을 들으시고 우리를 구해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의 현존이 느껴지지 않는 순간일지라도 주님이 우리 곁에 계심을 온전히 믿고 그분께 끊임없이 간청하면서 매달려야 할 것이다.
---「몰이해와 비난에 응답하시다」중에서

예수님은 좀처럼 믿지 못하는 고향 사람들에게 씁쓸하게 한 말씀 하신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마르 6,4). 나자렛 사람들은 그들이 고대하던 구세주를 곁에서 보면서도 편견과 불신 때문에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런 상황은 오늘날에도 반복될 수 있다. 하느님이 우리 삶에 들어오신다고 해도 우리에게 열린 마음과 믿음이 없다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우리 마음보다 크신 분’(1요한 3,20 참조)이신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고정 관념을 버리고 내 생각의 틀을 넘어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명암이 엇갈리다」중에서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베드로의 고백은 예수님의 신원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 혹은 엘리야나 다른 예언자와 같은 인물로 여겼는데, 이는 예수님이 위대한 분이기는 하지만 과거 역사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분은 아니시라는 뜻이다. 말하자면 그 여러 사람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한다는 것은 예수님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물임을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사람 중의 하나가 아니라 으뜸 중의 으뜸이라는 뜻이다.
---「베드로의 메시아 고백」중에서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흔히 으뜸이 되고자 하는 욕망,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그들을 좌지우지하려는 욕심이 숨어 있다. 이런 욕망과 욕심은 봉사와 희생마저 으뜸이 되고, 힘을 갖는 데에 이용하려고 한다. ‘나는 이렇게 몸이 부서지도록 봉사하는데, 나를 알아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왜 사람들은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 거야?’ 우리 마음속에 이런 욕망과 욕심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직시하고 인정할 때, 참된 봉사의 삶을 사신 예수님께 간절하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우리 역시 진정한 봉사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수난 예고와 제자 교육」중에서

세속적 욕망이나 이기심이 마음에 가득하면 비록 예수님 곁에 머물러 있어도 그분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다. 이는 오늘날 교회 안에서 주님의 일을 돕는 이들, 특히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지도자들이 항상 경계해야 할 위험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위험을 ‘영적 세속성’이라고 표현하였다. “영적 세속성은 신앙심의 외양 뒤에, 심지어 교회에 대한 사랑의 겉모습 뒤에 숨어서 주님의 영광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광과 개인의 안녕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 이는 "모두 자기의 것만 추구할 뿐 예수 그리스도의 것은 추구하지 않는"(필리 2,21) 교묘한 방법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93항)
---「세 번째 수난 예고와 제자 교육」중에서

예수님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 초점을 두신다. 종말의 시기 또는 장소를 정확하게 알려고 하는 일이나 종말에 구원받을 사람의 수효를 따지는 일(루카 13,23 참조) 등을 일축해 버리시고, 그 대신 현재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회개와 믿음의 결단을 촉구하신다.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마르 13,32-33). 하느님만 아시는 종말의 때를 알아내려고 헛수고하지 말고, 지금 깨어서 하느님 뜻에 충실하게 살라는 말씀이다.
---「경고의 말씀」중에서

예수님은 빵을 들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마르 14,22) 하고 말씀하신다. 파스카 축제 식사에서 먹는 빵은 누룩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딱딱하고 질겼다. 그래서 찢어서 먹어야 했다. 빵이 찢기듯 당신 몸도 십자가에 못 박혀 찢길 것이라는 암시이다. 여기서 몸은 단순히 예수님의 육신만을 뜻하지 않는다. 예수님의 모국어인 아람어에서 ‘몸’이란 바로 그 사람 자신을 뜻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건네주시는 빵은 십자가상에서 당신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 주실 예수님 자신을 의미한다.
---「수난의 시작」중에서

채찍질과 모욕을 당하신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고 형장으로 가신다. 형장으로 가는 길에 군인들은 지나가던 키레네 사람 시몬에게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한다(마르 15,21 참조). 원래는 사형수가 십자가를 지고 형장으로 가야 했지만, 예수님은 채찍질을 심하게 당해 끝까지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없을 정도로 기진맥진하셨기에 그렇게 한 것 같다. 시몬은 뜻하지 않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게 된다. 우리도 인생 여정에서 뜻하지 않게 십자가를 져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비록 받아들이기 힘겹더라도 시몬처럼 자신에게 순간순간 다가오는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체포와 십자가 죽음」중에서

우리 역시 토마스처럼 살아 계신 하느님을 의심할 때가 있다. 삶이 견디기 어렵게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또 너무 원통한 일을 당하게 되면 ‘하느님이 정말 계신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나의 의심을 풀어 줄 수 있는 확실한 그 무엇,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분명한 징표를 갈망하게 된다. 하지만 나의 믿음을 확고하게 다져 줄 징표가 항상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바는 보지 않고도 믿는 것이다. 하느님이 과연 선하고 전능하신 분인가, 아니, 그분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고 의심이 들 때마다 부활하신 주님께 이렇게 기도드리면 좋겠다.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태양이 비치지 않을 적에도 태양을 믿게 하소서. 사랑이 느껴지지 않을 적에도 사랑을 믿게 하소서. 하느님이 보이지 않을 적에도 하느님을 믿게 하소서.
---「제자들의 ‘부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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