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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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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548g | 148*210*30mm
ISBN13 9788934965305
ISBN10 893496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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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은 ‘모든’, ‘ora’는 ‘선물’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이 둘을 합한 ‘Pandora’는 ‘모든 것을 선물받은 자’라는 말이다. 이렇게 해서 최초의 여성 Pandora는 세상의 모든 죄악과 고통이 담긴 물병 하나에 선물들을 넣고 인간 세계로 내려갔다. 판도라가 인간 세계에 내려와 이 물병을 열자 거짓말, 질병, 모순, 공포 같은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나쁜 것들이 튀어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한번 뚜껑을 열면 어떤 재앙이 올지 모르는 복잡한 상황을 오늘날까지 ‘판도라의 상자’라고 부른다.--- 「판도라의 상자」

서양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 공격을 일삼는 잔인한 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매너manner’라는 것을 만들었다. manner는 ‘손’을 뜻하는 ‘manus’에서 나온 말인데, ‘자기 자신을 손에 쥐다’, 즉 남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스스로를 꽉 붙들어 긴장을 풀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 우리는 서양 사람들을 보고 “와! 매너 좋다.”라고 감탄하지만 그들의 매너 있는 말투와 제스처에는 ‘죽기 싫으면 절대로 이 선은 넘지 마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들어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영어에서 가장 잔인한 표현」

‘prince’는 의외로 인문학적 깊이가 배어있는 아주 미스터리한 단어인데, 어디에 붙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변하는 영단어계의 트랜스포머다. 예를 들면 세기의 미녀 그레이스 켈리와 결혼한 ‘The Prince of Monaco’는 모나코의 왕자가 아니라 국왕이다. 또 영국의 왕자는 ‘The Prince of England’가 아니라 애매하게도 옆 나라 이름을 붙인 ‘The Prince of Wales’다. 학교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중요한 책이라고 배운 마키아벨리의 〈The Prince〉의 한국어 제목은 ‘왕자론’이 아니라 ‘군주론’이다.--- 「프리미엄 있는 사람, 프린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사람은 두 발로 걷기 때문에 하늘을 쳐다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우리는 동물과 함께 땅 위에서 살아왔지만, 두 눈만은 항상 높은 하늘과 먼 지평선을 바라보는, 꿈꾸는 동물이었다. 별과 달이 불변의 법칙에 맞춰 같은 시간에 뜨고 지는 것을 보면서 법과 질서를 만들었다. 별을 보고 자기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나무로 만든 뗏목에 몸을 싣고 태평양을 건너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원주민이 되기도 했다. 조그마한 방에 앉아 우주의 지도를 그릴 줄 아는 용기, 미지의 것을 이해하고 내 이성으로 정복하려는 욕심이 바로 인간과 동물의 차이다.
언어는 그런 역사와 동반 성장해왔다. 우리가 생각 없이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에 하늘로 고개를 치켜든 인간의 자부심과 존엄성이 배어있으니, 그 의미만 제대로 알고 사용해도 인간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 「주피터의 어원은 하느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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