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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자들

사라진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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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72쪽 | 548g | 133*203*30mm
ISBN13 9791164797707
ISBN10 116479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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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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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기척이 들렸다. 이번에는 정말 겁에 질린 채 몸을 돌려 주위를 둘러보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신경이 곤두섰다.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달리기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운동화 끈이 풀려 넘어지고 말았다. 잔뜩 긴장한 몸은 말을 듣지 않았고, 남자가 있는 차로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혼자 이 거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길이 어두웠다. 여자가 바라는 것보다 훨씬 어두웠다. 시야 한편에서 언뜻 무언가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뭐가 있는 걸까? 누군가 있는 걸까? 여자가 물었다.
“거기 누구 있어요?”
밤은 고요했다.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여자는 남자를, 자신을 어루만지는 따뜻하고도 부드러운 남자의 손길을 떠올리려 했다. 운동화 끈을 묶으려 몸을 숙였다. 또다시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여자가 돌아보자 지면에 반사된 자동차 불빛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몸을 숨길 시간이 없었다.
--- p.11

계단 위쪽에서 걸쇠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벌컥 열리며 들이치는 한 줄기 빛에 눈이 시렸다. 가늘게 뜬 시야로 추한 가운과 추한 슬리퍼, 울룩불룩 튀어나온 무릎에 멍이 앉은 비쩍 마른 다리가 차례로 들어왔다. 머리가 잔뜩 헝클어져 있었다. 여자는 거스와 내게 식사를 챙겨줘야 한다는 것 때문에 화가 난 상태였다. 여자는 허리를 굽혀 쨍그랑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어둠 속에 내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는 굳이 나를 찾지 않았다.

저들이 우리를 가둔 곳은 상자처럼 생겼다. 네 개의 벽이 있고, 중앙에는 위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다. 빠져나갈 곳을 찾아 손으로 거칠고 울퉁불퉁한 벽을 만져봤기 때문에 알고 있다. 벽 끝에서 끝까지 걸음 수를 세어봤다. 열다섯 걸음 정도였지만 내 발이 자랐다면 조금 차이가 날 수는 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신었던 신발이 맞지 않는 걸 보면 내 발이 자란 게 분명했다. 신발이 작아진 지는 이미 꽤 되었다. 이제는 엄지발가락조차 들어가지 않는다. 발이 아프기 시작한 이후로 신발을 신지 않아 지금은 맨발로 다닌다. 옷은 한 벌뿐이다. 어디서 난 옷인지는 몰라도 내가 이곳에 들어올 때 입었던 옷은 아니다. 오래전에 옷이 작아지자 여자가 새 옷을 가져왔다. 거스와 내게 식사를 챙겨주며 짜증을 낸 것처럼 옷을 가져다줄 때도 화를 냈었다
--- p.16

“전화는 해봤어요?”
“못해도 열 번은요.”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게 언제였나요?”
그는 나를 바라보며 짙은 머리칼을 뒤로 넘겼다. “어젯밤 잘 때요.” 그가 답했다. 오늘 아침에 그녀를 봤다고 덧붙였다. 그의 옆에 누워 잠이 든 상태였다. 조시는 아내를 깨우고 싶지 않았다. 집을 나서기 전 메러디스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아주 바쁜 하루를 보낸 탓에 정신없이 지나갔다. 메러디스에게 전화나 문자를 할 시간이 나지 않았지만, 조시의 입장에서 보자면 메러디스도 전화나 문자를 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상할 건 없었어요.” 그가 말했다. “메러디스와 제가 그런편입니다. 하루 일과를 세세하게 서로 알려주다가도 서로 안부를 물을 여유가 없을 때도 있고요. 오늘은 딜라일라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안타까운 듯 말했다.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출근을 했어요. 어젯밤 딸아이 컨디션이 어땠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떠올려 보려고 애를 썼지만요.”
조시는 이제 감정이 격해지고 있었다.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두 눈과 이마에 패인 주름에서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연락을 안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이렇게 오랫동안이요.”
그제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비단 메러디스와 딜라일라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사건뿐이었다면 나도 그다지 걱정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열흘 전 저녁, 조깅을 하러 갔다가 실종된 젊은 여성, 셸비 티보가 있었다.
--- pp.67~68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아. 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문자 옆에는 까맣게 파인 커다란 눈구멍과 치아가 있는 회색 빛 해골 이모티콘이 있었다. 근육이 긴장했다. 심장이 빨라졌다. 당황스러웠다. 작은 욕실이 갑자기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숨이 막혔다. 자욱한 김이 습하고 뜨거웠다. 뚜껑이 덮인 변기 위로 주저앉았다. 맥박이 귀에 들릴 정도로 크게 뛰었다. 잘못 본 건가 싶어 눈앞의 글자들을 다시 쳐다봤다. 잘못 읽은 게 분명하다. “엄마, 1분 지났어?” 레오가 물었다. 귓가에 이명이 울려 아이의 작은 목소리가 아득하게 들렸다. 끔찍한 문자에 놀란 나머지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다시금 핸드폰을 확인했다. 잘못 읽은 게 아니었다. 진통 중인 산모에게서 온 문자가 아니다. 내 핸드폰에 이름과 문자가 저장되어 있는 고객이 보낸 게 아니다. 즉, 이 문자는 내가 아는 사람에게서 온 것이 아니다. 잘못 왔을 거란 생각이었다. 누군가 실수로 이 문자를 내게 잘못 보낸 것이다. 그래야만 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문자를 지우고 싶다고, 없었던 일로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없애 버리고 싶었다. 다시 볼 일이 없다면 금방 잊힐 테니. 하지만 이내 이 문자를 보낸 사람이 같은 문자를 보내거나 더 끔찍한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보다 더 끔찍한 무언가를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답장을 보내기로 했다. 너무 비난하거나 원망하는 투를 자제하고 해야 할 말만 전달하도록 주의했다. 문자의 진짜 주인이소아암 자선단체의 기금을 훔치는 등 정말로 나쁜 짓을 한 사람일 수도 있고, 다시 읽어보니 문자도 그다지 악의적인 것 같지 않았다. 문자를 보냈다.
잘못 보내신 것 같습니다.
곧 답장이 왔다.
지옥에서 썩어 문드러져버려, 메러디스
--- pp.81~82

솔직히 말해 경찰이 누나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지 않았다. 이미 오래전에 포기한 일이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누나를 찾지 못했으면 좋았을 걸 싶은 마음이다. 누나 없이도 아빠와 나는 잘 지내고 있었으니까. 아빠가 괜찮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누나가 나타나 아빠의 상처를 다시 건드린 바람에 아빠는 꼭 엄마가 막 돌아가신 그때처럼 슬퍼하고 있다. 사실 아빠는 누나를 그리워하느라 내게 아빠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이제 누나가 돌아왔고, 아빠 눈에는 누나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누나를 그리워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종사건 후로 누나를 생각하는 날이 많았다. 물론 내가 기억하는 것이라고는 누나의 빈자리뿐이다. 원래 누나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도 내 기억에 누나가 있던 적은 없다. 누나에 비해 나는 항상 후순위였다. 우리 집에 누나 방이 있다. 그 방에 누가 살았던 때가 기억나지 않는다. 분홍색 방이라는 거, 그것만 안다. 함부로 들어가서 어지럽히면 안 되었으니까. 출입금지 구역이었다. 아빠는 그 방을 성스럽고 신성한 곳으로 대했지만. 사실 그저 먼지가 쌓인 낡은 방에 지나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누나 때문에 나를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이처럼 대한다. 엄마는 죽고 누나는 실종된 내게 다들 따뜻하게 대해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내게 친절하게 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를 괴짜 취급한다.

누나가 있었던 때가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슬퍼할 일은 아니다. 누나가 사라진 당시를 기억하려고 애썼다. 기억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의 기억력이란 이상하다. 어렸을 때 누나랑 같이 놀거나 엄마가 자장가를 불러주는 추억이 왜 떠오르지 않는지, 베이컨 냄새만 맡으면 왜 속이 울렁거리는지 그 이유를 파헤치려고 내현기억과 외현기억에 대해 얼마나 많이 조사했는지 모른다.
--- pp.88~89

우리에게 등을 보인 채로 그녀가 말했다. “제가 뭘 좀 봤어요.”
나지막하지만 무겁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갑자기 등줄기로 소름이 끼쳤다. 뒷말이 이어지길 애타게 기다렸다.메러디스와 딜라일라의 실종과 관련된 무언가를 봤다는 말일까? 그녀는 여전히 등을 보인 채로 말을 이었다.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메러디스와 딜라일라가 사라졌다는 조시의 전화를 받고서야 갑자기 생각났어요.”
“뭘 보셨는데요?” 비아가 물었다. 그제야 카산드라가 몸을 돌려 우리를 마주했다.
“메러디스 집 바깥에 누군가 있었어요. 한밤중에요.” 그러고는 커피를 한 잔씩 식탁으로 가져왔다.
“언제쯤이었어요?” 내가 물었다.
“2, 3주 전이요.”
“조시에게도 알렸나요?”
“아뇨.”
--- pp.140~14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여자가 사라지던 날, 또 한 명의 실종자가 발견됐다!
“마을 사람 전체가 용의자야. 나도 그중 한 명이고.”


폭우가 쏟아지던 밤, 조시의 아내인 메러디스와 그의 딸 딜라일라가 사라진다. 경찰들의 집요한 탐문수사가 시작되고, 서로를 살뜰히 살피던 이웃들은 악의적인 목격정보를 마구 던지며 마을 전체를 지독한 혼란 속으로 밀어 넣는다. 조시의 이웃집에 사는 케이트와 비아는 간밤에 메러디스와 딜라일라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며칠 전 발생한 여성 실종사건을 떠올리며 불안을 감추지 못한다. 경찰의 수사는 진전이 없고, 하루 종일 아내와 딸을 찾느라 거리를 헤매는 조시와 어린 아들 레오는 점점 수척해져간다.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지자 케이트는 비아와 함께 마을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메러디스와 딜라일라가 실종되던 날 밤의 목격정보를 모은다. 케이트는 마을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자신을 감시하는 듯한 묘한 시선을 느끼지만, 긴장한 탓이라며 애써 무시한다. 실종 당시 두 사람을 목격한 이웃은 없었지만, 탐문을 거듭할수록 평소 그녀의 행적에서 느낄 수 없었던 증언들이 쏟아졌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출산 도우미와 요가 강사 일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커리어 우먼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강사 휴무가 잦았고 주변 동료들에게 출산 도우미 일에 회의를 느낀다는 토로를 자주 했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메러디스의 동료에게서 그녀가 힘들었던 원인 중 하나가 셸비라는 산모 때문이라는 의외의 답변을 듣게 된다. 셸비? 셸비라고? 셸비의 실종이 사라진 메러디스와 관련이 있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참신한 플롯으로 심장을 저릿하게 하는 심리 스릴러.
- 퍼블리셔스 위클리 (Publishers Weekly)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소설. 메리 쿠비카는 독자들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기만과 아이러니의 세계로 인도한다.
- 북리스트 (Booklist)
서스펜스와 반전, 예측할 수 없는 결말이 수많은 영화 제작자를 홀리고 말았다.
- 라이브러리 저널 (Library Journal)
흥미 넘치는 플롯에 더불어 완벽하지 않은, 그래서 너무도 인간적인 캐릭터를 구현하는 메리 큐비카의 매력 넘치며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에 완전히 중독되고 말았다. 갈수록 점점 더 놀라운 모습을 보이는 작가다. 『사라진 여자들』을 따라 얽히고설킨 비밀의 미로를 헤쳐 나가며 긴박감 넘치는 여정을 함께 하다보면 결코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반전 앞에 입을 떡 벌리게 될 것이다. 책을 읽는 매순간이 너무도 즐거웠다.
- 조쉴린 잭슨 Joshilyn Jackson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어둡고 음침한 이야기에 주먹을 꽉 쥐게 만드는 긴장감과 입이 벌어지게 만드는 놀라운 사실, 이것이 바로 독자들이 메리 큐비카에게서 기대하는 것이다.
- 라일리 세이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사라진 여자들』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복잡하면서도 밀도 높은 서사로 끈끈한 유대를 자랑하는 동네에서 행복한 부부와 절친한 친구들 간의 악의 없는 비밀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비참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책이다.
- 킴벌리 맥크레이트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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