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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무게

가족의 무게

: 가족에 의한 죽음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사탐 (사회탐사)-07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1건 | 판매지수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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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372g | 135*215*30mm
ISBN13 9788964374184
ISBN10 896437418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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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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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매년 벌어지는 사건 중 30퍼센트가 친족에 의한 사건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함께 사는 가족 간에 발생한다. 이 책에 묘사된 사건과 유사한 사건은 한국에서도 벌어진다. 수원 세 모녀나 송파 세 모녀의 죽음이나 간병 부담에 시달리다 아픈 아버지를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강도영 씨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 p.12

“매일 아들이 집으로 돌아와 저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어요. 그 애가 저를 죽일지도 몰라요.”
--- p.62

“오빠는 병을 앓고 있는 환자였지만 동시에 가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범죄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사건을 일으키지 않을까, 언젠가 어머니가 죽지 않을까, 우리 애들이 당하지 않을까 떨면서 살았습니다. 오빠가 난동을 부리며 칼을 들고 나온 적도 있어요. 그래서 오빠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공포로부터 해방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 p.80

사인은 극도의 영양실조, 즉 아사였다. 150센티미터의 키에 몸무게는 불과 23킬로그램. 지방조직이 극도로 감소한 탓에 뇌의 해마까지 위축돼 있었다. 30대 자식이 둘이나 같이 살고 있었음에도 왜 어머니는 굶어 죽어야만 했을까? 왜 이렇게 되기 전에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을까? ... 가정이라는 고립된 장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밝히려면 둘의 주장뿐 아니라 물증을 모아야 했다. 두 사람이 ‘보호책임자 유기치사죄’로 체포된 것은 2년 반이 지난 뒤였다.
--- p.86

둘은 어머니가 쇠약해졌다는 사실도, 악취가 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만약 이때 어머니를 병원에 데려갔더라면 최악의 사태는 면했을 것이다. 그러나 둘은 그녀를 살리는 대신 놔두기로 했다. 왜였을까? 다음 메시지가 모든 걸 말해 준다. “병원에 데려가면, 왜 여태 음식을 안줬냐는 소리를 듣는 건 나잖아.”
--- p.105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다카시는 현금지급기 앞에서 머리를 감싸고 공황 상태에 빠졌다. 재판에서의 증언에 따르면, 동요한 나머지 한 시간 정도 기억이 사라졌다고 한다. 편의점 CCTV에는 당황한 그가 계산대 점원에게 “돈이 안 나온다”며 필사적으로 호소하다가 공연히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모습이 찍혀 있다. 그동안 외면해 온 현실을 맞닥뜨리고 무너져 내린 것이다.
--- p.132

셋은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사인이 자살이 아닌 살인이라고 시인한 것이다. 언론은 경찰로부터 그 정보를 얻은 뒤, 자산가 자매들 사이의 상속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 그러나 반년 뒤 열린 재판에서 밝혀진 진실은 보도와는 달랐다. 그 이면에는 슬픈 가족사가 있었다.
--- p.144

“언니 때문에 제 머리도 이상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맞은 기억이 되살아나서 공황 상태가 됐거든요. 나도 마음의 병에 걸린 게 아닐까 싶어서 대학병원 정신과를 찾았죠. 의사 선생님이 우울증이라고 그러시더군요. ... 의사는 저한테 신경안정제 처방을 해주면서 언니 말은 흘려들으라고 했어요. 그렇지만 그런 게 해결책이 될 순 없었습니다. 그런다고 나쓰카나 저 자신을 지킬 수는 없으니까요.”
--- p.158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사건이 일어난 건 히데미 씨가 간병을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 그녀는 한계라고 느끼고도 저나 병원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간병을 포기하기라도 했으면 나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p.206

살을 에듯 추운 겨을밤, 도쿄의 한 아파트 13층 창문에서 어머니가 다섯 살 아들을 떨어뜨렸다. 아들은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뼈가 부서졌으며 내장은 파열되었다. 피투성이가 된 빈사 상태의 아들을 발견한 것은 수십 분 뒤에 귀가한 아버지였다.
--- p.211

렌은 두 사람을 물끄러미 보다가 중얼거렸다. “좋겠네. 아빠가 다정해서.” 하루히코는 몰랐지만 렌은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미즈키만을 사랑하는 남편을 비꼰 것이다.
--- p.234

인터넷 댓글란에는 렌의 이기적인 행동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대부분 렌을 희대의 악녀로 치부하고 ... 정신 질환을 고려하더라도 엄벌은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한편, 재판에서 변호인 측이 밝히려 했던 것은 렌의 마음속에 드리운 그림자였다. ... 변호인의 주장과 취재를 통해 드러난 렌의 지난날은 실제로 상상을 초월했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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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를 헤매는 주인공들이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 ‘가족 문제’를 어찌해 보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이 현현하게 전해지는 탓에 심장이 조이는 듯했다. 위기 상황에 대한 구체적 진술, 비참 속에서 느끼는 감정의 심연, 복잡하게 얽힌 가족사를 함께 목격하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몇 번이고 쉬어 가면서 이 책을 읽었다.
- 조기현 (『아빠의 아빠가 됐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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