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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북한학 강의

현대 북한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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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837g | 170*230*30mm
ISBN13 9788964357002
ISBN10 896435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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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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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외교에 대한 피로감과 분석적 좌절감은 북한을 비합리적 존재로 간주하게 만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외교가에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북한의 최고지도자들이 비합리적 존재였다면, 자신보다 수십 배, 수백 배나 큰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 끼인 약소국 북한이 수십 년 동안 존립할 수 있었을까? 오히려 북한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통해 생존을 도모해왔다고 보는 것이 더 그럴싸한 가정이 아닐까? ---p.100

2011년, 한국은행은 북한 경제가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는 비관적 평가를 내놓았다. 유엔 제재와 한국의 대북 제재인 5?24 제재로 북한 경제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였다. 북한 경제 통계를 발표하는 한국은행은 “장마로 인한 냉해와 태풍 등 기상 조건의 악화로 농업과 어업 생산이 전년대비 2.1% 감소한데다, 식료품과 담배 등 경공업 분야에서 생산이 감소”하여 북한 경제가 2010년도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으로 지목된 2010년 농업 생산에 대해서 FAO(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와 WFP(World Food Program, 세계식량계획)는 오히려 그 전년도에 비해 3.1%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였다. 이렇게 국제기구의 통계를 기준으로 북한의 국내총생산을 재계산해보면 2010년 북한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성장이 아니라 플러스 성장을 보인 것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북한의 농수산 부문이 북한 총 경제생산액의 20% 이상을 점하고 있기 때문에 그 변동률을 잘못 계산하면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p.151

북한은 수백 발의 화성-5/6호(옛 소련의 SCUD-B/C), 노동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 및 배치했고, 미사일의 정확도나 신뢰도를 개선하기보다는 상징적일지라도 미국의 태평양 기지나 본토를 타격하기 위한 사거리 연장을 위하여 대포동 미사일 발사를 거듭했다. 2012년 12월 대포동 3호 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중거리/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개발이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으나, 재진입체(reentry vehicle) 기술 등 많은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북한이 2010년 및 2012년 군사 퍼레이드에서 과시한 ‘무수단’ 등 중거리 미사일과 ICBM급 KN-08은 개발 중의 운반체일 뿐 아니라, 적어도 일부는 서방 전문가들이 볼 때 가짜(mock-ups)였다. 전문가들이 볼 때 아직 한 번도 시험발사해본 적이 없는 무수단이나 KN-08은 실전배치된 무기체계가 아니며, 따라서 북한이 “2007년에는 사거리 3,000km 이상의 무수단 미사일을 작전배치하였다”는 주장은 북한의 위협을 과장한 성급한 판단으로 보인다.
사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통해 노리는 것은 군사력의 우위가 아니라 스스로 규정하듯이 보복을 통한 억지 효과에 있을 것이다. 핵무기나 화학무기 선제공격은 미국의 핵보복을 비롯한 한·미의 반격을 불러들이는 자멸의 길이기 때문이다. ---p.221

그러나 만일 보호자로서의 국가가 자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북한에서 1990년대 이후의 과정은 국가가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시기였다. 따라서 ‘인민’ 개개인은 생존을 위해 시장을 찾았고, 시장을 통해 자신들의 삶에 요구되는 의식주의 상당 부분을 해결하였다. 새로운 공간의 탄생이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정보와 문화와 가치관을 습득할 수 있었다. 반면 국가에게는 심각한 도전이었다. 그리고 국가가 이를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국가 역시 이러한 변화를 인정하고,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위로부터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1990년대 이후, 북한은 과거의 북한과는 여러 가지로 다른 다양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개인들의 일탈행위가 확대되었고, 불법적 행위를 통한 사적 이윤의 추구에 집중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회적으로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확대되고, 외부 정보의 유입에 따른 다양한 문화적 가치관이 도입되었다. 또한 북한 당국 역시 이러한 변화를 ‘위로부터 수용’하는 것과 함께, 핸드폰의 보급, 디지털 기기의 확대, 유통 시장의 혁신 등 국가 주도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국가 주도의 변화는 앞으로 북한 사회가 ‘북한식 개혁?개방’으로 변화해갈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앞으로도 북한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지점
이다. ---p.276

그럼에도 친북과 반북의 대립구도가 재생산되는 이유는, 이 단순화한 이분법이 정치적 동원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친북보다 강한 의미로 적이자 부정의 대상인 ‘북한을 추종한다’는 의미의 ‘종북(從北)’이라는 경멸적 표현이 정치적 균열의 원심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종북담론은 사실 진보정당 내부의 이념투쟁 과정에서 등장했다. 진보 내부에도 북한을 보는 시각에 근본적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다. 그러나 ‘수구(守舊)’의 성향을 지닌 냉전적 보수가 그 담론을 전유하면서 보수와 진보의 정체성의 경계를 확정하기 위해 종북이라는 낙인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북한 그 자체보다 남한 내부의 경쟁하는 정치사회세력을 공격하기 위한 도구로 종북담론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북한의 대중매체에서 한국의 보수세력을 비판하면서 그들이 종북담론을 동원하고 있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pp.34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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