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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타난 맛있는 그림들

어디선가 나타난 맛있는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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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152*225*30mm
ISBN13 9791186972977
ISBN10 1186972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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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은 고대부터 성적 쾌락을 부르는 최음제로 여겨졌고 굴을 먹는 행위는 공공연한 사랑의 유희로 인식됐다. 미술사에서 종종 등장하는 생굴을 후루룩 마시는 여인의 모습은 전통적으로 성적 음란을 상징한다. 또한 굴은 주로 매춘 장면, 호화로운 잔치, 풍요로운 식탁에 등장해 탐식과 탐욕의 상징으로 소비됐다.
---「굴」중에서

신성로마제국에서도 옥수수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당대 가장 뛰어난 화가 중 한 명인 주세페 아르침볼도는 막시밀리안 2세의 얼굴을 여름과 관련된 비옥한 자연물로 구성하며 황제의 귀를 옥수수로 표현했다. 그림은 풍요를 상징하는 환영적 알레고리화다. 언뜻 보기에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황제의 이목구비를 비롯해 모든 요소가 무수한 과일과 채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옥수수」중에서

고기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고기를 먹는가’였다. 고기에도 계급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살아서는 노동력과 우유를 죽어서는 고기와 가죽을 제공하는 소는 지극히 귀한 자본이었다.
---「동물의 살」중에서

영국인들은 포크를 남자답지 못한 물건으로 생각했으며 청결하지 못한 이탈리아인들이나 쓰는 불필요한 물건이라고 조롱했다. 어떤 회의론자는 “신이 주신 손이 있는데 포크를 써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비잔티움 황녀의 포크」중에서

17세기 화가들은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은 이 새롭고 저속한 소재를 지속해서 다루면서 욕망과 쾌락과 관련된 성적 상징성을 키웠다. 새 사냥꾼과의 직접적인 거래나 거리에서 가금류를 파는 행상인의 그림은 매춘을 연상시킬 만큼 강한 성적 의미를 내포한다.
---「왁자지껄한 시장」중에서

제2 제정 시대를 거치면서 미식의 세계는 더욱 세분되었고 새로운 경향이 정착해갔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근대적 향기로 가득하면서도 현란한 사치에 대한 대중의 반감을 자극하지 않게 미식의 세계를 그려내는 데 명수였다. 그중에서도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얄미울 정도로 찬란한 부르주아적 삶을 통해 당시 파리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낸 화가였다.
---「미식의 전성시대」중에서

최고급 밀가루를 사용한 빵은 부드럽고 둥글게 부풀어 있고 파이 껍질은 섬세한 무늬로 장식되어 있다. 파이 안은 달콤한 과일, 견과류, 설탕, 버터로 구운 송아지 내장 등 귀하고 값비싼 별미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빵과 파이는 노르스름한 정도로만 구워져 있다. 더욱이 파이의 중앙은 마치 덜 구워진 것처럼 하얗다. 당시 상류층이 흰색에 가까운 빵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빵사들은 빵이 바싹 구워져 색깔이 짙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빵」중에서

그러나 누구도 르 프로코프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던 볼테르만큼은 아니었다. 동시대 모든 지식인의 사상적 스승이었던 그는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찰스 7세의 역사』, 『러시아사』, 『프랑스사』 등을 집필했다. 루소는 짝꿍 볼테르의 지독한 커피 사랑에 대해 『고백록』에 이런 글을 남겼다. “볼테르는 폭군과 맞서 싸우듯 치열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거의 40잔의 커피를 마신다.”
---「커피」중에서

16, 17세기 플랑드르 풍속화에서 게걸스러운 식사 장면은 도덕과 금욕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 캄피의 바로 다음 세대 화가 야코프 요르단스는 걸쭉한 치즈를 먹는 남자와 절제력 없는 식욕을 통해 탐식을 방탕, 음란, 게으름과 연결시켰다.
---「치즈」중에서

가뜩이나 압생트 중독자가 늘어나 골치가 아픈데 이런 그림을 그리다니. 판사의 아들이라는 작자가 그릴 게 없어 쓰레기통이나 뒤적이는 부랑자를 그린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마네의 회화 세계는 처음부터 세상의 고정관념과 충돌했다.
---「압생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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