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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드르 미술여행

플랑드르 미술여행

최상운 | 샘터 | 2013년 12월 0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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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2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145*198*30mm
ISBN13 9788946418578
ISBN10 8946418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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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르트 다비트의 「캄비세스 왕의 재판」은 잔인한 처형 장면이 매우 인상적인 작품. (……) 왼편 패널의 의자에 앉은 사람은 페르시아의 재판관 시삼네스. 원경의 그림에서 보이듯 그는 뇌물을 받고 부당한 판결을 했다. 이에 캄비세스 왕은 산 채로 껍질을 벗기는 형벌을 내린다. 시삼네스 앞 화려한 옷차림을 한 이가 왕이다. 그는 지금 손가락으로 자신이 기소를 하는 책임자임을 알리는 듯하다. 겁에 질려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부패한 판관 시삼네스를 형리가 잡아끈다.
오른쪽 패널의 그림은 실제로 형벌을 집행하는 장면. 여기에도 왕과 다른 재판관들이 참석했다. 오른쪽 뒤편의 의자에는 후임자가 된 시삼네스의 아들 오타네스가 앉았다. 그의 의자를 덮고 있는 것은 바로 부당한 판결을 한 자기 아버지의 살가죽! ---pp. 46~50

우리가 안트베르펜을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것에는 영국 작가 위다의 동화 《플랜더스의 개》의 영향도 크다. 동화의 배경이 바로 이 도시이다. 추운 겨울밤, 주인공 네로가 애견 파트라슈와 함께 죽어가면서 보던 그림이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이다. 이 작품이 시내 노트르담 성당에 있다. 그림 아래서 주인과 함께 죽어가는 개. 숭고한 전설이 태어난 바로 그곳이다. ---p. 127

밖으로 나오니 거리에는 아침부터 추적이던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안트베르펜을 떠나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내다본다. 루벤스의 제단화, 장 푸케의 아그네스 소렐 초상화, 브뤼헐의 베들레헴 풍경 등 여러 그림들이 유리창에 떠오른다. 기차는 마지막 여행지 브뤼셀로 가고 있다. 거기서 르네 마그리트를 만날 것이다. ---p. 195

델보는 피그말리온의 원래 이야기를 가져와서 뒤집어놓았다. 초현실주의의 농담을 벗어난다. 그는 원전과 달리 남자가 아니라 여자를 살아 있는 인간으로 만들고 자신의 조각과 사랑에 빠지게 했다. 분명 유희적인 성격을 가지지만 애매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조각을 안고 있는 여자는 풍만한 육체에도 불구하고 조각에 가깝다. 아니면 조각에서 살아 있는 여자로 바뀌는 중으로 보인다.
더구나 조각을 안고 있는 그녀의 동작 역시 굳어 있으며 모델의 포즈와 닮았다. 그녀의 발은 화면 밖에 있어 보이지 않으며 시선은 조각이 된 잘생긴 청년을 보지도 않는다. 조각의 모델은 소년기에 있는 화가 자신이다. 그는 거꾸로 모델에게서 사랑을 받는다. 혹시 조각의 존재인 그가 이 여자를 살아 있도록 그렸는지도 모른다.
---p.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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