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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짜리 토지투자 경험기

100억짜리 토지투자 경험기

리뷰 총점9.5 리뷰 15건 | 판매지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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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152*225*20mm
ISBN13 9791188426577
ISBN10 1188426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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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모델하우스 하루에 2천만원이 1억이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그때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이었다. 부동산 시장은 아주 활황기를 맞이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때만 해도 분양권 전매제한이라는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분양권 거래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분양권거래를 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당연히 손님들을 호객하기 위한 아르바이트가 성행 했었다. 그 시기에 나는 우연치 않게 모델하우스에서 명함 돌리는 일을 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순간이 나를 지금의 나로 만들어준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모델하우스 인근 부동산 사장님들은 2천만원 정도를 현찰로 가지고 계셨다. 그 돈이 바로 당첨된 분양권을 사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말로 부동산 사장님들은 분양권을 매입하기 시작했고 비교적 손쉽게 분양권을 살 수 있었다. 그때만 해도 부동산 지식이 1도 없었기 때문에 원래 이런걸 돈 주고 사는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때는 당첨자 발표가 자정에 났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떳다 방들은 새벽에 모델하우스를 가게 됐고, 나 또한 새벽에 모델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돌려야 했다. 그렇게 부동산 사람들은 분양권을 매입하기 시작했고 많이 매입하는 사람은 하루에 20장 까지도 살 정도였다. 어린 나이에 100만원 현찰만 봐도 엄청나게 많은 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찰 100만원씩 20장을 사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대단하다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더욱 날 놀라게 만들었던 일이 벌어졌다. 100만원씩 산 분양권 20장을 500만원에 되파는 것이 아닌가! 근데 쉽게 거래가 되고 있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2천만원이 하루아침에 1억이 되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눈이 뒤집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신세계를 보았다고 해야 할 듯하다. 그 순간 나도 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지만 알면 알수록 나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들고 있음에도 왠지 공인중개사를 동경하게 되었고, 마음 한구석에 미묘한 감정을 품고 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내 맘을 어머니가 아셨을까 이런 말을 하셨다. “너도 공인중개사 자격증이나 따봐” 물론 단방에 거절했지만 공인중개사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점점 나도 모르게 공인중개사를 알아보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고 결국에는 친했던 친구가 공인중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친구는 나에게 힘들어서 못할꺼라고 포기하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 그냥 웃고 넘어갔지만 마음 속에 미묘한 감정이 싹트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마음은 오기였던거 같다. ‘내가 왜 못해’ 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으니 말이다. 결국 나는 친구가 다닌다던 공인중개사 학원에 8월 1일 등록하게 됐다. 그 해 공인중개사 시험은 10월경에 있었는데 말이다. 어떻게 보면 나의 도전은 굉장히 무모한 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개월 만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공인중개사 학원에 등록을 했다. 그런데 진도는 이미 마무리된 상태였고 문제집으로 문제만 반복적으로 풀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그대로 떨어질 것 같았다.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뿐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방법을 찾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전과목의 온라인 강의를 신청하게 되었다. 한 과목당 한 시간씩 30강 정도가 되었고, 그때 당시 1차, 2차 과목이 6과목 이였기에 한과목당 30강씩 계산하니 180강이나 되었다. 시험을 보려면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있었기에 나 스스로 시간을 정했다. 하루에 한 시간씩 7강을 보면 한 달이면 모두 볼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 달은 복습의 기간으로 삼자라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마음먹고 난 그런 생각을 했던 듯하다. 내가 만약 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면 난 정말 아무런 희망도 없구나 라는 생각 말이다. 이 생각이 날 미치게 만들었다. 아침 9시까지 학원에 가서 12시쯤 수업이 끝나면 점심을 먹고 동영상을 보면 한 7~8시경 시청이 끝났다. 그럼 그날 본 동영상에 대한 복습을 해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새벽 2~3시까지는 책만 보고 살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생활을 곱씹어 보니 새벽 3시쯤 취침하여 9시까지 학원을 가고 12시쯤 점심을 먹고 동영상을 보고 새벽 2~3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 있었으니 그때 우리 아버지가 나에게 한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은 “공부 좀 그만하고 자라”라는 말이었다. 처음이었다. 공부하라는 말은 자주 들었어도 공부 좀 그만 하라는 말은 처음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난 공인중개사에 미쳐 있었다. 이 자격증만 있으면 내가 보았던 그 일을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 공부를 미친 듯이 하는 상황에도 힘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친구가 얘기했다.

“공부는 잘 돼? 이번 시험 1차만 응시할거지?” 친구는 당연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도 당연할 것이 시험까지는 두 달 정도가 남아 있었고 학원에서는 진도를 나가지 않았기에 내가 1차에 합격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 2차 시험까지 볼건데” 황당하다는 듯이 얘기했다. “......그래? 한 번 연습삼아 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다. 열심히 해봐” 그때 내 심정은 무조건 합격하는 것이었다. 절대 연습삼아 볼 생각이 아니었고 한번 보여주리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공인중개사 시험 날 우리는 시험을 같이 치르게 되었고 학원으로 돌아와 가채점을 해보았다. 친구가 채점이 끝났다. 합격이었다. 평균 60점을 맞으면 합격하는 건데 친구는 평균 70점 정도로 합격을 했다. 이제 내 채점이 남아 있을 뿐이다. 손이 벌벌 떨려서 나는 채점을 할 수 없었다.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친구야~ 내꺼 좀 채점해 줄래? 난 못 할 거 같아” “그래. 알았어.” 그렇게 친구는 내 시험지를 들고 채점을 하기 시작했다. 한 시간이 지나고 채점을 다 마친 친구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듣게 되었다. “야~ 평균 61점이야. 합격이야~” “뭐라고? 합격? 진짜야?” 그렇다 난 제13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너무 기쁜 마음에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 아빠..... 나....... 합격했어~~~~” “우와~ 진짜야 아들? 오예~” 지금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매우 무뚝뚝한 아버지가 크게 환호성을 지르시고 좋아 하셨는데... 그렇게 큰 소리로 좋아하셨던 아버지는 2021년 세상을 떠나셨다.

재개발 시장 건물 등기부를 보고 대지면적을 계산했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내가 처음으로 일을 하게 된 곳은 집 근처의 재개발 시장이다. 다가구와 다세대 건물들이 즐비하게 있고, 재개발지역이기에 건물이라도 대지지분에 따른 매매가 되는 시장이었다. 예를 들어 대지지분당 평당 800만원이고 23평 건물이라도 대지지분이 8평이라면 매매가는 6,400만원을 형성하게 되고, 건물평수가 18평이라도 대지지분이 10평이라면 매매가는 8,000만원에 거래가 되는 시장이었다. 이렇듯 재개발시장은 대지지분 1평당 금액이 매매가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물건의 대지지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하루는 여느 날과 같이 사무실에 있는데 대지지분 12평짜리 물건을 접수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 대지지분이 10평이 넘는 물건들은 거의 드물었기 때문에 등기부를 확인하면서도 나는 ‘이거 대박 물건이네’ 하며 물건 접수를 받았다. 물건 접수를 하고 일하는 곳 사장님께 대박 물건이 나왔다며 등기부를 확인시켜 드렸다. 등기부를 확인하신 사장님은 대박 물건이 나왔다며 큰 물건을 구하시는 사모님께 전화를 걸었고 그 사모님은 사무실로 방문하셨다. 사장님은 사모님께 한참을 설명하시고 집까지 둘러보신 뒤에 매우 꼼꼼하게 계약을 하셨다.

무조건 계약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대지지분 12평은 그 곳 재개발지역에서는 아주 보기드문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은 매수자도 알고 있었기에 그 사모님은 부랴부랴 계약하기로 하셨던 것이다. 우리는 집주인을 불러 중개계약을 하게 되었고, 대지 지분 800만원에 12평이라 9,600만원에 계약을 하게 됐다. 참 안타깝게도 나는 부동산에서 단 한번도 일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당시 다니던 부동산은 벼룩시장 구인광고를 보고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사장님을 카페에서 만나 제안을 했었다. 제안의 내용은 사무실에 내 자격증을 걸고 6개월을 일하는 조건으로 선불 300만원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해주면 일하면서 생기는 계약에 대한 보수는 전혀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 당시 사장님은 공인중개사가 아니었고 부동산 공부를 하며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장님은 내 제안을 흔쾌히 허락하셨고 선불로 300만원을 주셨다. 그렇게 일을 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내가 잘못된 제안을 했다는 걸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때는 나이도 어렸고, 처음하는 일이었으며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아무 군소리 없이 일에만 전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사장님은 한 달에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자격증도 내가 걸었고 모든 계약을 함께 진행했지만 나는 보수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사장님도 그런 날 보며 대견하게 생각하시는 듯 했다. 한 달이 지나 중개계약을 했던 잔금날이 다가 오게 되었고 우리는 인근 법무사에 등기를 맡기고 돌아오는 길에 전화 한 통을 받게 됐다.

“네. 여보세요. 법무사님이세요?” “네. 00 법무사 사무실인데요. 등기부를 확인하다 대지지분이 이상해서 전화 드렸어요” “대지지분이 이상하다구요? 등기부 확인하시면 12평이라고 나올 텐데요” “그게 제가 아무리 등기부를 확인해도 지분이 10평밖에 안 되는데요” “아니 법무사님이 등기부를 못 보시면 어떡하나요? 제가 사무실 들어가서 등기부 팩스로 보내 드릴게요” “네. 알겠습니다.” 나는 사무실에 들어가 등기부를 팩스로 보내게 되었다.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00법무사 사무실인데요. 보내주신 등기부는 건물 등기부인데요” “네? 뭐라 구요? 등기부가 또 있나요?” 그렇다. 난 아파트에 오랫동안 살았기에 등기부등본은 하나라고만 생각했다. 사장님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셨던 것이다. 큰 일이 났다. 우리가 본 물건은 다가구 건물이었던 것이다. 토지 등기부와 건물 등기부가 따로 존재하는 건물이었고 우리가 본 등기부는 건물 등기부를 본 것이었다. 그제서야 토지 등기부를 열람하자 진짜 지분이 10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분 차이가 2평이고 평당 800만원이니 1,600만원. 사장님과 나는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한참을 불편하게 앉아있던 그 때 사장님이 말문을 여셨다. “지분을 잘 못 계산 한 거는 명백히 우리 잘못이야. 그리고 내가 사장이니 내가 정리할게. 넌 걱정하지 말아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장님은 그 사모님에게 전화를 걸었고 상황설명을 하셨다. 결국 사장님이 투자해 놓은 물건이 있었고 마침 대지지분이 12평이었기에 그 물건을 드리기로 하고 이번에 거래한 물건은 사장님이 갖는 걸로 마무리 짓게 되었다. 우리는 이 일로 1,600만원의 손해를 보게 되었고 다가구 건물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25살 화성시 부동산에 취직했다

그렇게 6개월 계약된 기간이 지나 일을 마치고 생각했다. ‘부동산이라는 일이 잘못하면 큰 일 나겠구나’라는 생각 말이다. 그 후로 나는 부동산은 나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중개사 일을 그만두고 일용직 사무실을 다니게 되었다. 어렵게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아무 희망도 없는 건설직 잡부가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때 당시 지금의 와이프인 여자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오빠~ 우리 작은 아빠가 오빠 와보라는데?” “웅? 나를 왜?” “내가 오빠 공인중개사라니까 한번 와 보래. 작은 아빠 부동산 하시거든” “그래 알았어.”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부동산에는 이제 관심도 없었기에 하루하루 일하는 데에만 집중했다. 한참이 지나서 여자 친구가 다시 얘기했다. “오빠! 작은 아빠가 와보라는데 왜 안가? 한번 가봐” “응? 알았어. 내일 간다 해” ‘그래 한번 가보지 뭐’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기도 화성이라는 곳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처음 가본 경기도 화성은 그저 시골의 모습이었다. 이런 시골에서 부동산을 하시면 돈을 버시는 건가? 여기는 사람이 살긴 하는 건가?

내가 처음 느낀 경기도 화성은 ‘뭐 이런 동네가 다 있지?’라는 신기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 때 당시 네비게이션도 없었기에 사무실을 찾아가는 데도 몇 번의 통화를 하고 아주 어렵게 사무실을 찾아 가게 되었다. 그렇게 사무실에 들어가 한 10분정도 기다리고 난 후 작은 아버지라는 분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날 보자마자 대뜸 물어보신다. “자네 무슨 일 하나?” “그냥 여기저기 아르바이트 하는데요” “한 달 월급 100만원 줄게. 내일부터 출근하겠나?” “네? 제가 무슨 일을 하는 건데요?” “그냥 여기 앉아 있으면서 내 심부름이나 하면 돼” “네? 정말이요?” 20년 전 100만원은 꽤 괜찮은 월급이었기에 나는 아무 생각없이 대답했었던거 같다. “네. 알겠습니다. 낼부터 출근하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경기도 화성의 작은 부동산 사무실의 직원이 되었다. 출근을 해보니 나보다 한 살 형이 부장이라는 직책으로 일하고 있었고 사장님처럼 보이는 분이 한 분 계셨다. 작은 아버지는 건설 회사를 운영하셨고 부동산 사장님과 친분이 있다 보니 나라는 직원을 부동산에 일하게 했던 것이다. 결국 월급을 주는 사장님은 바로 작은 아버지셨던 것이다. 진짜 아무 일도 시키지 않았다. 하루 종일 부동산에 앉아 있는 것이 내 일의 전부였다.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도 내가 공인중개사인데 이렇게 있다가는 아무 것도 못 배우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며 나만의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먼저 경기도 화성이라는 지역을 알지 못했기에 출근하면 지도책을 들고 길이라는 길은 다 가보자라고 생각했다. 아침에 출근하면 지도책을 들고 무작정 여기저기다녀 보았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났을까 신기한 일이 나에게 생기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부동산에 손님이 한 분 들어오셨다. 땅을 팔러 오신 분이다. 땅 지번을 주시며 얼마에 매도해달라는 부탁을 하는데 그 지번으로 지도책을 찾았더니 내가 얼마 전 가본 길이 아닌가! 부동산에는 아무런 지식이 없는 내가 상담을 하고 있다.“사장님! 여기 길 별로 안 좋잖아요. 건물도 하나도 없던데요. 주변이 다 논들 뿐이던데요. 싸게 내 놓으셔야 거래가 될 듯합니다.” 참 이상한 일이다. 내가 상담을 하고 물건을 내놓은 손님 또한 내말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게 나는 토지라는 부동산을 시작하게 되었다.

빵집사장이 한 달 만에 1억을 벌었다

그렇게 부동산에 출근했어도 나는 부동산 직원이 아니었다. 부동산 일을 도와줄 뿐 나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은 작은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시 나는 누가 내 사장님인지도 헷갈리고 있었던 듯하다. 부동산 일을 하고 있을 때 쯤 38살의 아저씨가 토지를 배우고 싶다며 출근하게 되었다. 당시 난 20대 중반이었기에 38살은 아저씨로만 생각되어졌다. 그 분은 수원에서 빵집을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빵집을 정리하고 사장님을 따라 토지를 배우러 왔다고 하셨다. 물론 나는 공인중개사였기에 어느 정도 기본적인 지식은 있었지만 그 아저씨는 내가 볼 때 나이만 드셨을 뿐 부동산 쪽으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면서 형 동생 사이로 친하게 지냈고 그 형은 부동산 직원이었기에 손님을 맞이해야만 했다. 어느날 땅을 사고 싶다는 매수자 한분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 빵집 형은 상담을 하기 시작했고 매수자의 얘기를 들어본 결과 매수자는 도면을 꺼내더니 이쪽으로 길이 예정되어 있다며 이 도면의 길이 나가는 쪽으로 어떤 땅이라도 살 테니 구해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그 형은 알겠다며 그냥 의례적인 대답을 할 뿐이었다. 며칠이 지나 땅을 팔고 싶다는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셨다. 1,000평이라고 한다. 자기 손에는 40만원만 받게 해달라고 얘기하셨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평당 40만원을 받아달라는 뜻이고 수수료는 40만원 받았을 때 주지 않겠다는 것이고 40만원 이상으로 받아서 그 이상 받은 돈을 수수료로 하라는 것이다. 그 당시 토지시장에는 인정작업이라는 것이 있었고 다른 말로 해서 입금이라는 수수료 체계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옛날 토지시장에는 이러한 수수료 체계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던 시장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 옛날이야기일 뿐 그렇게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얼마에 거래되면 그 거래금에 따른 중개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암튼 그 때 얘기를 다시 하면 길이 예정되어 있는 곳에 붙은 땅이 평당 40만원 입금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 형은 도면을 보여주며 땅을 구해달라고 했던 분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여기 그 도면에서 길 옆에 붙어있는 땅이 나왔는데요.” “몇 평이고 얼마에 나왔나요?” “1,000평이고요 50만원에 나왔습니다. 빨리 오셔야 할 듯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그렇게 통화를 하고 다음 날 그 매수자는 사무실로 방문하였고 현장 답사를 하고는 평당 50만원에 계약을 하기로 하셨다. 이게 왠일이란 말인가! 평당 40만원 입금의 땅이 나보다 일을 잘 알지 못하는 형이 50만원에 거래를 했다. 그럼 1,000평에 중개수수료가 평당 10만원이라고 하면 1억이다. 과연 정말 이 금액을 수수료로 받을 수 있을까? 계약은 그대로 진행되었다. 한 달이 지나 잔금을 치게 되었고 그 빵집 형님은 1억을 벌게 되었다. 물론 사장님과 분배를 했을 것이지만 그 일로 인해 이 빵집 형님은 수원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고 직원을 여러 명 두고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개업하셨다. 참으로 신기한 일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 일로 내가 하는 이 일이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달을 보며 매일 매일 기도했다

화성의 지리를 어느 정도 익혔을 때 나는 작은 아버님의 뜻대로 어떤 나이 지긋한 사장님의 부동산 사무실 직원으로 들어가게 됐다. 그 때 당시 내가 받는 월급은 계약과는 상관없이 월 150만원을 받게 되었다. 나는 27살이라는 나이로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하게 되었고 경기도 화성지역에 투 룸을 얻어 결혼 생활을 하게 되었다. 투 룸은 월세로 얻게 되었는데 한 달 월세로 44만원을 납부해야 했기 때문에 월세를 내고 나면 20만원 저축하고 나머지 돈으로 살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친구들을 만나 술 한 잔 할 여유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구들과는 교류가 없어지게 된 듯하다. 그때 만해도 토지를 하는 부동산 사무실에서는 한창 카드게임을 하는 사장님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 사무실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후 2시만 되면 항상 사람들이 북적대기 시작했고 밤늦게까지 카드게임을 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사무실의 모습이지만 당시엔 너무나 익숙한 광경이었기 때문에 카드게임을 하지 않는 날이 신기할 정도였다. 매일 같이 카드게임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다 보니 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무실에 오시는 사람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면 ‘분명히 용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 말이다. 월급 150만원이 그때 당시 절대 적은 월급은 아니었지만 그때 처한 내 상황은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매일 저녁이 되면 사무실 앞에서 번개탄을 피웠다. 그리고 고등어도 굽고 삼겹살도 굽고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사장님들이 먹기 편하게 다 잘라서 요리를 했고 물과 청양고추 등 먹거리를 제공해 드리면 용돈으로 꼭 3만원을 주셨다.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매일 받는 3만원은 그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듯하다. 그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하늘에 떠있는 달을 보며 수없이 되뇌었다. ‘딱 10년이다. 10년 후에는 내가 이 토지시장을 다 잡아 먹을 것이다’ 라고 말이다. 그리고 벌써 20년이 훌쩍 지났다. 이제는 대한민국 최고의 토지개발 디벨 로퍼가 되어 돈 걱정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이런 말이 있다. “불필요한 경험은 없다.”라는 말이다. 내가 하고 있는 고생과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시련이 앞으로 내 인생에 있어 절대 불필요한 경험이 아니라는 것. 지금 좋지 않은 일들이 생긴다면 그 일로 인해 나는 더욱 더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것. 그 시절 떠있는 달을 보며 수십 번 되뇌었던 말 “10년 후에 보자”라는 말이 지금의 나 토지개발의 황제로 태어나게 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story 1 초보 공인중개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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