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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도시 메데진

기적의 도시 메데진

: 마약의 수도는 어떻게 전 세계 도시의 롤모델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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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08g | 153*225*16mm
ISBN13 9791192085890
ISBN10 1192085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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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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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돈 아니면 총알(Plata, o plomo)”이라는 전략을 구사한 인물이다. 그는 정치인, 공무원, 경찰과 판·검사에게 “내게 협조해 부자가 되거나 아니면 내게 적대하면서 죽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했다. (…) 1989년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였던 세사르 가비리아를 살해하기 위해 아비앙카 항공 203편에 대한 항공기 테러를 감행해 애꿎은 승객 110여 명이 죽은 일도 있었다. (…) 이 항공기 테러는 에스코바르에게 맞서는 자의 말로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1970년대 초부터 20여 년간 메데진시민들은 이렇듯 죽음의 공포에 떨며 살아야 했다. 그것이 도시에 어떻게 각인되었는지, 또 시민들의 마음에 얼마나 큰 트라우마를 남겼는지도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 p.26

메데진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와 그의 왕국 메데진 카르텔의 본부가 있던 곳으로, 이 도시에서는 한동안 ‘원치 않았던 블랙 투어리즘’이 인기를 끌었다. 많은 관광객이 에스코바르의 테러 통치 흔적과 그의 궤적에 깊은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 p.167

메데진 기념공원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동시에 미래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성격을 담은 기억의 공간이다.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살던 곳을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재탄생시키며 메데진 사람들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작지 않은 울림을 던져준다.
--- pp.169~170

“슬프게도 우리, 우리 아이들,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은 이마에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이니셜이 새겨진 흉터를 갖게 될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이 우리의 과거를 지울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요.”
--- p.39

건축은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을 위해 가장 아름다운 역할을 합니다. 이것은 불평등에 대해 희망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우리는 도시의 가장 초라한 동네에서 결코 꿈꾸지 못했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새로운 공간에는 더 큰 의미에서 교육 및 지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 교육의 질은 공간의 질에서 시작해야 하므로 도시의 가장 가난한 아이는 도시의 가장 부유한 아이만큼 좋은 학교에 가야 합니다.
--- p.45

우리는 어떤 공공장소에 대해 생각하고 있나요? 공원 및 도서관, 학교, 문화 센터, 과학 공원, 식물원, 독서 및 음악 센터, 이 모든 것은 유형의 것, 넓은 의미로 이해되는 교육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우리가 한 일은 강력한 사회적 표현으로서 건축을 중심으로 사회적 동원이 일어날 수 있는 새로운 상징, 새로운 공간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항상 ‘그건 시멘트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 p.47

에체베리는 “도시의 변화에는 많은 요소가 있으며, 특히 중요한 것은 물리적 요소”라고 말했다. “(물리적 요소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닐지 몰라도,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공동체의 참여를 활성화하고, 만남의 장소(places of encounter)를 창출하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 존엄성과 자부심의 문제는 개입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도시의 가장 가난한 지역에 최고의 품질을 지닌 건축물을 세우는 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한 문제죠.”
--- p.51

모든 도시정책, 특히 교통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걷기에 두며, 그다음은 자전거, 대중교통, 택시, 자가용 순이라는 원칙이다. 모든 기관, 모든 전문가가 브리핑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메데진의 교통정책 기조다.
--- p.64

메데진은 메트로케이블, 즉 케이블카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도시다.
--- p.67

보편적 기본소득UBI은 소득 불평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오랫동안 논의되어왔지만, 고용을 직접적으로 촉진하는 해결책이 있다. 바로 사람들을 일자리에 데려다주는 보편적 기본교통(UBM: universal basic mobility)이다. 출퇴근 시간이 긴 지역에는 가난한 사람이 많다. 교통 사정이 좋지 않은 지역은 실업률이 높고 소득이 낮다. 이동의 자유에 대한 권리는 모든 나라의 헌법보다 우선하며, 세계 인권 선언문에도 명시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인권이 아니라 건강한 경제의 기초이다.
--- p.83

인데펜덴시아 바리오는 이제 메데진의 나머지 지역에 개방되어 사람들이 계곡에서 쉽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점차 안전하게 바뀐 바리오는 갱과 마약 밀매업자에게 썩 매력적이지 않은 공간이 되었다. 산하비에르의 한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에스컬레이터가 없었다면 적십자를 비롯한 지역사회 단체와 정부 기관 사람들이 이곳으로 출근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제 이런 기관들이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는 더 나은 사회 프로그램을 조직하고 조정할 수 있게 되는 등 이 지역에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 pp.88~89

‘도서관library’이라는 단어의 어원인 ‘liber’는 ‘책’과 ‘자유’라는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시민 각자가 원자화되고 불평등이 만연한 시대에도 시민사회의 기반이 되어주는 공공기관을 수호해야만 하며, 이런 공공기관의 상징이 바로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다양한 배경과 열정, 관심사를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생동감 넘치는 민주주의 문화에 참여할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다. 이런 장소에서라면 공공, 민간, 자선 부문이 협업하여 수익 창출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

통합 대중교통 시스템은 평균 이동시간을 90분에서 30분으로 단축했다. (…) 지난 10여 년간 시민들은 주당 30시간의 이동시간을 절약했다.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빈곤층 90% 이상이 계층1~3 출신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
--- p.96

사회적 인프라는 사회적 자본이 발달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짓는 물리적 환경을 지칭한다. 튼튼한 사회적 인프라는 친구나 이웃들이 서로 만나고 지지하며 협력하는 활동을 촉진하는 반면, 낙후한 사회적 인프라는 사회 활동을 저해하고 가족이나 개개인이 자기 스스로를 돌보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든다. 사회적 인프라의 역할은 가히 결정적이라 할 만큼 중요하다.
--- p.110

한 지역 주민은 아이들이 놀고 있는 공원을 가리키며 “이 동네에는 폭력이 너무 많았고, 죽음도 많았죠. (…) 그곳은 위험한 구멍이었습니다”라고 했다. “만약 이 공원이 직접 말을 할 수 있다면 정말 끔찍한 이야기를 많이 할걸요.
--- p.114

후안 보보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국제사회에서도 성공 사례로 알려져 있다. 주택의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고, 주택 보유율을 6%에서 85%로 늘렸으며, 모든 사람이 수도, 전기 및 하수 처리를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전에는 거주민의 절반만이 수도를 합법적으로 사용했고, 전기는 주민 중 3분의 1만 이용했으며, 하수 처리 서비스는 아무도 받지 못하던 곳이었다.
--- p.120

시정부에서는 도시의 가장 소외된 지역에 짧은 기간에 건물을 지었다. 개입은 두 가지 중요한 문제, 즉 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도시의 ‘사회적 부채’인 사회적 불평등, ② 모든 사회 계층에 뿌리박힌 ‘폭력’을 해결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국가에서 지난 60년 동안 이 지역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매우 중요했다.
--- p.132

한 도시가 유머 감각을 갖고 있다면, 그 대표적인 사례는 메데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도심 한복판에 있는 보테로 광장 주변을 산책해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이곳은 뚱뚱하고 풍만한 여성, 몸이 비대한 우스꽝스러운 남성과 동물을 형상화한 조각품이 23개나 널려 있는 야외 미술관이다. 이 작품들은 “예술은 고단한 삶의 피난처가 되어야 한다”는 페르난도 보테로의 말을 그대로 입증하고 있다.
--- p.160

도로는 자동차만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다.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 걷거나 뛰는 사람들, 그리고 놀이를 하는 사람들과 나눠 쓰는 공유 공간이다. 이런 사실을 시민들이 직접 체험해보지 않고 어떻게 인간친화적인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 시클로비아처럼 도로를 비우는 공격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우리가 도시에서 미세먼지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까.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 pp.24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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