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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백의 더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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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356g | 135*210*15mm
ISBN13 9791190529259
ISBN10 119052925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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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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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각자의 이름이 우리 존재를 나타내듯, 모든 것들엔 이름이 붙어 있지요. ‘이름 짓기naming’라는 말이 있는데 어떤 존재, 사물 혹은 생각이라도 그것이 내 머릿속에 떠오른다는 것은 이미 구름같이 엉켜 있는 추상적 생각이 기호화됐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기호sign와 뗄 수 없이 진행되는 삶이지요. 세상을 이루는 모든 현상이나 대상, 그리고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는 행동이나 사고방식, 또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구조는 기호라는 것으로 이뤄져 있으니까요. 미술사에서 다루는 미술작품들과 미술이론에서 다루는 시각문화 또한 그렇습니다. 실존주의자인 사르트르조차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대상은 기호다”라고 말한 바 있어요.
--- p.17

▶ 교수님 코멘트: 원래 멜랑콜릭은 반상징적인 심리구조로 말미암아 미술이나 문학과 같은 상징 행위를 할 수가 없는데, 크리스테바가 『검은 태양』에서 보여주는 멜랑콜릭 아티스트들은 이 불가능한 일을 해 낸 것입니다. 역설적이죠.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해냈으니까요. 그럼 이런 반전이 어떻게 일어났으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알아야겠지요. 그것을 크리스테바가 읽은 홀바인의 〈죽은 그리스도〉를 통해 살펴보는 것이 이 발제의 핵심입니다. 홀바인이 그린 죽은 그리스도의 시체가 드러내 보여주는 ‘그것’, 이제까지의 상징체계에서는 언어화, 시각화 할 수 없었던 ‘그것’은 과연 무엇인지 궁금증을 가지고 발제를 계속 들어봅시다.
--- p.72

오늘도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하고픈 이야기는 너무 많은 게 문제입니다. 이럴 땐 헤밍웨이의 말을 제 나름대로 적용한 말로 스스로 위안을 한답니다. 그건 “빙산을 다 설명할 필요는 없다. 우린 언제나 빙산의 표면만 이야기할 뿐이고 그 정도면 족하다.”라는 겁니다.1 이제 정신분석학의 이론을 다루려는데, 그 엄청난 빙산을 얼마나 다룰 수 있을까요? 그저 표면을 통해 빙산 덩어리의 몸체를 추측할 뿐입니다. 이 시간에는 프로이트, 클라인, 그리고 라캉의 관계를 살펴보면서 주체의 자기 인식, 주체와 언어 및 사회와의 관계, 그리고 성 정체성에 관한 내용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 p.119

거울단계 이론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우선 여러분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우리는 도대체 언제부터 자기 자신(주체 혹은 자아)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일까?’ 또 ‘그 최초로 갖는 주체나 자아의 개념은 어떤 의미일까?’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질문들이지만 정말 궁금한 것들 아닙니까? 이 중 먼저 후자에 답하자면, 유아의 자기 인식이란 그것이 어떻든 어른이 된 우리가 갖고 있는 복잡다단한 그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는 점은 예상이 되지요.
--- p.143

그런데 거울단계의 핵심은 이 부분에서의 반전입니다. 놀랍게도 라캉은 시각계를 통한 이러한 주체 인식은 환영에 기반하며, 그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오인’이라고 말했으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주체가 주체임을 인식하는 생의 첫 순간은 오히려 주체가 주체로부터 ‘소외’를 겪는 순간이라는 충격 선언을 합니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타인의 눈에 보여진 이미지를 내가 2차적으로 보는 것일 뿐이고, 내가 나를 직접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한 마디로 라캉은 우리가 거울에 속는다고 말했어요. 왜 그러냐고요?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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