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양한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재미있게 배우고 쫓아가는 것이 경제학을 이해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경제의 기초 지식을 쌓고, 왜 이러한 현상과 주장이 나왔는지, 경제학자들의 이론들이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할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위대한 경제학자들이 이미 그들이 집필한 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없던 시절에 이미 인플레이션을,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하기 전에 스태그플레이션을 예측했다는 것이다. 또 2001년 닷컴 버블, 2008년 금융 위기도 예견되었을 뿐 아니라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ESG, 기후 변화에 따른 인류 위기 또한 이미 100여 년 전 경제학자들에 의해 소개되었고, 나름의 해법까지 제시되었다. 놀랍지 않은가? 이처럼 우리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서서 그들이 쓴 위대한 경제학 고전을 읽는 것이다.
---「서문.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본문 6쪽)」중에서
케인스 이후 경제학은 더 어렵게 더 수학적으로 변해 왔다. 경제는 보통 사람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이런 맥락에서 1992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후보가 “결국에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고 한 것까지 고려할 때, 경제학이 점점 비경제학자가 접근하기 어려워지는 학문이 된 것은 애석한 점이다. 『괴짜 경제학』이 부족한 학문적 전문성과 논리적 건전함에도, 보통의 사람을 위한 스토리텔링으로 대성공을 거둔 것은 대중이 현실 세계에 대한 쉽고 명료한 경제학적 설명을 갈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변화시키고 싶은 경제학자에게는 절호의 기회이자 무거운 책임인 것이다.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괴짜 경제학』: 대중과 멀어지는 경제학에 던져진 숙제(본문 108~109쪽)」중에서
투자는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도박인 것인가? 말킬에 따르면 그렇다. 그러나 한 치 앞이 아닌 저 멀리는 충분히 자신감을 갖고 내다볼 수 있다. 단기간의 주가 움직임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시장 전체는 꾸준히 조금씩 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그리고 말킬이 말하는 확실한 성공 방법이 이것이다. 짧은 기간 그리고 한 기업의 향방은 내다보기 어렵지만 시장 전체의 장기적 트렌드는 우상향하니 이 흐름에 올라타라는 것이다.
---「버턴 말킬, 『랜덤워크 투자수업』: 평범한 투자자들을 위한 필승 투자법(본문 176~177쪽)」중에서
1970년대 미국 증시가 10년 동안 고작 47% 상승할 때, 소로스의 퀀텀 펀드는 4,20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1970년 400만 달러로 시작한 그의 펀드는 2010년까지 320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 소로스는 역사 속 여러 버블의 형성과 붕괴를 사료로 들며 시장은 결코 효율적이지도, 안정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시장에서 광풍과 폭락은 이상 현상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란 것이다. 그는 흔히 ‘펀더멘털’이라고 부르는 기업의 내재적 특성을 분석하지 않는다. 그가 보기에 내재된 가치란 없으며, 모든 것이 상대적이다. 왜냐하면 내재적 특성을 분석하고 그 판단에 맞춰 주가가 움직이면 이에 기업 사정도 주가의 영향을 받아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투자 대상과 시장 플레이어들을 철저히 파악한 뒤, 이들의 행동 유인과 심리를 예측하여 상승 또는 하락에 베팅한다.
---「조지 소로스, 『금융의 연금술』: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가 바라본 금융 시장(본문 185쪽)」중에서
민스키와 그의 책이 처음 관심받은 것은 러시아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이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중 하나인 ‘핌코’의 펀드 매니저 폴 매컬리가 민스키의 이론에 주목한 것이다. 당시 경제 위기 상황에서 (…) 시장 전체의 자산 가격이 폭락했고, 이는 더 심한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매컬리는 이러한 상황이 민스키의 이론과 매우 유사하다고 느껴 이를 ‘민스키 모먼트(Minsky Moment)’라고 불렀다. 1990년대 말 잠시 주목을 받았던 민스키와 그의 책은 21세기 초입의 경제 황금기를 맞으며 다시 주목을 받았다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혔다. 그리고 인류는 그 망각에 대한 대가를 다시 치러야 했다. (…) 2007년 부동산 담보 대출이 부실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경제 위기가 시작될 수 있겠다는 우려가 시장에 엄습할 무렵, 〈월스트리트 저널〉과 〈파이낸셜 타임스〉와 같은 경제지들에서 민스키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월가에서 다섯 번째 규모를 자랑하던 투자 은행 베어스턴스가 부실 자산으로 인해 JP모건에 인수되던 2008년 3월, 민스키는 드디어 재평가받게 됐다.
---「하이먼 민스키, 『불안정한 경제 안정화시키기』: 2008년 금융 위기를 예측하다(본문 216~217쪽)」중에서
18세기부터 현재까지 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피케티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견한다. 대공황과 전시를 제외하면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을 꾸준히 압도한 것이다. 국민 전체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자본이 증식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빈익빈 부익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미 자본을 가진 사람의 재산 증식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는 의미다. (…) 피케티는 ‘글로벌 자본세’가 꼭 필요하며, 꼭 도입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이렇게 믿는 이유는 간단하다. 마르크스는 빈부 격차가 한계를 넘으면 혁명이 일어나며 체제가 전복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리고 지금처럼 부의 불평등이 계속 심화되면 종국에는 커다란 사회 불안이 야기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혁명과 민주주의의 상실보다는 글로벌 자본세가 더 나은 대안이기 때문에 세계는 이를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영원한 논쟁거리, 부의 분배에 대한 연구(본문 234~236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