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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정신과의사, 인간과 종교를 말하다 (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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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460쪽 | 210*290*30mm
ISBN13 9791198223661
ISBN10 1198223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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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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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희소가치가 높아지면서 부모들이 버릇 가르친다고 처벌하고 큰소리로 꾸짖던 시대도 막을 내렸다. 교사가 잘못을 저지른 학생을 처벌하면 그 부모가 우리 아이 기죽이지 말라고 항의하는 시대다. 아이들은 예전보다 훨씬 자율적이고 능동적이고 긍정적으로 자란다. 전에는 아이들이 능동적이고 탐험적인 성향을 타고나도 부모와 사회가 말 잘 듣고 착하고 얌전하고 순종적으로 만들기 위해 타고난 선행성을 억제한 면이 없지 않다. 나는 1932년에 태어났고 우리 가정은 철저히 가부장적이었던 탓에 아버님의 얼굴을 직접 쳐다보지도 못하고 자랐다. 어쩌다 무엇을 잘못하면 매 맞기 일쑤였다.
--- pp.19~20

판에 박은 하나님 변론을 위해 세속적인 지식을 부인하고, 합리화와 부정否定의 기전으로 성경 구절을 인용하는 것은 이제 듣기조차 거북하다. 역사나 과학의 지식을 피하고 부정하며 지나가는 것은 스스로 확증편향임을 증명하는 셈이다. 진화론이나 신의 역사 이야기가 나오면 이해하는 모양만 갖추고 흘려버리는 것이 바로 회피이다. 성경에 없는 지식은 진리가 될 수 없다는 식으로 종교에 도전하는 지식을 외면하는 것은 부정이다. 세속적인 지식도 모두 하나님이 창조하셨고 진리는 성경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세속적인 지식도 과학도 모두 하나님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과정이다.
--- p.128

심리학에서의 자기애는 타고나는 것이다. 태어날 때 우리의 눈의 조직들이 미숙하여 사물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눈의 신경 조직의 수초화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갓난아이가 보는 세상은 성인이 보는 세상과 달라 모든 것이 분명치않다. 어머니 배 속에서 막 태어난 인간은 사물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고 생후 24주가 되어 신경조직의 수초화가 완성된 후에야 어머니를 뚜렷하게 볼 수 있다. 그 다음에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그들이 어머니와 다르다는 것을 식별하고 비로소 남과의 관계가 시작된다.
--- pp.149~150

인간의 사고에는 두 가지 모드가 있다. 하나는 ‘논리-과학적 모드’로 정규적인 논리와 철저한 분석 그리고 합리적인 가설로 유도되는 과학적 과정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이와는 상반되는 ‘이야기 모드’의 사고다. 이는 인간의 경험을 지적으로 이해하고 진리의 조건을 밝히는 것보다는 시간에 따라 전개되는 일들을 연결시키는 과정이다. 이때 정확성과 확실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전망이다. 이야기 모드에서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주인공의 세상에 직접 참여하면서 그 경험을 자유롭게 해석하기 때문에 주인공은 동시에 저자가 된다. 이야기 모드에서는 주인공의 의식으로 주관화된 내용들이 현실로 묘사되기 때문에 이미 알려진 ‘확실한 것’이 아닌 가능성이 발현된다.
--- pp.215~216

선진국의 일반 국민들이 인식하는 동성애자는 한국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다. 특히 사회적 차별이 거의 없어진 나라들도 있다. 미국에서는 동성애자가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떳떳하게 알리고 산다. 동성애자인 뉴스 앵커도,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는 도지사나 상하원의 의원도 마찬가지다. 유명한 과학자, 베스트셀러 작가들 그리고 연예계의 유명한 배우나 음악가, 나아가 굴지의 교향악단 지휘자와 연주가 중에도 동성애자들이 있다. 일반 국민들도 동성애가 무엇인지 지식으로 알고 있고 그들의 성적 대상 선택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며 차별 없이 더불어 살고 있다. 그런데 선진국이 된 한국의 의식 수준은 안타깝게 이에 미치지 못한다.
--- p.250

성경에 인간의 죽음에 대한 구절들은 많으나 구체적으로 죽음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영생에 대한 말씀은 성경 여러 곳에 기록되어 있으나 영생 자체에 대한 말씀은 없다. 죽음을 경험해 본 사람 없고 죽어 보지 않고서야 죽음이 어떤 상태인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창세기에는 인간이 죽어야 하는 이유를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명을 어기고 하나님을 떠난 죄 때문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의 죽음은 3일간이었고 다시 부활하셨으나 죽으신 동안 어떠했는지 남기신 말은 없다. 아담과 하와의 타락 후 약 4천 년이 지나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인간의 죄를 대속하여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시고 또 하늘에 오르신다. 이것도 끝이 아니다. 예수님은 다시 재림하셔서 인류가 구원받고 영생을 얻는다. 이 죽음과 구속과 영생의 연결이 없으면 기독교는 없다.
--- pp.385~386

종교의 역사에 대한 공부를 할수록 내가 믿는 기독교의 세계관이나 성경에 쓰인 내용의 한계를 알게 되었고, 기독교도 결국 종교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것이 나의 신앙에 많은 변화를 안겨 주었다. 나는 이 변화가 하나님을 멀리한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 오히려 시대에 따르는 변화에 보조를 맞추고 더 위대한 우주적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 궁극적으로는 이것이 나의 신앙을 보다 원숙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해 동안 풀리지 않았던 의문이나 모순도 새로운 시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나의 의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들은 과감하게 모른다고 말하고 믿어지지 않으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 pp.42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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