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아아!” 커비는 몹시 당황했다. 그러나 황급히 워프스타에 바짝 엎드려 매달린 덕에 추락은 면했다. “뭐, 뭐지? 방금 그 바람은……?” 주위를 둘러본 커비는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무시무시한 강풍에 풀도 나무도 모두 쓰러져 있었다. 당장이라도 땅에서 뽑혀 나갈 기세였다. “태풍인가……? 하지만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갑자기……?” 커비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곳에는 기묘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조금 전까지 파랗던 하늘에 시커먼 잿빛 구름이 가득했다. 구름 사이로 정체 모를 소용돌이가 보였다. 그 소용돌이가 강력한 힘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저건?” 커비는 눈을 크게 뜨고 정체 모를 소용돌이를 바라보았다. --- p.7
“소용돌이에 휩쓸려 기절했었지. 웨이들 디는 어떻게 됐을까?” 커비는 두리번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반다나 웨이들 디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다른 웨이들 디 친구들이나 주민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커비는 바다를 등진 채 나무 사이를 헤치고 들어갔다. 파도 소리 대신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둑어둑한 숲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커비는 숲 안쪽으로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조용하네……. 아무도 없나…….” 조금씩 외로움이 커져 가는 찰나. 앞쪽에 밝은 빛이 보였다. 커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숲을 빠져나오자마자 커비는 크게 외쳤다. “우와아! 굉장하다!” 그곳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하늘까지 닿을 것만 같은 높은 기둥이 여기저기 우뚝 솟아 있었다. 땅은 평평하고 단단했으며, 하얀 선이 길 위로 쭉 뻗어 있었다. --- p.13~14
“우오오오오오오!” 커비는 온 힘을 다해 계속해서 빨아들였다. 순간, 적들의 뒤에 있던 자동차가 덜컹거리며 떠오르는가 싶더니 커비를 향해 똑바로 날아왔다. 커비는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저렇게 큰 게 입속으로 들어올 리가……! 그러나 자동차와 부딪치려는 순간, 커비의 입이 엄청난 크기로 쩍 벌어졌다. 커다란 자동차를 쏙 빨아들여 버릴 정도로. “우우우우웁!” 다음 순간, 커비의 입은 자동차를 통째로 머금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사태에 커비는 크게 당황했다. “우웁…… 우우웁…… 우우우웁?” 말은 할 수 없었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커비의 모습이 자동차 모양으로 바뀌었다. 이건 ‘자동차 머금기’라고 불러야 하려나. 이 세계의 새로운 능력? 충격적인 순간을 목격한 세 짐승은 아연실색하며 뒷걸음질 쳤다. --- p.17~18
“에피린한테 들었는데,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네이첼 초원이라는 곳이래. 숲과 호수가 가까운 곳에 있어서 푸푸푸랜드랑 좀 비슷하지? 그래서 우린 여기에 마을을 만들기로 했던 거야. 어쩌면 대왕님도 이 초원 어딘가에 계실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하지만 비스트 군단이 마을을 모두 부숴 버렸어.” “비스트 군단?” 커비의 질문에 에피린이 대답했다. “우리를 공격했던 녀석들이야. 털북숭이가 으르르피, 우리를 옮기던 새는 클록커라고 해.” 반다나 웨이들 디가 덧붙였다. “비스트 군단의 리더는 레온갈프야. 나는 본 적이 없지만, 엄청나게 강하다나 봐.” --- p.27
“그런데 왜 이 모자가 여기에 있는 거지?” 반다나 웨이들 디가 의아해했다. 박식한 웨이들 디가 한쪽 손을 들며 말했다. “그 모자는 팝스타에 있는 카피 능력 모자와 매우 비슷합니다.” “응?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이 세계에는 일찍이 높은 수준으로 발달한 문명이 존재했습니다. 남겨진 대도시가 그 증거죠. 카피 능력 모자는 어떤 루트를 통해 팝스타에서 이 별로 옮겨져, 고도의 문명 아래에서 연구 혹은 개발된 것이 아닐까요?” 박식한 웨이들 디가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로 설명을 했지만, 커비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커비가 검을 치켜들고 기합을 넣어 외쳤다. “카피 능력을 쓸 수 있다면 비스트 군단 따위 두렵지 않아. 자, 나머지 웨이들 디 친구들을 구하러 가자!” 반다나 웨이들 디는 고개를 끄덕이며 웨이들 디 친구들에게 물었다. “다른 아이들은 어디로 끌려갔는지 아니?” “여기보다 더 북쪽으로 끌려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