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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 바우쉬

: 끝나지 않을 몸짓

[ 양장 ] 현대 예술의 거장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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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458g | 130*187*25mm
ISBN13 9788932431543
ISBN10 89324315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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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하이너 뮐러는 피나 바우쉬가 춤으로 구현해 내는 새로움을 “어떻게 텍스트에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심한다. 자신의 예술적 수단인 텍스트로 피나 바우쉬의 예술적 성취, 즉 무대가 재현의 장에 머물지 않고 삶의 현장이 되도록 함으로써 관객에게 동경과 예감을 불어넣는 현실을 만들어 내려 애쓰는, 바로 이 절실한 동료적 시선이 전문가가 아닌 우리로서는 알아채기 어려운 피나 바우쉬 미학의 숨은 맥락들을 포착해 낸다. 이제부터는 뮐러의 「신발에 피가 혹은 자유의 수수께끼」를 찬찬히 읽어 나가면서 그가 피나 바우쉬 무대의 어떤 면모들에 주목했는지 살펴볼까 한다. 우선 에세이의 제목으로 시작해 보자면, “신발에 피가”는 그림 동화 『재투성이 아가씨Aschenputtel』의 한 구절이다. 우리에게는 ‘신데렐라’로 알려진 이 이야기에서 새엄마는 왕자가 들고 온 신이 딸에게 맞지 않자 궁전에 가면 걸을 필요 없다며 딸의 발가락을 잘라 버린다. 여기에 속은 왕자가 그 딸을 궁전으로 데려가다가 재투성이 아가씨 친엄마의 무덤 앞을 지날 때, 새들이 “신발에 피가” 묻었다고 알려 거짓을 폭로한다. 그렇다면 뮐러는 왜 이 구절을 피나 바우쉬와 연관 짓는 것일까?
---「옮긴이의 글, 11~12쪽」중에서

피나 바우쉬는 공연 연습 중에 “아름다운 것들은 뭔가 움직임과 연관되어 있다니, 희한하죠”라고 말한 적이 있다. 춤은 그녀에게 폭넓은 개념이었다. “그것은 거의 모든 것일 수 있답니다. 특정한 의식, 특정한 내면적·신체적 태도, 매우 높은 정확성과 관련되어 있어요. 앎, 호흡, 디테일 하나하나와 말이에요. 언제나 ‘어떻게’와 관련되어 있지요. 춤인 게 너무 많아요, 완전히 반대되는 것들도요.” 그녀가 흔치 않은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말이다.
---「들어가는 글, 49~50쪽」중에서

다섯 살 꼬마는 자신이 무엇을 기대하는지도 모른 채 호기심 가득하게 황홀한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 “나는 거기에 따라갔고, 그러니까 다른 아이들이 거기서 하는 걸 해보려고 했어요. 왠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도 우리가 바닥에 배를 대고 누워 등 뒤로 발을 머리에 얹어야 했던 기억이 나요. 그때 한 여자가 말했어요. ‘아니, 얘는 뱀인간인 걸’.” 그 말은 분명히 어린 피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동시에 그녀를 다소 당황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아주 바보스럽게 들리겠지만, 누군가가 나를 칭찬했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정말 기뻤어요. 여관집 딸내미는 늘 그저 투명인간처럼 돌아다니잖아요. 그러면 본질적으로 언제나 혼자예요. 가족생활도 없고요.” 그녀의 부모는 그녀를 자랑스러워했지만, 그녀가 춤추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 피나 바우쉬가 이야기했듯이, “부모님은 거기에 딱히 관심을 가지신 적도 없었어요.” “하지만 나는 내가 몹시 사랑받고 있다고 느꼈어요. 나는 아무것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었어요. 부모님은 나를 믿었어요.” 그것이 양친이 자신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선물이었다고 한다.
---「1. 유년기와 청소년기, 57~58쪽」중에서

그녀에게는 무용수로서의 자기이해가 중요했다. “나는 내가 만드는 모든 것을 무용수로서 만들어요, 전부 다, 전부 다요! 그것은 내가 기꺼이 춤을 추고 싶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나에게 춤은 나를 가장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해 주는 형식이에요. 나에게 가장 가까운 언어예요.” 이때 고전발레가 자신의 표현에 상응하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분명했다. “다들 나를 발레리나로 만들고 싶어 했지만, 나는 그러면서 단 한 번도 편하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뾰족슈즈가 언제나 권투글러브처럼 느껴졌죠. 나는 내 발을 손처럼 자유롭게 느껴야만 합니다. 모든 걸 느낄 수 있어야만 해요.”
---「2. 뉴욕에서 에센으로 그리고 첫 안무들, 74쪽」중에서

탄츠테아터 단장으로서 참여한 첫 번째 작업은 이 안무가에게 중요한 경험이었다. “많은 것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왔고, 그러니 그게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로 향하는지, 환상이 또는 현실이 어디로 몰고 가는지 (…) 전혀 알 도리가 없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그것은 당연히 중요한 작품이었어요. 그리고 특정한 것들을 깨닫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녀는 예컨대 자신의 창의적인 직감을 따라야 하고 사전에 구상들로 스스로를 너무 확정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다음과 같은 점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이 계획된 작업 도중에 완전히 다른 것들에도 갑자기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것들은 계획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는 점을 점차 알게 되었지요. 계획을 따를 것이냐, 아니면 어디로 데려갈지 전혀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에 끼어들 것이냐.”
---「3. 부퍼탈에서 내디딘 첫걸음들, 83쪽」중에서

공연 연습 전에 몇몇 무용수와 언쟁이 벌어졌다. 여러 무용수가 이전의 브레히트/바일 공연 작업에 만족하지 않았다. 피나 바우쉬의 말로는 이렇다. “그러고서는 갑자기 내가 만들려던 게 아주 끔찍하다고 하더군요. 그 말은 내 폐부를 찔렀습니다. (…) 그때는 이 사람들 하고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나는 무용수 네 명과 함께 얀 미나르지크의 작은 스튜디오로 물러났고, 그런 다음에 작업을 시작했지요. (…) 그리고 그 뒤로 어느 시점엔가 그들 모두가 제 발로 다시 왔어요, 하지만 오로지 그들이 원했을 때만이었어요. 나는 작업할 마음이 없는 사람은 더 이상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 작업을 할 때 나는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 나는 작은 무리 안에서만 감히 그렇게 했어요.” 질문이란 한 주제를 아주 조심스럽게 건드리라고 있는 거라고 한다.
---「4. 새로운 형식을 향한 출발, 97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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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에게〉에 삽입된 피나 바우쉬의 〈마주르카 포고〉는 목가적 분위기와 고통에 찬 아름다움으로 나를 울게 만들었다.
- Pedro Almodovar (영화감독)
나를 고무시킬 뿐 아니라 뒤흔들어 놓기까지 한 유일한 연극은 피나 바우쉬의 공연들, 텍스트 없는 연극이었다.
- 하이너 뮐러 (극작가)
피나 바우쉬 그 자신이 무용의 한 카테고리이며, 그녀 이전에 탄츠테아터는 없었다.
- 윌리엄 포사이드 (프랑크푸르트 발레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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