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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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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362g | 130*210*20mm
ISBN13 9788937417207
ISBN10 893741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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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으러 미국에 왔을 때 처음 얼마 동안은 자랑스러운 흥분감을 느꼈다. 결혼을 통해 자신이 갈망하던 부류, ‘아내를 미국에 원정 출산 보낸 부유한 나이지리아 남자들’이라는 부류에 속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뒤에 그들이 세 들어 살던 집이 매물로 나왔다. 좋은 가격이야, 오비오라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우리가 그 집을 살 거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그가 “우리”라고 말했을 때 마치 그녀에게 정말 발언권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자신이 또 다른 부류, ‘미국에 집이 있는 부유한 나이지리아 남자들’의 일원이 된 것도 기뻤다.
---「모조품」중에서

“딸아이는 미국에서 잘 지내나?” 이켄나가 물었다.
“아주 잘 지내네.”
“의사라고 했지?”
“그래.” 나는 이켄나에게 더 자세히 말해 줘야 마땅하다고 느꼈다. 혹은 아까 내가 한 말 때문에 생긴 어색함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느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 애는 코네티컷주의 작은 마을에 살아. 로드아일랜드주에서 가까운 쪽이지. 병원 이사회에서 의사를 구하는 광고를 내서 우리 애가 찾아갔더니 걔가 의사 자격증을 나이지리아에서 땄다는 걸 알자마자 자기들은 외국인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래. 하지만 그애는 미국 시민이거든. 내가 전쟁 후에 미국으로 가서 버클리에서 강의할 때 그 애가 태어났기 때문에. 그래서 그들은 그 애를 고용할 수밖에 없었지.” 나는 킥킥 웃으면서 이켄나도 함께 웃길 바랐다. 하지만 그는 웃지 않았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화염목 밑의 사내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유령」중에서

그는 키가 크고 턱이 길었다. 그리고 말하는 품에 뭔가 부드럽고 달래는 듯한 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아마 그가 변호사이기 때문이리라고 그녀는 추측했다. 그는 부엌에서 면접을 봤다. 조리대에 기대서서 그녀의 출신과 나이지리아에서의 삶에 관해 물었고 조시가 유대인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는 자신의 뿌리를 둘 다 알도록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을 하는 동안 전화기에 붙어 있는 은색 ‘총기 반대’ 스티커를 계속 문질러 댔다. 카마라는 애 엄마는 어디 있나 궁금했다. 어쩌면 닐이 그녀를 죽여서 여행 가방 안에 넣어 놨는지도 몰랐다. 카마라는 지난 몇 달 동안 법률 TV를 보면서 지냈고 미국인들이 얼마나 미치광이인지 알게 됐다.
---「지난주 일요일에」중에서

“지금이 2000년일지는 모르지만 가족들에게 자기가 동성애자라고 고백하는 여자 이야기가 대체 얼마나 아프리카적이라는 거요?” 에드워드가 물었다.
그러자 세네갈인이 알아들을 수 없는 프랑스어를 속사포처럼 쏟아 내기 시작하더니 약 일 분 동안의 일장 연설을 마친 뒤에 이렇게 말했다. “내가 세네갈인이에요! 내가 세네갈인이라고요!” 이 말에 에드워드는 똑같이 유창한 프랑스어로 대답하고 나서 다시 영어로, 부드러운 미소를 띠면서 “저 사람은 고급 보르도와인을 너무 많이 마셨나 보군요.”라고 말했고 몇몇 참가자들이 킥킥 웃었다.
---「점핑 멍키 힐」중에서

그래서 당신이 오늘의 메뉴를 줄줄 읊은 뒤에 그가 식당의 어두침침한 불빛 속에서 당신에게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었을 때 당신은 나이지리아라고 대답하고 나서 그가 보츠와나의 에이즈 퇴치 운동에 돈을 기부한 얘기를 하길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당신이 요루바족인지 이보족인지를 물었다. 얼굴을 보니 풀라니족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당신은 깜짝 놀랐다. 당신은 그가 주립대의 인류학 교수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십 대 후반 정도로 보이니 나이가 조금 젊긴 했지만 얼굴만 봐서 어떻게 알겠는가?

이보족요, 당신은 대답했다. 그는 당신의 이름을 물었고 아쿤나가 예쁜 이름이라고 했다. 다행히,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당신은 사람들에게서 “‘아버지의 재산’요? 그럼 당신 아버지가 실제로 사위한테 당신을 팔아넘길 거란 말인가요?”라는 말을 듣는 게 지겨웠기 때문이다.
---「숨통」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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