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디카시의 세상이다. 너도나도 별다른 준비 없이 이 대열에 합류한다. 사정이 그러하니 자연히 디카시의 이론이나 창작 방법에 대한 강론에 목마르게 된다. 기실 디카시는 복잡한 이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방법을 몰라서 잘 못 쓰는 것이 아니다. 각기의 사진과 시를 안목 있고 수준 높게 발굴하는 기량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기에 ‘디카시를 쓰기는 쉽다, 그러나 잘 쓰기는 어렵다’라는 수사修辭가 등장한다. 바로 이 디카시 잘 쓰는 법에 관한, 정색正色의 교본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책머리에」중에서
디카시는 디지털 카메라와 시의 합성을 말하는 새로운 시 형식이다. 근자의 한국인이면 누구나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순간 포착의 사진을 찍고, 그 사진에 밀착하는 짧고 강렬한 몇 줄의 시를 덧붙이는 것이다. 일상의 삶 가운데 가장 가까이 손에 미치는 영상 도구를 활용하여 가장 쉽고 공감이 가는 감각적인 시의 산출에 이르는, 현대적 문학 장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영상시의 유형이 가능하리라는 생각과, 그것을 시의 방식으로 추동하고 더 나아가 하나의 문학 운동으로 이끄는 행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짧은 시에 담은 깊고 긴 감동」중에서
모든 자연이나 사물, 곧 카메라의 피사체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문자로 재현하는데,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과 그에 연동되는 시가 하나의 텍스트로 완성되는 새로운 시의 장르다. 그러자면 평상의 언어가 시가 되기 위해서 응축과 상징의 표현력을 얻어야 하듯이,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 또한 피사체의 여러 표정 가운데 촌철살인에 해당하는 극명한 순간을 포착해야 마땅하다. 또한 그 사진에 잇대어져 있는 시도 단순한 비유적 언어용법을 넘어 사진의 시각적 현상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유발할 수 있도록 주밀한 언어 및 의미의 배합을 유념해야 옳겠다.
---「현대 시의 새로운 장르, 디카시」중에서
디카시는 해독이 어려운 시, 시인들만의 전유물로 독자와 불통하는 시를 버리고 공감과 소통의 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시로 탈바꿈하게 해 보자는 ‘야무진 꿈’을 안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꿈이 그 발원의 땅인 경남 고성을 넘어 삼남 지방을 휘돌아 한국 전역으로 그 무대를 넓혔다. 그리고 이제 국경을 넘어 해외로 확장되어 가고 있으니 문학의 활성화, 대중화, 글로벌화에 있어 기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소수의 디카시 동호인과 이론가들이 동참했으나, 이제는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은 물론 한국 문단에 그 이름을 가진 저명 시인들도 디카시 창작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디카시」중에서
분주하고 복잡한 우리 삶에, 가장 효율적이고 매혹적인 쉼표 하나를 소개한다. 동시대 생활문학의 아이콘 디카시다. 자투리 시간이나 틈새 시간을 최대한의 부가가치로 치환하는 새로운 유형의 문예 장르다. 디카시 한 편을 완성한 그 충일한 보람을 수시로 누릴 수 있으니, 다른 일에도 자신감과 활력을 불러온다. 2022년에서 2023년에 걸친 겨울 24일간 미국 강연 여행을 다녀오면서, 필자는 틈틈이 13편의 디카시를 썼다. 그 경험을 성공사례로 하여, 아직 디카시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지 아니한 분들에게 강추한다. 여기 우리 인생의 가장 빛나는 문학적 쉼표, 디카시가 있다!
---「디카시와의 만남, 빛나는 쉼표」중에서
21세기 벽두에 새로운 문예운동으로 등장한 디카시는 이제 세상 방방곡곡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그 이름을 알고 있는, 보편적 확산의 지경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강역(疆域)을 넘어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여러 나라로 새로운 문화 한류의 전파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가의 정치력이나 경제력, 또는 군사력으로 밀고 나갈 수 없는 새로운 형식의브랜드와 네임벨류를 생산하고 있는 터이다. 순간포착의 강렬한 영상, 간결한 촌철살인의 시적 언어가 순간예술이자 영속예술의 필요충분조건을 성립시키는 형국이다.
---「순간의 영감이 빚어낸 영속성」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