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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색깔이 있다면

음악에 색깔이 있다면

: 클래식의 역사 100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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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94쪽 | 754g | 296*240*16mm
ISBN13 9788952248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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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음악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자가 일반인들을 위해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다룬 책을 썼다. 저자 피터르 베르헤 교수는 2020년 이 책으로 벨기에 왕립 플랑드르 과학예술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지식커뮤니케이션상을 받았다. “전 연령대가 접근할 수 있는 음악 책으로, 재미있고 독창적이며, 현대적 감각이 가미되었다”는 것이 선정 이유였다. 과연, 쉽고 명료한 언어로 서양음악사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음악의 기원에서부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사조, 갈래(장르), 작곡가와 작품, 용어 소개를 아우르며 풀어내는데, 쉽게 설명한다고 해서 그 깊이가 얕지 않다.
---「옮긴이의 말, 279쪽」중에서

음악은 시대를 초월한다. 음악이 없던 때가 있었다고는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다. 언제나 무슨 소리든지 들렸고, 지금도 들리고 있다. 높은 소리 낮은 소리, 센 소리 여린 소리, 예쁜 소리 미운 소리, 늘 소리는 들린다. 음악은 처음에 우주에서 나왔고, 그다음에는 자연에서, 마침내 인간에게서 나온다. 이 책은 특히 ‘인간의 음악(musica humana)’을 다룬다.
---「I. 태초에 음악이 있었다, 13쪽」중에서

태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고요조차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빅뱅, 우주 역사상 최초의 음악이다.
---「1. 빅뱅, 13쪽」중에서

우주에는 그 소리를 실제로 들을 수 있는 행성이 하나 있으니, 바로 지구다. (…) 지구라는 행성은 하나의 거대한 오케스트라이자 소리의 제전이다. (…) 음악사의 전 기간에 걸쳐 작곡가들은 지구의 소리를 최대한 모방하려고 애썼다.
---「2. 어머니 지구, 17쪽」중에서

예술사의 어떤 시대명칭은 그 의미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기 십상이다. 이제 17세기 초부터 18세기 중엽 무렵까지의 시기를 다루어 보자. 이 시대는 으레 ‘바로크 시대’라고 불린다. 오늘날 우리는 무언가가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과장스러울 때 주로 ‘바로크’로 표현하곤 한다. (…) 그렇다면 ‘바로크’ 시대에는 오직 파이 위의 생크림 같은 음악만 작곡되었다는 뜻일까? 전혀 그렇지 않으며, 심지어 거리가 먼 이야기다. 사실 음악이 바로크해서 바로크 음악이 아니라, 마침 그 시대가 미술사의 바로크 시대(정말로 바로크한 미술!)여서 음악까지 바로크라고 이름 붙였으니까. 심지어 바로크 시대는 사실은 과도한… 단순화의 시대로 시작되었다.
---「IV. 바로크 음악, 65쪽」중에서

‘고전(classic)’은 약간은 혼란스러운 단어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시대인 ‘고전 고대’를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전 고대가 18세기의 ‘고전주의’ 예술가들에게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었으니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들은 고대 예술의 순수한 균형을 무척 좋아했다. 또한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선명하고 명확해야 했다. (…) ‘클래식 음악(classical music)’이라는 말은 또 다른 이유로 혼란스럽다. 이 말은 고전주의 음악뿐 아니라 다른 모든 ‘예술음악’까지 가리킨다. 하이든, 모차르트 그리고 젊은 베토벤만이 ‘클래식’ 작곡가인 것이 아니라 이전의 힐데가르트 폰 빙엔, 팔레스트리나, 바흐, 이후의 바그너, 슈토크하우젠, 그 밖에 이 책에 나오는 거의 모든 이름도 ‘클래식’ 작곡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클래식’은 사실상 ‘팝’, ‘재즈’, ‘월드뮤직’ 등등 ‘다른 음악 전통’에 반대되는 말인 셈이다.
---「V. 고전주의 음악, 97쪽」중에서

‘로맨틱(낭만적)’이라는 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어서 좀 성가신 단어다. 낭만주의에서 우리는 달콤하고 다정한 감정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감정에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특징이라면, 온갖 노력을 다해 감정을 엄청나게 확대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 낭만주의 음악은 웅장하고 길게 늘어질 때가 많지만, 거꾸로 아주 작고 정제되어 있을 수도 있다. 거의 한 시간짜리 오케스트라 작품에서 거대한 산악 풍경을 묘사하는가 하면, 3분짜리 가곡에서 초라하고 메마른 꽃다발에 줌 렌즈를 갖다 댄다. 심지어 하나의 작품 안에서도 이러한 엄청난 대비가 발생할 수 있다. (…) 그러니 무릇 낭만주의는 극단을 먹고 산다고나 할까.
---「VI. 낭만주의 음악, 117쪽」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20세기와 21세기의 모든 음악이 ‘난해하고’ ‘다가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1900년 이후로 단순하지 않은 음악이 많이 작곡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성급히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 1900년 이후의 음악은 워낙 다양해서 이를 하나로 뭉뚱그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그러니 ‘난해하다’는 등의 뭇 편견에 구애받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자. 더욱이 이른바 ‘진짜로 어려운 음악’의 경우도 사정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어려운’ 음악이란 도대체 무슨 말일까?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면 어려운 음악일까? 가령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어야 한다거나 조금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왜 꼭 그래야만 할까? 음악은 ‘선율을 따라 부르거나 짐작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선다. 음악은 소리의 영역이고, 우리가 소리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은 그 영역의 일부에 해당한다. (…) 꼭 어떠해야 한다는 법은 없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 (…) 중요한 것은 귀를 미리 닫아 버리지 않는 일이다.
---「VII. 20세기와 21세기 음악, 173쪽」중에서

지금까지 이 책은 아직 여성을 많이 다루지 않았고, 여성 작곡가도 마찬가지다. 중세에 우리는 카시아와 힐데가르트 폰 빙엔이라는 길을 건넜다. 그다음에 프랑스의 제르맹 테유페르, 러시아의 구바이둘리나와 우스트볼스카야, 핀란드의 사리아호, 미국의 루스 크로퍼드 시거, 그리고 방금 전 벨기에 플랑드르의 아넬리스 판 파레이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밖에는 빈약하다. 물론 여성 작곡가들이 더 있지만, 확실히 20세기 초까지는 몹시 실망스럽다. 이는 그전에는 여성들이 공개적인 음악 생활을 하게끔 거의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94. 허스토리를 찾아라! 262쪽」중에서

네덜란드판 위키백과에서는 100명이 넘는 ‘여성 작곡가 목록’을 찾아볼 수 있고, 영어판에는 훨씬 더 많은 이름이 있다. 이런 목록은 아주 교육적이지만, 약간 이상한 면도 있다. 왜냐하면 당연히 어디에서도 ‘남성 작곡가 목록’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95. 더 더 찾아라! 266쪽」중에서

음악의 세계는 무한하다. 우주가 빅뱅 이후로 팽창하고 있는 것처럼, 음악이라는 우주도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이 책에는 음악사에서 제일 굵직한 흐름들과 중요한 이름들만 포함되어 있다. 더군다나 이 책은 서양음악에 국한되어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인들?그러니까 지구상 모든 사람들?도 수천 년 동안 음악을 해 왔는데 말이다. 또한 클래식 음악은 요즘 대다수 사람들의 삶에서 사소 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책은 거의 ‘클래식 음악’만 다룬다. 20세기를 지나며 팝뮤직은 점점 더 중요해졌다. (…) 결국 이러한 모든 ‘음악들(musics)’이 다 함께 음악의 세계를 형성한다. 날마다 새로운 작품이, 온갖 양식으로, 그리고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미래의 음악이다. (…) 그러는 사이 세상에는 우리가 한평생 들어도 다 듣지 못할 만큼 많은 음악이 생겨났다. 하지만 괜찮다. 세상에는 한평생 오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산이 있고, 한평생 먹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맛있는 것들이 있지 않나. 그 사실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산이다. (…)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그 밖의 다른 음악에서도 탐험에는 끝이 없다. 그러니까, 이 책을 덮고 세상으로 나가서… 귀를 열고 들어 보자!
---「100. 언제나 어디서나, 278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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