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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고독

: 황야에서 보낸 침묵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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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556g | 138*210*28mm
ISBN13 9791197874376
ISBN10 1197874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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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사색한 자연 문학의 고전 55주년 기념판
손민규 인문 PD
『사막의 고독』을 쓴 에드워드 에비는 유아론唯我論자를 조용히 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그를 향해 돌을 던지라고 말한다. 그가 돌을 피한다면 거짓말쟁이라고. 자연, 세계는 실재한다. 그것도 아주 멋진 모습으로 존재한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자연의 웅장함과 위대함을 표현한 이 책은 『월든』의 전통을 잇는 생태주의 고전이다.

이 책은 1968년에 출판되었다. 책 표지에 표시된 대로 2023년은 이 책이 출간된 지 '55주년'인 셈이다. 『사막의 고독』은 자연 문학의 명작 중 하나로, 저자가 아리조나주의 국립공원에서 경험한 경치와 대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자연 보호에 대한 철학적인 생각을 다룬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환경 보호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환경 문제와 보호에 대한 열정과 인류 문명을 향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인기를 얻었으며,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책에 표현된 자연의 모습은 다채롭다. 사막은 황량하고, 산악 지형은 웅장하다. 깊은 협곡은 대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동물과 식물의 모습이 에드워드 애비의 담백하면서도 때로는 유쾌한 문체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사막에 비가 내리고 웅덩이가 생기면 다른 양서류들도 등장한다. 저녁에 천둥과 번개가 치면서 약간의 비가 내린 후 밤에 연못에 나가 보면, 개구리들이 이 임시로 생긴 연못 가장자리에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몸뚱이는 물에 담그고 머리만 내놓고 울고 있다. 이들은 공기주머니 개구리들이다. 한 번 울 때마다 턱밑의 주머니가 풍선처럼 부풀었다가 꺼진다. (218쪽)

대신 인간을 향한 시선은 다소 비판적이다. 자연을 훼손하는 인간, 문명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미국 원주민 사회를 향한 문명을 향한 비판적인 시선도 책에 등장한다. 이렇듯, 사라져가는 것을 향한 씁쓸함이 이 책을 감도는 주요 정서다.

카우보이와 인디언은 사라져 가고 있다. 죽어 없어지거나 또는 서서히 전혀 다른 존재로 변해 가고 있다. 진짜는 거의 사라져 버렸고, 그들의 기억은 곧 영영 잊혀지고 말 것이다. 아메리카 초기의 역사를 보면 적수였던 그들은 마침내 길동무가 되어 함께 서부 신화의 황혼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197쪽)

한편, 이 책의 또다른 주제는 '고독'과 '자아'이다. 이곳에서 삶은 대체로 혼자였다. 저자는 고독한 삶에서 외로워하기보다는 성숙을 향한 과정으로 이해한다.

그것은 평정으로 이어지는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분명히 나는 여전히 혼자였다. 다시 말해서 내 주위에 다른 사람이라곤 없었고 지금도 여전히 내 옆엔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런 장엄한 경치 한가운데 앉아서 앨버커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 순간에는 인간적인 모든 것은 한르과 함께 녹아서 산맥 너머로 사라져 버리고, 인간은 자기 자신보다 더 좋은 친구를 찾을 수 없고 또 필요하지도 않다는 느낌이 찾아들었다. (176쪽)

이렇듯, 여러 결을 가진 덕분에 『사막의 고독』은 출간 이후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55주년 기념판으로 한국에 오랜만에 다시 소개되었으니,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한 지 2년째 되던 1981년 나는 애리조나 사막에서 여름을 보냈다. 애리조나 치리카와 준국립공원(Chiricahua National Monument) 사막에서 길앞잡이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했다. 『사막의 고독』은 에드워드 애비가 애리조나와 접한 유타 남동부에 있는 아치스 준국립공원(Arches National Monument)에서 기간제 공원 관리원으로 일하며 1956년 봄부터 이듬해까지 쓴 두 해 동안의 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자연 에세이다. 저자와 나는 모두 20대 후반에 비슷한 사막 생태를 경험한 셈이다. 사막을 직접 가 보지 못한 사람들은 황량하고 건조한 사막을 자칫 생명의 불모지로 착각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생명이 버겁도록 득시글거리는 열대 정글과는 다르겠지만 사막에도 나름의 풍요로움과 묘한 아름다움, 그리고 신비가 있다.
---「추천사」중에서

나는 관찰하고 또 관찰하고, 사막에서 단식도 해보고, 명상이나 종교적 체험에 가까운 시도까지 해보았지만, 바위 위의 도마뱀, 하늘을 나는 매, 햇볕 아래 말라죽은 돼지보다 더욱 근본적인 실체를 접해 보지 못한 것 같다. 돌을 들춰 보면 또 돌이 나오고 양파의 껍질을 아무리 벗겨 봐야 특별한 것이 나오지 않는다. 외형이 실체이다. 우리들 대다수는 겉모양으로 족하다. 시간을 뛰어넘는 불멸을 갈구하기를 제발 그만두고, 할 수 있는 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이 멋진 지구를 즐겨라. 당신은 내게 저기서 냇물을 건너려고 드레스를 걷어 올리는 미녀가 실은 유기 에너지의 일시적 소용돌이에 불과하다고 말하려는가? 거기 앉아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당신의 자유다. 좋다, 당신은 근본적인 우주에 대해 사색하라. 나는 그 미녀와 사랑을 나눌 테니까. 형이상학은 개에게나 던져 주어라. 나는 산속의 사자가 자기 영혼이 어떻게 될까 걱정되어 큰소리로 울었다는 이야기를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
---「개정판 서문」중에서

이것은 사막이 주인공인 책이 아니다. 자연 경관에 대한 인상을 기록할 때면 나는 무엇보다도 정확성을 위해 노력했다. 단순한 사실에 일종의 시(詩), 심지어는 진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막은 바다만큼이나 깊고 복잡하고 다양하며 광활한 세계다. 대양과 같은 세계다. 무한한 사실들 속에서, 언어는 단순한 사실을 포착하기 위해 강력하고도 느슨한 그물을 만든다. 만약 내가 향나무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면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향나무가 아니라 아치스 내셔널 모뉴먼트의 오래된 입구 근처 벌거벗은 사암 바위틈에서 자라는 하나의 특별한 향나무 말이다. 그때 내가 시도한 것은 조금 다른 것이었다. 어부가 그물로 바다를 끌어올리는 것처럼, 사막을 책에 담을 수는 없기에 나는 사막이 소재가 아닌 매개체로서 등장하는 말의 세계를 만들어 보려고 했다. 그러니까 모방이 아니라 환기가 목표였다.
---「초판 서문」중에서

델리키트 아치와 같은 이상하고, 아름답고, 환상적인 자연물은 바위와 햇빛과 바람과 황야나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저 바깥에’ 우리의 세계보다 훨씬 더 오래되고 더 크고 더 심오한 다른 세상, 바다와 하늘이 배를 둘러싸고 떠받쳐 주듯이 인간의 작은 세계를 둘러싸고 떠받쳐 주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이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재의 충격이라고나 할까. 잠시 동안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경이로움의 세계를 다시 볼 수 있게 되며, 아무것도 당연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바위 고리가 경이롭다면, 그것을 만든 모든 것이 경이로우며, 이 신비로운 만물 한가운데서 보고 만지고 들을 수 있는 이 세상에서의 우리의 여행이야말로 가장 신기하고 대담한 모험이기 때문이다.
---「절벽장미와 유카」중에서

국립공원에 더 이상 자동차를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걷거나 말, 자전거, 노새, 멧돼지 등 무엇이라도 타게 할지언정, 자동차와 오토바이, 그 밖의 비슷한 동력을 쓰는 장치는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우리는 성당이나 음악당, 미술관, 의회, 개인 침실 등 우리 문화의 성소(聖所)들에는 자동차를 타고 들어가지 않기로 합의해 놓고 있다. 국립공원에도 같은 대접을 해야 한다. 국립공원이야말로 성스러운 장소이기 때문이다. 점점 종교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우리들은 마침내 숲과 산과 사막지대의 협곡이 우리 교회보다 더 성스럽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있다.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관광산업과 국립공원」중에서

당신은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밖의 생활을 즐긴다고 다른 형태의 격리, 마음의 고독한 감금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고. 트레일러 안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식탁 앞에 앉았을 때 불현듯 내가 혼자라는 느낌이 다가오는 고약한 순간들이 있다. 이런 순간은 이곳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특히 자주 찾아왔었다. 식탁 맞은편에 아무도 없다는 것, 혼자라는 인식은 외로움이 되었고 그 느낌은 고독보다 더 좋은 것, 고독보다 더 좋은 유일한 것이 사람들과의 교유라는 사실을 나에게 상기시켜 줄 만큼 강했다. 그러나 화덕에 향나무를 태우면서 내가 평생 탐험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사막과 산들을 바라보며 밖에서 식사를 하면 나는 훨씬 더 큰 세상, 인류에게 알려진 어떤 제약도 없이 과거와 미래로 확장되는 세상을 생각하게 되곤 했다. 신발을 벗고 발가락을 모래 속에 넣음으로써 나는 더 큰 세상과 접촉할 수 있었다. 그것은 평정으로 이어지는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분명히 나는 여전히 혼자였다. 다시 말해서 내 주위에 다른 사람이라곤 없었고 지금도 여전히 내 옆엔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런 장엄한 경치 한가운데 앉아서 앨버커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 순간에는 인간적인 모든 것은 하늘과 함께 녹아서 산맥 너머로 사라져 버리고, 인간은 자기 자신보다 더 좋은 친구를 찾을 수 없고 또 필요하지도 않다는 느낌이 찾아들었다.
---「카우보이와 인디언2」중에서

산맥은 사막의 바다에 떠 있는 섬이다. 피난처가 있다는 사실, 필요할 때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사막의 조용한 지옥을 더 잘 견딜 수 있게 해 준다. 사막이 도시를 받쳐 주듯이, 황야가 문명을 받쳐 주고 완성하듯이, 산맥은 사막을 받쳐 준다. 평생 아스팔트와 송전선의 경계를 벗어나 보지 못한 사람도 황야를 지키고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는 황야에 발을 들여놓든 들여놓지 않든 간에 황야를 필요로 한다. 우리는 그곳에 갈 필요를 느끼지 않더라도 피난처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나는 평생 알래스카에 가 보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곳이 거기 있다는 사실을 고맙게 생각한다. 우리가 희망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도피의 가능성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그런 가능성이 없다면 도시 생활은 모든 사람을 범죄자나 마약 상용자, 또는 정신병자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정오의 열기」중에서

황야라는 말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우리 조상들이 알았던 잃어버린 아메리카에 대한 감상적인 향수만은 아니다. 황야라는 말은 과거와 미지의 세계, 우리 모두의 고향인 대지의 자궁을 암시한다. 그것은 잃어버렸으면서 아직 있는 어떤 것, 외지면서도 동시에 아주 가까이 있는 어떤 것, 우리 피와 신경에 묻힌 어떤 것, 우리를 초월한 무한한 어떤 것을 뜻한다. 우리가 흘려버려서는 안 될 낭만을 뜻하기도 한다. 낭만적 관점이 전적으로 진실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진실의 필요한 일부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황야에 대한 사랑은 도달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갈증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또한 지구에 대한 충성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지구는 우리를 낳아 주었고 길러 준, 우리가 알게 될 유일한 고향이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일한 낙원이다. 원죄, 진정한 원죄는 탐욕 때문에 우리 주위의 자연이란 낙원을 맹목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다.
---「강을 따라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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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은 알에서 갓 깨어난 거북이 새끼처럼 자신의 일생을 시작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책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생명체다. 나는 1968년에 처음 출간된 미국 생태 문학의 고전 『사막의 고독』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화려하게 거듭나길 기대한다. ‘단단한 갑주를 갖춘 거대한 바다거북’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야생에 관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 셰릴 스트레이드 (『와일드』 저자)
우리 자신을 찾기 위해 길을 잃어야 하는 지상의 영토가 얼마나 많이 남아 있는지, 성스러운 고독 속에서 우리 자신의 내부에 접근할 수 있는 그런 기이한 풍경들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에드워드 애비는 사막 깊숙이 들어가 완전히 홀로 남겨진 채 탐색한다.
- 마리아 포포바 (『진리의 발견』 저자)
에드워드 애비는 환경운동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 러셀 마틴 (작가)
진실이 담긴 위안이자 절망의 해독제.
- 웬델 베리 (문명비평가, 농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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