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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WONDERLAND

[ 『앨리스』 출간 150주년 기념 디럭스 에디션,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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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0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872쪽 | 1816g | 167*235*40mm
ISBN13 9791197894534
ISBN10 119789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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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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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의 주된 취미─가장 큰 기쁨을 불러일으킨 취미─는 어린 소녀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었다. “나는 어린이들을 좋아한다(사내아이 제외)”라고 쓴 적도 있다. 그는 사내아이들에 대한 공포를 공언했고, 더 나이 들어서는 가능한 한 사내아이들은 피했다. (중략) 매력적인 어린 소녀들(우리가 사진을 통해 매력적인 것을 알아볼 수 있는 많은 소녀들)이 캐럴의 삶을 스쳐 지나갔지만, 그의 첫사랑인 앨리스 리들만큼은 그 누구도 대신하지 못했다. 앨리스가 결혼한 후 그는 이런 편지를 보냈다. “너와의 시간 이후 내게는 수많은 어린이 친구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너와는 딴판이었어.”
---「『주석 달린 앨리스』 서문」중에서

앨리스는 슬슬 따분해지기 시작했다. 냇가에서 언니 곁에 앉아 빈둥거리다가, 언니가 읽는 책을 한두 번 슬쩍 훔쳐봤지만, 거기엔 그림도 이야기도 없었다. “그럼 이딴 책이 무슨 쓸모가 있담? 그림도 이야기도 없는걸” 하고 앨리스는 속으로 꽁알댔다. 그녀는 곰곰(날이 무더워 졸리고 멍했지만 제 딴에는 곰곰) 생각에 잠겼다. 데이지꽃으로 화환을 만들면 재밌으려나? 근데 데이지를 꺾어 모으며 땀깨나 흘릴 가치가 있을까? 그때 갑자기 분홍빛 눈의 하얀 토끼가 옆으로 휙 지나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첫 번째 이야기_토끼 굴 아래로」중에서

‘고양이 없는 미소grin without a cat’라는 말은 순수 수학적으로 썩 빼어난 묘사다. 수학 공리가 종종 외부 세계의 구조에도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긴 하지만, 그 공리 자체는 버트런드 러셀이 표현했듯 “인간의 열정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또 다른 영역에 속하는 추상이다. 이 추상은 “심지어 자연의 사소한 사실들에서조차 멀리 떨어져 있다. 그것은 순수 사고가 풍성하게 거주하는 질서 잡힌 우주다. 우리의 더 고귀한 충동들 중 적어도 하나가, 실세계의 음울한 추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곳인 질서정연한 우주 말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여섯 번째 이야기_돼지와 후추_13번 주석」중에서

이날이 4일이라는 앨리스의 언급과 이달이 5월이라는 앞서의 언급으로 미루어보면 앨리스의 땅속 나라 모험 날짜는 5월 4일이 된다. 1852년 5월 4일은 앨리스 리들이 태어난 날이다. 캐럴이 처음 이야기를 하고 이를 기록한 해인 1862년에 앨리스는 열 살이었지만, 이야기 속의 앨리스는 일곱 살이라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일곱 번째 이야기_미친 티파티_6번 주석」중에서

이후 앨리스의 그녀는 언니가 앨리스의 원더랜드 꿈을 꾸는 것은, 곧 앨리스가 된 꿈을 꾸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언니라는 자각을 지니고 있다. 즉, 앨리스의 언니는 꿈속에서 자기 자신이면서 동시에 자기 동생이다. 이는 앞서 나온 최후의 시에서 밀어붙인 ‘그 문제the matter’를 더욱 밀어붙인 것이다. 즉, ‘나’는 고유한 ‘나’이면서 동시에 ‘너’다. 비록 꿈속의 일이지만. (중략) 꿈, 또는 상상을 통해서라면, 불교의 여일如一의 경지와 같이 ‘나는 너다’라는 것이 가능하다. 선불교 차원의 깨달음을 떠나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꿈이나 상상의 힘이고, 또한 스토리텔링의 힘이기도 하다. 생쥐는 믿었다. 스토리텔링으로 흠뻑 젖은 몸도 말릴 수 있다고. 겨울잠쥐는 이야기했다. 우물에서 달을 길어 올릴 수 있다고. 모자장수는 말했다. 우물에서 길어 올린 그림 같은 것들을 하나라도 본 적이 없으면 침묵하라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열두 번째 이야기_앨리스의 증언_옮긴이 주」중에서

앨리스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바로 “이런 척해보자”라는 말이었다. 그렇게 시작하는 말을 얼마나 많이 쫑알거렸는지, 그걸 반의반도 다 들려줄 수 없을 정도다. 앨리스는 그 말 때문에 어제도 언니랑 한참 말다툼을 했다. 그러니까 “왕들이랑 여왕들인 척해보자”라는 말 때문이었다. 언니는 정확히 딱 맞아떨어지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앨리스랑 자기 둘뿐이니, 둘이서 왕들이랑 여왕들인 척을 다 할 수 없다고 언니는 주장했다. 앨리스는 결국 이렇게 말해야 했다. “그럼 언니는 그중 한 명인 척만 해. 나머지는 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한번은 보모를 깜짝 놀라게 한 적도 있었다. 보모 귀에 대고 갑자기 이렇게 외친 것이다. “보모! 우리 이런 척해봐요. 나는 굶주린 하이에나인 척할 테니까, 보모는 뼈다귀인 척해요!”
---「『거울 나라의 앨리스』 첫 번째 이야기_거울 속의 집」중에서

앨리스가 두 차례의 모험에서 만나는 모든 등장인물 중 오직 하얀 기사만이 앨리스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앨리스를 각별히 도와주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앨리스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춰 말하는 것은 하얀 기사가 거의 유일하다. 앨리스가 거울 나라에서 겪은 그 어떤 일보다 “가장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이 하얀 기사와의 동행이었다는 말이 뒤에 나온다. 앨리스와 우울한 기사의 이별은, 커서 (여왕이 되어) 자기를 저버린 앨리스와의 이별을 암시한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석양의 에피소드야말로 캐럴이 서시에서 들려주는 “한숨의 그림자가 이야기 속을 떨며 지나”가는 그 한숨이 가장 크게 들리는 대목이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 여덟 번째 이야기_“이건 내가 발명한 거야.”_5번 주석」중에서

이번 이야기에 나오는 마지막 시, 마지막 행은 이렇게 끝난다. “인생이, 꿈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앨리스는 꿈속으로 들어가기 전 이렇게 말한다. “아, 아가냥아, 거울 속 집으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곳엔 아! 너무나 아름다운 것들이 분명 한가득할 거야.”

그것이 누구의 꿈이든 이 거울 나라 꿈은 독특하고 아름답다. 거울 나라는 앨리스를 빼고 상당 부분이 반전된 세계다. 거기서 싸운다는 것은 화해한다는 뜻이다. 다가가려면 물러나야 한다. 거꾸로 거슬러 가야 바로 가고, 땅에 처박혀서 거꾸로 보아야 제대로 보인다. 아름다운 정원은 황무지나 다름없고, 언덕은 골짜기나 다름없다. 느린 것은 번개처럼 빠른 것이다. (중략) 거울 반전과 노자의 반(反)의 의미가 겹치지는 않지만, 반反이라는 것은 도의 움직임이다(反者道之動, 40장). 앨리스는 ‘모두가 이름 없는 숲’으로 들어가 자기 이름을 잊고 Nothing이 된다. 이렇게 은근히 닮은 구석이 많지만, 물론 노자와 캐럴은 전혀 다르다. 노자는 무위를 강조하지만 캐럴은 유희를 강조한다. 무위가 삶의 근본이라면 유희는 삶의 날개 같은 것이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 열두 번째 이야기_누가 꿈꾸었을까?_옮긴이 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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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럴의 글을 읽어야 하는 것은 어린이들이 아니다.
- G. K. 체스터턴
수학자인 루이스 캐럴이 이토록 아름다운 책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은 가히 놀라운 일이다.
- 오쇼 라즈니쉬 (작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린이 책이 아니다. 사실 나는 이 책에 ‘어른만 읽을 것’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싶을 정도이다.
- 버트런드 러셀 (철학자, 문학가)
루이스 캐럴의 작품은 현대의 독자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우선 아이들의 책, 특히 어린 소녀들이 좋아하는 책이라는 점, 화려하고 엉뚱하고 신비한 단어들. 크로스 워드의 바둑판 도표, 부호, 암호 해독과 같은 수수께끼적인 요소들. 많은 그림과 사진. 심오한 정신분석학적 내용과 논리적이고 언어적인 형식주의. 그리고 현재의 즐거움을 넘어서서 존재하는 뭔가 다른 어떤 것. 의미와 난센스의 놀이. 우주창조 이전의 혼돈. 루이스 캐럴이 이 분야(?)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그가 의미의 패러독스들을 모으기도 하고, 때로는 새롭게 만들며, 또 때로는 그것들을 준비하기도 함으로써, 의미의 패러독스를 중요시하고, 그것을 연출했던 최초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 질 들뢰즈 (철학자, 비평가)
책에는 세 부류가 있다. 읽어야 하는 책, 읽고 싶은 책, 설령 읽어내지 못하더라도 소장해야 하는 책이 그것이다. 2000년대 중반 한국에서 번역 발간된 『마틴 가드너의 앨리스 깊이 읽기』(한국어판 원제는 『Alice-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보고 곧바로 알았다. 앨리스의 세계를 가로지르는 무수한 함의와 상징, 수수께끼와 법칙과 농담 들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날이 내게 언제까지고 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무조건 갖고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지금, 한층 업그레이드된 장정은 물론 여러 작가들의 컬러풀한 일러스트가 대거 추가되면서 소장 가치를 더욱 높인 『앨리스』를 볼 수 있어 기쁘다. 지난 시절에 막차를 놓치고서 아쉬웠던 분들은 이번에는 꼭 탑승하시기를 바란다. 당분간은, 적어도 나의 이번 생에서는 이보다 아름다운 『앨리스』 경전의 끝판왕을 만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구병모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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