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칭코와 파치슬롯, 복권인데 모두 승률이 낮다. 이러한 도박은 주최자가 가져가는 몫이 설정되어 있어서 오래 머물면 머물수록 착취당하는 액수가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영 경기의 판돈 중 25%(오토레이싱은 30%)는 운영 단체가 가져간다. 예를 들어 경마에서는 투표 마권의 전체 금액이 100만 엔이라고 치면, 그중 75만 엔밖에 돌려받지 못한다. 25만 엔은 항상 운영 단체인 JRA가 떼어가는 것이다. 돈을 걸 때마다 75%로 줄어드니, 냉철하게 계산해 보면 돈을 걸면 걸수록 자산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파칭코와 파치슬롯의 환원율은 공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측의 영역에 머물 수밖에 없지만 대략 85% 정도라고 한다. 85%라는 숫자는 다른 도박과 비교하면 높지만, 그래도 15%는 가게 소유자에게 착취당하는 것이다.
--- p.045
하물며 이미 주식 투자에서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면 ‘주식은 무섭다’라는 이미지를 없애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하겠다. ‘돈을 쓰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으면 줄어들 일은 없다’라고 생각하는가? ‘당연하지. 매달 월급의 일부를 은행에 넣으면 저금이 늘어나잖아?’ 그렇게 생각해서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자산을 늘리려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돈은 가지고 있기만 하면 줄어들지 않는 것일까? 월급을 성실하게 저축하면 자산을 형성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다. 돈을 가지고 있기만 하면 실질적인 가치가 줄어든다. 저축한다 해도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로는 자산 형성은 꿈에 불과할 뿐이다. 왜 그런지 이제부터 설명하겠다.
--- p.050
주가는 수많은 조건 때문에 변동하지만, 근본적으로 주가는 기업이 창출하는 수익의 증가에 대한 기대를 따라 움직인다. 기업의 수익이 늘면 투자 수익도 는다. 다시 말해 배당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사려는 사람이 늘어 주가가 올라가는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단기적인 주가 동향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므로 주가가 이론적인 범위를 넘어 위아래로 요동치기도 한다. 그 종목 자체의 사정 때문이 아니라, 예를 들어 코로나 사태, 리먼 사태 등 시장 전체에 대한 충격 때문에 일시적으로 주가가 내려가기도 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수익이 나는 기업의 주가는 높아지고, 수익이 나지 않는 회사의 주가는 낮은 수준에 머문다. 몇 년 단위로 주식 투자를 하는 경우는 회사의 이익이 늘어 배당금을 더 많이 받을 것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다.
--- p.062
누구나 차트를 보면서 ‘저기서 사고 여기서 팔았으면 이만큼 벌었을 텐데’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왜 이렇게 쌀 때 팔았을까? 더 비싸게 팔 수 있었을 텐데’라든가 반대로 ‘왜 이렇게 비쌀 때 사고 말았을까? 더 쌀 때 살 수 있었는데’라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중에 결과를 아는 상태에서 봤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한창 거래하는 도중에는 알 도리가 없다. 사고파는 시점에서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는 ‘50%’의 문제다. 나중에 보니 우연히 하락했지만, 그 시점에서는 더 상승했을 수도 있다. 나중에 보니 우연히 상승했지만, 그 시점에서는 더 하락했을 수도 있다. 단기간의 주가 변동을 정확히 맞추는 일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종목을 연구하고 매매 타이밍을 계산해도 단기간의 주가 등락은 거의 반반 확률의 도박에 가깝기 때문에, 프로가 아닌 한 예측대로 맞추는 일은 매우 어렵다. 아니, 프로라고 해도 단기간의 주가 변동을 예측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
--- p.083
한때 내가 매수한 가격의 약 10배까지 상승해 ‘텐배거’를 달성했지만, 그 후 경영이 악화해 실적이 급강하했다. 거기에 맞춰 주가도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정반대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매수했던 때보다 높은 가격으로 처분했기 때문에 일단 수익은 발생했지만, 한때의 10배 상승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였다. ‘아, 거기서 절반이라도 팔 걸….’ 후회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개미 눈물만큼의 수익에 마치 손해를 본 듯한 기분이 들어 눈물이 앞을 가렸다. 성장주 투자에서는 장래의 성장성이 사라진 종목은 포기…
--- p.104
이런 말을 들으면 ‘말도 안돼. 주식을 샀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오를 리가 없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은 지금 독자 여러분이 당장 주식을 사려고 하는 입장이 아닌 냉철한 제3자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욕심에 약한 법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눈앞에 돈이 될 법한 이야기가 있으면 순식간에 이성이 물러나고 경계심이 사라지고 본능적으로 달려들게 된다.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데, 나 자신의 투자 이야기가 되면 뇌가 딴판으로 작동해 냉철함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그래도 주식 투자 경험을 쌓아 나가다 보면 주가는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점차 이해하게 된다. 주가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으니, 내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꾸어서 승리하는 투자자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대전제는 종목을 선정할 때 성장성을 확인하고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 예상될 때 매매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 예상(판단)이 틀릴 가능성도 미리 계산에 넣고 매매해야 한다. 주식 투자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아무리 조사와 분석을 많이 했다 해도 ‘예상이나 전망은 당연히 틀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매매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 중요한 것이 매수 타이밍이다.
--- p.132
기업에 대해 조사하고 투자를 결정하고 나면 조금씩 매수한다. 곧바로 본격적으로 달려들어 대규모로 매수하지 않는다. 우선 시험 삼아 가볍게 사 보고, 조금 시간을 두고 나서 본격적으로 매수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내가 점찍은 종목에 관한 좋은 뉴스가 등장해 시장 전체가 주목하게 되면 그 종목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주가가 상승하게 된다. 주식시장에서 화제가 되는 종목의 매수는 자칫하면 비싼 값을 치르게 된다. 고가에서 사서 그보다 더 높은 고가에 파는 방법이 자신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 매매 타이밍을 찾는 데에는 상당히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 고급 기술이 없는 우리와 같은 직장인 투자자는 고가를 좇다가 실패하고 싶지 않다면 그 종목의 거래가 활발한 시기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무난하다. 주가가 안정되는 타이밍에 매수하면 실패의 가능성은 낮아진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방법을 피하는 일은 성공할 방법을 아는 것만큼이나…
--- p.143
꼭 성장주만이 아니더라도 주식시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코로나 사태 때는 시세 전체가 크게 하락하고 개별 종목도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아무리 유망주라도 시장 전체의 충격을 거스를 수는 없다. 내가 보유한 종목도 대부분 반값에 가깝게 떨어졌다. 투자 자금을 전부 쏟아부은 상태라면 이렇게 예상외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견뎌낼 수 없다. 보유한 주식이 점점 하락하는 것을 손 쓸 도리 없이 지켜볼 뿐이다. 초조한 기분 속에 멘탈이 깎여 나간다. 결국 버티다 못해 손절해서 큰 손해를 보게 될 수도 있다. 다행히 나는 하락 국면이 반드시 온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추가 투자를 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수익이 날 주식이라면 전부 투자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모든 자금을 매수에 썼다면 아마 나도 코로나 사태 때 버티지 못하고 대다수의 종목을 손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처음부터 하락을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 때도 허둥대며 손절할 필요가 없었고, 오히려 추가 매수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후의 상승 국면에서 보유 주식의 가격이 코로나 사태 전보다도 더 상승했다.
--- p.196
유망한 한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좁히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잖아도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매수한 종목이 실패하는 일은 항상 일어난다. 프로에게도 어려운 일을 우리가 해내는 것은 무리다. 아무리 자신이 있더라도 ‘올인’은 하지 말자.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면 한 종목이 실패해도 다른 종목의 상승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생각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다만 분산이라고 해서 몇십 종목을 보유하게 되면 결국 인덱스 투자신탁과 같이 종목이 너무 분산되어 평균적으로 큰 수익은 얻을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애초에 몇십 종목은 너무 숫자가 많아서 제대로 관리할 수 없으므로 개별 종목에 소홀해질 위험이 있다. 종목을 많이 보유하고 싶다면 인덱스 투자가 관리하기도 더 편하니 그쪽이 나을 것이다. 인덱스 투자보다 좋은 성적을 원하기 때문에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목을 어느 정도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특히 투자 경험이 적은 초보자의 경우 최대 10종목 정도로 분산해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좋다.
--- p.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