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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사 사회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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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196*294*20mm
ISBN13 9791167741196
ISBN10 116774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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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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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말한다. “각자의 삶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죽음이라는 운명을 누구나 ‘평등’하게 받아들일 뿐이다”라고. 그런 주장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주사위 놀이는 얼핏 보기에는 평등한 것 같지만 사실은 불평등한 세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주사위 놀이의 인기 비결은 불평등함에 있다. 우리 삶이 불평등하면 할수록 주사위 놀이는 ‘아찔한 모험’이자 ‘합리적 투기’가 되어 세간의 관심을 끈다.
--- p.9, 「들어가며」 중에서

이러한 현실에서 죽음은 의료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의 문제에 가깝다. 죽음은 개인적인 일인 동시에 내가 사는 일상, 사회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환자, 보호자, 의료진의 이야기로 국한할 수 없다. 존엄하게 죽기 위해서는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 안에 있어야 한다.
--- p.10, 「들어가며」 중에서

생계 걱정 없이 집에서 노인 돌봄에만 전념할 수 있는 가족은 드물다. 더욱이 집이 시설보다 무조건 낫다는 보장도 없다.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사회적 자본이 빈약한 노인에게 집은 안식처라기보다는 고립된 장소다. 생애 말기 돌봄에서 ‘집’이란 무엇일까?
--- p.18, 「1장 집」 중에서

현장에서 취약계층과 보건복지라는 개념은 상호작용하며 불평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했다. 정부의 정책은 할머니 삶의 조건보다는 할머니의 ‘취약함 그 자체’에 관심이 많았다. 할머니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보다는 오히려 할머니가 취약한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 p.59, 「3장 커뮤니티 케어」 중에서

환자의 상태와 삶의 질을 ‘충분하게’ 향상시키지 않고 수명만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그 시술은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될 수 있다.
--- p.80, 「5장 콧줄」 중에서

말기 의료결정은 선언적 가치, 의료 윤리, 소통 기술 등으로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병원의 운영체계, 한국의 의료 다양성, 의료진의 태도, 보호자의 돌봄, 가족 삶의 조건, 환자의 몸 상태 및 인식 등이 뒤얽혀 협상을 벌이는 ‘정치적 행위’에 가까웠다. 요컨대 말기 의료결정은 환자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응답이 아니라 환자가 ‘언제까지’ 살 수 있는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일이었다. 환자, 보호자, 의료진은 저마다의 이유로 ‘죽음의 타이밍’을 고민했다.
--- p.115, 「6장 말기 의료결정」 중에서

정부의 방역은 ‘평등한’ 생명과 죽음을 선험적으로 전제하고 있지만, 오히려 현존하는 ‘불평등’한 생명과 죽음을 가리고 더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죽음에 호들갑을 떨고, 다른 쪽에서는 죽음에 침묵하는 이 양극적 현실이 불평등한 삶의 조건과 사회의 생산방식, 그 해법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 p.203, 「11장 코로나19」 중에서

오늘날 웰다잉의 유행은 그만큼 사람들이 잘 죽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자, 죽음이 개인의 노력으로 대비해야 하는 일이 됐다는 방증이다. 마치 죽음이라는 불행을 막는 주술이 등장한 것 같다. 우리는 잘 죽는 것만 고민하면 될 정도로 좋은 삶을 살고 있는가? 그렇게 사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 잘 죽는 거라도 고민하는 것일까?
--- p.217, 「12장 웰다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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