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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꼭두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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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370g | 128*188*30mm
ISBN13 9791160405835
ISBN10 116040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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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잉글랜드 도싯의 우드컴 파크 대저택은 삶의 활기로 가득하다. 다소 소박한 아일랜드 킬네이 주택은 무덤처럼 고요하다.
--- p.9

난 킬네이의 비극은 완전히 끝났다고 내내 생각했다. 날마다 그 비극을 상기시키던 미스 할리웰도 없고 저녁마다 잘 자라고 인사를 나누는 어머니도 없었다. 킬개리프 신부에 따르면 고모들은 또 다른 개들을 모았고 철쭉은 여전히 꽃을 피웠다. 데렌지 씨는 제분소가 변한 게 거의 없다고 우리를 안심시켰다. 언젠가 난 그곳으로 돌아가리라. 언제라도 킬네이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 p.131

“놓치지 마, 윌리.”
“뭐를요?”
“너의 사랑. 선물 같은 거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 p.182~183

당신 방 앞에 선 나는 아주 가볍게라도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그저 문을 열었다. 모든 두려움과 도덕이, 세상의 모든 잣대가 내게서 사라졌다. 난 아무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걸 당신이 알아야 한다는 것 말고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면 당신이 적어도 약간의 위안을 얻을지 모른다는 것 말고는.
--- p.198

제발 날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오, 윌리, 난 여전히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요. 그 단어들은 쓰일 수 없었다. 그것들은 대화에 속했지만 대화는 불가능했으므로. 이 모든 것은 형벌, 떠나지 않는 공허, 두려움, 앞으로 다가올 세월의 예측 불허였다.
--- p.219

킬네이는 그 어느 때보다 무시무시한 곳이었지만 난 다른 어디도 가고 싶지 않았다. 반쯤 탄 집이 아무리 음울해도,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아도 당신이 거기에 속했으므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은 그곳이었다. 내 존재의 모든 세부, 내 몸의 모든 혈관, 모든 흔적, 내 모든 친밀한 부분이 눈을 감고 쓰러지고 싶게 만든 그 부드러움으로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 p.264

나의 딸이 킬네이에서 미쳐버렸는데도 조세핀은 내가 돌아가기를 바랐다. 일찍이 아일랜드에서는 미친 사람들이 일종의 성인으로 받아들여졌다. 아일랜드에서 전설적 인물은 거의 날마다 탄생한다.
--- p.327

군인들의 학살 이후 킬네이가 그랬듯 그 결정적인 순간들 이후 우리는 모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난도질당한 삶들, 그림자의 피조물들. 그의 아버지의 말처럼 운명의 꼭두각시들. 우리는 유령이 되었다.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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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 우리에게 비극을 가져다줬을 때, 기대한 적 없고 꿈꾼 적 없는, 아니 그것과는 정반대의 삶을 선사했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난도질당한 삶, 믿을 수 없는 상실, 마음의 궁핍.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가? 『운명의 꼭두각시』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가혹한 운명이 모든 것을 태워버린 후, 어떤 위로나 용서가 불가능할 것 같은 참담한 세계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들이 있다고, 그러니까 그것들을 들여다보는 행위를 멈추지 말라고. 그 외롭고도 고결한 응시 끝에 결국 당신의 마음속 한 줄기 빛처럼 쏟아지고야 마는 “특별한 포옹”의 순간. 누구라도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패배 속의 승리를, 형벌 속의 구원을 찾아내고야 만 사람들에 대한 깊은 경외감에서 한동안 빠져나오지 못하리라.
- 손보미 (소설가)
윌리엄 트레버의 최고작.
- 뉴욕타임스
아일랜드 비가처럼 용기와 사랑에 대한 부드럽고 아련한 노래.
-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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