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과정이 다입니다. 엄마표 영어도 그렇고, 엄마표 수학도 그렇습니다. 대단한 사람으로 키우지 못해도 원어민처럼 영어를 말하게 하지 못해도 이공계를 못 보내도 아이를 키우면서 했던 말, 표정, 감정, 소통, 웃음, 추억… 그게 다입니다. 그게 육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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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칠 때 욱 올라오는 건 아이가 친자여서가 아니고요. 그냥 내가 인격 수양이 덜 되어서 그런 거예요. 그러니 심호흡하고 이해를 못 하니까 아이인 거지 내가 설명을 잘못했나, 반성하면서 차분히 가르쳐주세요. 그랬는데도 아이가 이해를 못 하면 차라리 내일 하세요. 좀 더 수양하고 좀 더 공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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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에서야 두발자전거를 타게 되었지만 아이는 고등학교 때도 가끔 자전거로 통학을 했고 지금도 대학 교정을 자전거로 활보합니다. 지금 당장이 아니면 어때요. 조금 늦으면 어때요. 봄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강의실을 향해 자전거 바퀴를 굴리는 아이가 되었는걸요. 조금 늦어도 안전하게 조금 늦어도 본인이 원해서 그래야 오래도록 진짜 내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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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새는 바가지 바깥에서도 샐 거라 단정 지으면 안 돼요. 나가서 잘하면 되죠. 별 거 아닌 걸로 엄마에게 버럭 하고 나니 내 알맹이는 이렇구나, 쓴웃음이 나왔어요. 그래도 엄마 아빠 덕분에 이렇게 사람 노릇 하며 사는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바깥에서는 안 샌다고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 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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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번도 안 해봐서 잘 모르지만 배워서라도 할게, 하는 마음가짐. 이건 나도 귀찮지만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일이니까 내가 할게, 하는 배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 정신, 그런 것을 가르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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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똑같은 위로인데 그 위로를 듣고 싶어 보낸 문자겠지요. 괜찮다는 말이 듣고 싶은 거겠지요. 듣는다고 괜찮아지지는 않겠지만 말한다고 괜찮아지지는 않겠지만 나보다는 아이가 더 속상할 테지요. 그래서 해줍니다. 너무나 듣고 싶었지만 아무도 해주지 않았던 그 말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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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진로는 아이가 찾아갈 거예요. A일 수도 있고, B일 수도 있겠지요. 아무리 엄마라 해도 A보다 B가 나은 거라고 절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기도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A여도 잘했다, B여도 잘했다, 해주세요. A여서도 아니고 B여서도 아니고 잘했다는 말을 듣기 때문에 잘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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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 목표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 보세요. 함께 책 읽을 사람, 함께 영어 공부할 사람, 함께 뜨개질할 사람, 함께 등산할 사람…. 관계가 흔들릴 때마다 공동의 목표로 돌아오면 되기 때문에 유지하기가 더 쉬워요. 나이 차이가 나도 괜찮아요. 오히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과 만나는 게 생각의 폭을 더욱 넓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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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의미에 맞추지 않고 내가 의미를 부여하면 돼요. 시험 때 손톱 깎으면 안 된다며 긴 손톱 때문에 연필도 제대로 못 잡는 애보다 손톱 깔끔하게 깎고 열심히 필기하며 공부한 아이가 더 좋은 성적을 받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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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뭐. 저는 제가 예쁘다고 생각해요. 진짜 예쁘게 생겨서가 아니라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내 모습 이대로, 주신 모습 이대로 사랑합니다. 사랑하면 예쁘게 보이는 법이죠. 우아한 자세로 화장하진 않아도 누구보다 우아하게 화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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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맥이란 무엇일까요? 저를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든 사람들은 잘사는 집 아이도, 교수님 댁 아이도 좋은 학군의 친구도 아니었어요. 어쩌면 다양한 사람들, 생각하게 했던 친구들, 내 위치를 돌아보게 했고 겸손하게 만들었던 이들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성장은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루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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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가족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하기도 희생을 감당하기도 보내주기도 합니다. 듣지 못하는 아빠가 딸의 진심을 알고 싶어서 딸의 노래를, 봅니다. 우리는 아이의 모든 것을 알 수 없지만 모든 것을 받아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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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미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행복했던 어린 왕자처럼 내 아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세상도 아름다운 세상이 되는 거지요. 아는 내용이어도 다시 읽어보세요. 엄마로 만나는 어린 왕자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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