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메시지는 어디에나 있다. 어떤 것은 알아채기 어렵고, 어떤 것은 알아채기 쉽다. 어떤 것은 긍정적이고, 어떤 것은 부정적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할지, 돈을 어떻게 대할지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돈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무엇보다 지금까지 당신이 어떤 돈 메시지를 접했는지 명확히 파악하고, 그 가운데 어떤 메시지를 마음에 새겼는지, 오늘날 그 메시지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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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믿는 돈 메시지를 바탕으로 자기만의 체험담을 형성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자기 체험담을 뒷받침하는 정보와 사건에는 관심을 더 쏟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례는 무시하거나 불신할 것이다. 가용성 휴리스틱과 확증 편향처럼 두뇌가 쓰는 생각의 지름길은 개인의 체험담에 영향을 미치고 체험담을 핵심 신념으로 바꾸는 데 한몫한다. 무엇을 믿느냐가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강한 영향을 미치므로, 돈 문제에서 보이는 행동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핵심 신념을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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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십 년 동안 이어진 여러 연구 덕분에 흥미로운 역설이 밝혀졌다. 우리는 돈이 없으면 우울증을 앓고,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겪고, 어려운 과제에서 성과가 떨어지고, 기대 수명까지 줄어든다. 그런데 돈에 집착하면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고, 동정심이 줄어들 수 있다. 보아하니 돈은 이래도 나쁘고 저래도 나쁜 것 같다. 돈이 없으면 성과가 낮아지고, 인간관계가 나빠지고, 더 일찍 죽을지 모른다. 반대로 재산이 어마어마하게 많으면 힘없는 사람을 업신여길 가능성은 커지고, 앞장서서 남을 도울 가능성은 작아진다. 이런 모순을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법은 마음을 연구하는 것이다. 온 마음을 다해 돈과 건강한 관계를 쌓고 간단한 새 사고방식을 익히면, 가난하든 부유하든 겪게 될 심리적 위험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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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두뇌는 ‘나’와 ‘내 것’ 을 구분하지 않는다. 달리 말해 자신이 소유한 것도 자신으로 인식한다. 그러므로 나는 누구인가에는 몸과 마음, 성격뿐 아니라 소유물도 들어간다. 소유물과 자아의 이런 연결고리는 성격을 드러내는 핵심 요소나 자기 체험담을 나타내는 물건에서 특히 강력하게 나타난다. 소유물과 자아의 연결고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면, 몰랐을 때는 혼란스러웠을 많은 일의 실마리가 보인다. 왜 노인들은 쓰지도 않는 물건들을 없애지 못하고 계속 간직할까? 왜 손주에게 책상을 물려주는 할머니는 증조할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게 책상을 손에 넣었는지 시시콜콜한 뒷이야기까지 모두 알려주려 할까? 자신의 온 생애를 알려주는 체험담이 그 물건에 깃들어 있어 울컥하는 감정이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삶은 막바지에 이르렀고 그런 삶이 앞으로 머물 곳은 체험담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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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건강한 방식으로 돈을 쓰지 못하게 가로막는 가장 거대한 장벽은 오늘의 욕구를 미래의 욕구보다더 소중히 여기는 우리 성향일 것이다. 대체로 사람은 기다렸다가 받는 큰 보상보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보상을 더 좋아한다. 이렇게 우리 뇌가 멀리 있는 것의 가치를 축소하는 현상을 학자들은 ‘가치 폄하discounting’라고 부른다. 미래의 가치를 깎아내릴 때 우리는 꾸물대기부터 약물 중독, 충동구매, 미래 대비용 저축 실패까지 장기 목표를 가로막는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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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남는 방이 있는가? 세를 주면 다달이 적어도 몇백 달러가 들어올 것이다. 지하 창고나 다락에 기부하려고 보관한 물건이 있는가? 온라인 경매 업체나 온라인 벼룩시장에 사진 두세 장과 글을 남기면 한 달에 몇십 달러가 더 생길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줄 기술이나 재능이 있는가? 한 달에 한 번만 강의해도 온라인 비디오 이용료를 내기에 충분하다. 안 입는 옷을 위탁 판매소에 맡겨 돈을 벌면 다음 쇼핑이 조금 더 여유로워진다. 재원을 이런 식으로 생각할 때, 우리는 돈 때문에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고 느끼지 않고 어느 정도 숨 돌릴 틈을 찾아낸다. 돈벌이가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이나 무거운 짐이 아니라 창의적 도전이 된다. 이미 가진 재원을 어떻게 이용해야 더 큰 소득 흐름을 만들 수 있을까? 상상력과 창의성을 어느 정도 발휘하면, 아무리 부족한 재원도 무언가 가치 있는 자산으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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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느끼는 욕구가 모두 가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왜 그리 중요할까? 욕구는 무시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깊은 욕구를 외면할 때 욕구가 더 커지고 욕망이 점점 더 목소리를 높인다. 어떤 지출을 줄이려다가 자신도 모르게 돈을 펑펑 쓰고 만 적이 얼마나 많았는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까닭은 우리가 욕망이라고 부른 것이 사실은 욕구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재무 살림은 욕구를 외면할 때가 아니라 더 나은 전략을 세울 때 평안해진다. 우리가 얻으려는 것은 욕구를 모두 채워줄 재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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