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비관주의는 증권시장 참여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깊이 사고하지 않고, 외부 사건들을 심사숙고하지 않으며 그저 빨리 대박을 터뜨리고 싶어하며, 투자에 참여하여 뭔가를 사거나 팔고 싶어 하는 게임가, 즉 정력적인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게임가들이 증권시장에 많이 관여하면 할수록 증권시장의 분위기는 더욱 불안정해진다. 그 다음 요소는 게임가들의 행동양식, 즉 그들이 자신들의 보유자금 전부를 유가증권에 투자했는지 아니면 보유자금 이상을 투자했는지와 같은 문제이다. 게임가들이 지배하고 있는 증권시장에 정치적인 것 등 특정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이는 단순히 대중들이 투자자산을 날리는 것 이상으로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런 일은 매우 자주 일어나는데, 증권시장의 주가지수가 올라가면 동시에 거래량이 늘어나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석가들은 증권시장이 안정적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거래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대중들이 증권시장에 관심을 갖는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 이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시세가 상승하는 증권시장에서 거래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욱더 많은 주식들이 ‘큰 손’에서 ‘작은 손’으로 가게 된다. 즉, 심리적으로 안정된 증권시장 참여자들로부터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증권시장 참여자에게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주식들이 작은 손들 속에 머물러 있게 되면, 주가 폭락은 곧바로 눈앞에 닥쳐오게 된다.
--- p.22~23, 「90퍼센트가 심리학으로 이루어진 증권시장」중에서
나의 오랜 친구 중에서 아주 뛰어난 투자자가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날 나를 찾아와서는 매우 불안한 표정으로 “자네는 이렇게 보기 드문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동안 나는 내가 보유한 주식, 채권 및 현물투기에서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네. 나는 지금 증권시장에서 상호간에 결코 어떠한 관계도 가지고 있지 않은 열 종이 넘는 주식을 가지고 있다네. …… 나는 지금 미칠 지경이야. 잠시 동안 내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주식의 종목들을 머리에 정렬시켜 보았네. 한때는 나에게 유리했으나 현재는 완전히 불리하게 결탁된 알 수 없는 비밀로 가득 찬 그 어떠한 힘들이 그 뒤에 숨겨져 있단 말인가?”
이러한 질문에서 나는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전형적인 미신을 찾아낸다. 나의 대답은 이러했다. “그래, 요즈음은 정말로 시세가 좋지 않아. 그리고 자네는 논리학의 주식에 가장 의존하고 있어. 자네는 주식투자를 하면서 아마 결산, 이윤. 손실계산, 배당금 등을 늘 염두에 두겠지. 그리고 현물에 투자하면서는 수확량과 소비에 대한 통계와 무역의 계약, 국내외 정치 및 모든 경우의 대외정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네. 그러나 현재 자네의 그런 논리학은 전체적인 시장의 상황과는 따로 놀고 있어. …… 나의 ‘증권시장 수학’은 거의 형이상학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 그러나 종교 또는 예술과 같은 다른 분야의 삶에서도 이 법칙은 적용이 된다네. 특히나 음악은 정말 긴장과 이완의 편차 위에서 만들어졌으며 이것이 아름다운 멜로디의 비밀이라네.”
--- p.74~76, 「무지한 대중」중에서
증권시장은 얼룩덜룩한 무늬의 세계이며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정글의 축소판이다. 가여운 패자들이여. 프로세계는 영원한 싸움터이며 이곳에 가장 잘 적응하는 두 부류로 이루어진 한 시스템이 지배한다. 그 두 부류는 시세하락 투자자와 시세상승 투자자, 또는 앵글로색슨족이 너무나 정확하게 표현한 곰과 황소이다. 황소는 투자자의 상징이다. 그는 선두에서 돌진하며 그의 뿔을 가지고 모든 것을 높이 던져 올리려 한다. 물론 무엇보다도 가장 높이 올리려 하는 것은 시세이다. 시세하락 투자자는 곰을 잡기도 전에 그 가죽을 팔려고 하는 사냥꾼과 같다. 그가 만약 곰을 잡지 못하면 너무 빨리 팔았던 가죽을 다시 사야 하는 손실이 발생한다. 세계의 모든 증권시장에서 황소는 곰을 좋아하지만 곰은 황소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의 세계관은 상호간에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어떠한 경제적 또는 정치적 사건에 동일한 의견을 내는 일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하락장 투자자는 모든 뉴스를 비관적으로 평하고, 같은 뉴스에 대하여 상승장 투자자는 낙관적 해석을 내놓는다.
--- p.170~171, 「나의 증권시장 동물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