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만을 목표로 개발하다 보면 임상시험에서 10여 년의 시간과 수천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투자하고도 그 약이 거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의약품도 결국 ‘제품’이므로 소비자인 의사 또는 환자가 사용하는 약이 되려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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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세워놓고 신약 개발의 각 단계에서 목표제품특성을 충족할 수 있는 비임상 연구, 중개연구 및 임상시험을 디자인하고 결과를 도출하면 효율성이 크게 증가할 뿐만 아니라 실패 확률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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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제품특성이 최종 목적지라면, 임상개발계획은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한다. 목표제품특성을 달성하기 위한 임상 데이터를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얻기 위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임상을 수행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우는 것, 즉 지름길을 찾는 것이 임상개발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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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트렌드는 하나의 임상시험 안에서 여러 가지 목적을 입증하는 것이다. 하나의 임상시험에서 용량도 선정하고, 치료효과도 평가한다. 투여간격 설정, 바이오마커 발굴 등 다른 목적을 더 추가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1상, 2상, 3상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에 이를 ‘심리스 임상시험’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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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임상설계 시 임상개발자가 가장 먼저 들여다봐야 하는 것은 비임상시험 결과다. 작용기전에 대한 면밀한 이해, 동물 약효 평가 및 독성시험 결과 등을 통해 전임상 단계에서 파악한 약물의 특성을 사람에게서 충분히 증명할 수 있도록 임상을 디자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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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초기 임상 단계에서 약물 특성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예측 바이오마커 분석을 위한 검체는 충분치 않을 수 있지만 후향적으로 분석을 해놓으면 이후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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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사 30곳의 연간 R&D 비용은 2조2559억 원에 그친다. 글로벌 제약사 한 곳의 연구개발 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우리에겐 그 어느 때보다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차별화와 빠른 임상개발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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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약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이해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치러야 할 대가는 커진다. 임상개발 프로그램 전체가 주저앉는 것도 문제지만 환자의 안전, 나아가 생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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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의 성공 여부가 이러한 예측을 기반으로 모집한 환자에서 신약이 효과가 있음을 통계 분석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환자 수 산출은 임상설계 단계에서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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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데이터는 이와 같이 여러 분야의 전문 인력이 끊임없이 데이터를 검토하고 자료의 불일치에 대해 기록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타당성, 신뢰성, 확실성과 완전 무결성을 부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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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혁신신약, 가속승인, 우선심사. 이들 제도는 어감상 비슷하게 들리긴 하지만 실제로는 요구되는 데이터의 종류, 신청 시기 등이 상이한 개별적 제도다. 즉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는 것 과 가속승인을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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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신속심사 전략은 개발 초기 단계, 즉 1상 단계에서부터 구체화되고 이후 데이터가 구체화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실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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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들에게 약동·약력학 모델을 활용한 신약 개발은 필수가 됐다. 수학적·통계학적 기법을 활용해 실패 위험도를 줄이고 대상자의 불필요한 임상시험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개발기간 역 시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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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임상단계에서 후기 임상단계로, 즉 1/2상에서 2/3상으 로의 중개는 전임상 단계에서 임상 단계로의 중개보다 더 복잡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인체의 복잡성에 더해 임상시험의 구조상 발 생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변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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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신약 개발에는 임상, 전임상, 중개연구, 제조품질관리, 사업개발 등 수많은 요 소가 필요하고 그 요소들이 제대로 작동해야만 마스터피스가 완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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